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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Dec 21. 2022

스펙이 낮은 사람들을 위한 취업 전략

#가지 않은 길 #현명한 취업 전략 #자녀 적성 찾기 #미래 희망 직업

아이를 키워본 부모들이라면 흔히 갖는 착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태어나 자라면서 말문이 터지고, 언어를 익히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무심코 내뱉는 언어와 학습 능력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아이들이 혹시 천재성을 타고난 것은 아닐까라고 착각을 한다는 것이죠. 생전 처음으로 아이를 키우다 보니 그럴 만도 합니다. 저도 첫째 아들놈이  5살 일본 애니메이션의 한국어 자막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지켜보면서 혹시 '이놈 천잰가?'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세 살 때부터 짝꿍이 조기 교육을 위해 온종일 전집류의 책들을 읽어주고,  읽기와 쓰기를 가르쳐준 덕분에 아들은 또래 아이들보다 조금 일찍 한글을 깨쳐 책을 읽기 시작했죠. 책을 읽는 속도도 빨라 전집류의 책들을 모두 읽는데 일주일이 채 소요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놈 천잰가?'라는 기대감을 더 가지게 된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다 그렇듯 유치원이라는 집단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신의 자녀들이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저의 아들은 오히려 또래 아이들보다 부끄러움도 많이 타고, 적극성과 친화력도 부족해 혹시 '왕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마저 생겼습니다. 물론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을 하지 않으면 되겠지만 현실은 이와 전혀 달랐습니다. 걱정은 당연지사였고, 첫아이라서 그런지 높은 기대감에 따른 실망도 컸고, 양육에 대한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심지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까지 '내 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 맘만 먹으면 이제라도 공부를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끝내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고2가 되자 남은 한줄기 희망도 사라졌죠. 결과적으로 우리 아이는 머리도 좋지 않았던 것입니다. 일본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이 있다고 합니다. '하면 되는 아이(やればできる子)'라는 말이 그렇다고 합니다. 부모 마음은 세계 어디를 가도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이들의 학업성취도가 낮은 이유는 아이들 탓도 있지만 부모가 물려준 유전자의 영향도 있다는 겁니다. (죄송합니다. (_ _)/) 그래서 저는 아들을 더 이상 나무라지 않습니다. 저와 짝꿍 탓도 어느 정도 있으니깐 말이죠. 그런데 말이죠. 제가 반평생 이상을 살아보니 세계적으로 교육열과 학업성취도가 우수한 나라지만 우리나라 교육만큼 비효율적이고, 강압적이고, 개인차를 인정하지 않는 교육체계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치원 때부터 시작되는 학업 경쟁은 초중고를 거치면서 더 혹독한 입시 경쟁으로 바뀝니다. 학교와 집, 집과 학원을 반복적으로 오가는 동안 지칠 대로 지쳐버린 아이들은 배움에 대한 흥미와 재미를 일찍부터 잃어버립니다. 2021년 고교 대학 진학률을 살펴보면 무려 73.7%로 전년보다 1.2%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대학 진학률 증가보다도 더 심각한 건 대학에 들어가도 학문적 지식과 지성을 쌓기보다는 취업을 위해 커리어와 학점을 동시에 쌓는 스펙 관리에 돌입해야 하고, 학자금 대출에 인생을 조기에 저당잡힌 채 알바를 전전하면서 주독야경을 해야 하는 삼중고에 시달린다는 점입니다. 취업이 안되면 사회생활을 하기 전부터 채무 불량자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죠.


문제는 공부의 궁극적인 목적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또 졸업 후 좋은 직업을 갖는 것에 있다는 점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아니 사회적 인식이 좋거나 급여가 상대적으로 좋은 기업에 입사를 허다라도 얼마 가지 못해 퇴사를 한다는 것이죠. 매일경제를 보면 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최근 2년 새에 신입사원 퇴사율이 3배가량 늘어났다고 토로했습니다. 또한 다른 신문 기사에서는 입사 1년 차 퇴사율이 37.5%, 2년 차 퇴사율이 27%로 신입사원 절반가량이 2년 내 퇴사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출처 : Pixabay


그런데 직업에 관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 고교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고교생의 절반가량이 선택한 직업의 수는 고작 19개에 불과했으며, 전체 고교생의 90%가 선택한 직업군도 113개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의사, 법률 전문직, 간호사, 교사, 공무원, 사업가, 디자이너, 컴퓨터 직군, 경찰, 소방수, 한의사, 호텔리어, 방송PD, 군인 등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 범주에 들어있고, 선택의 준거점이 됩니다.


참고로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 2021년 초중고 학생들과 학부모·교원 대상 4만 14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1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서 초중고 희망 직업 순위를 알아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대부분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직업 범주에 포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 ‘2021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 출처 : 투데이신문(http://www.ntoday.co.kr)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우리나의 대학 진학률은 오히려 높은 청년 실업률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상당수가 대학만 졸업하면 나름 번듯한 직업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엇비슷한 대기업과 공무원 등을 선호하다 보니 취업 경쟁률이 입시경쟁보다 더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선호 직업군 기업에서는 오히려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도 문제지만 직업에 대한 잘못된 인식 또한 이러한 현상에 한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듭니다. 기술과 산업 생태계가 급변하면서 직업에 대한 시대적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 시점에 어떻게 하면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2019년 스탠퍼드대 연구소장이 미국 초등학생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갈 때쯤이면 지금 있는 직업의 40%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요즘 어떤 전문가는 무려 80%가 사라진다고도 말을 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신이 어릴 적부터 형성된 직업관에 대한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여전히 고수하면서 자식들에도 그들의 생각을 종용하고 있다는 점이죠. 시대는 급변하는데 생각은 여전히 옛날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다양한 직업의 세계에 대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직업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2020년 5월 한국 고용정보원에서 발표한 「한국직업사전 통합본 제5판」을 보면 직업의 종류는 총 16,891개로 집계되었으며, 2012년에 비해 5,236개나 늘었다고 합니다. 위에서 전체 고교생의 90%가 선택한 직업군인 113개에 비해 엄청난 직업 수가 존재하는 것이죠.


새롭게 등재된 270개 신생 작업은 디지털 및 4차 산업혁명 등 과학기술 발전, 고령화 등 인구학적 변화, 전문화 등 사회환경 변화, 정부 정책 등 제도 변화에 따른 직업이 많았다고 합니다. 미국의 30,654개(10년), 일본 17,209개(11년)에 비해서는 적지만 선진국이고 산업이 발달할수록 직업의 수는 증가한다는 것을 통계적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말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직업의 세계만을 탐색하고, 선호한다는 점입니다.


학업성취도, 학력, 소위 말하는 스펙, 외향성이 떨어지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제부터라도 자식들에게 공격적인 언행과 위협을 잠시 멈추시고, 위에서 언급한 16,891개의 직업군을 직접 탐색하고 조사함으로써 자녀들로 하여금 자신의 적성에 맞는 올바른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갖기를 원하는 직업의 세계(레드오션)보다는 남들이 갖기를 꺼려 하는 직업의 세계(블루오션 or 틈새시장)를 찾는 것이 경쟁과 진입장벽도 낮아 오히려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A.I나 로봇의 기술 발달로 인해 사라질 위험이 높은 직업은 가급적 피하면 좋겠습니다.


BBC가 예측한 사라질 위험성 높은 직업들 (출처 : BBC)


세상이 바뀌면서 생각지도 못한 유망 직업이 생겨나기도 하고, 인기가 많았던 직업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향후 10년 후의 미래가 어떻게 바뀔 것이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향후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는 것을 찾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직업과 연관 짓는다면 유망 직업이란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디한 직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와 안정성이 변치 않는 그런 직업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제 생각에는 '화이트칼라'가 아니라 '블루칼라' 직군이 위에서 말한 대체 불가능한 직군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최근 각국에서는 유망 직업에 대한 뉴스 기사가 올라오고 있는데 영국에서는 '집사'가 유망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 '브라운 칼라' 직업입니다. 최고 24만 달러에 달하는 높은 연봉과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남녀노소 불문하고 변호사, 의사 등 고학력자들도 몰려든다고 합니다. 또한 도시를 떠나 주거 여건이 좋은 농어촌 지역을 선택해서 일을 하는 '컨트리 보이즈' 시대도 도래했다고 하죠.


최근 미국의 '마켓 워치'라는 잡지는 미국에서 연봉 10만 달러(한화 1억 1천만 원)를 받는 블루칼라 직업을 발표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뉴욕 경찰'은 평균 연봉 13만 1,000달러를 받는다고 합니다. 아마 총기 소유가 자유로운 나라여서 생명수당이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텐더'는 평균 연봉은 낮은데 팁이 많다고 합니다. 유명한 바텐더가 되기 위해서는 고객 이름뿐만 아니라 언어, 국제사회, 시사, 경제 뉴스를 꿰차고 있어야 합니다.


'건설 도급업자'는 현장의 공사 규모에 따라서 11만 달러까지 받는다고 합니다. '농부'는 캘리포니아 견과류 농장의 경우 평균 9만 3,630만 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석유 시추 요원'은 연평균 10만 달러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 외에 '범죄현장 청소부'로 연봉이 1억 이상이라고 합니다. 또한 골프장 호수에 잠수를 해서 골프공을 수거하는 '골프공 다이버'도 있는데 한 골프 다이버는 14년간 1,500만 개 골프공을 주워서 170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합니다. 낡은 건물을 도색하거나 청소하는 직업도 있는데 위험한 만큼 연봉도 1억 이상으로 높다고 합니다.


골프공 다이버 vs 바텐더 vs 범죄 현장 청소부


하지만 최근 한국 뉴스투데이 2022년 6월 22일 자 '직업에 귀천은 없다, 변화하는 직업 가치관'이란 기사를 보면 MZ 세대를 중심으로 직업관이 공동체와 집단을 중시 여겼던 분위기에서 개인의 삶을 존중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안정'을 상징하던 공무원의 경쟁률의 하락세가 뚜렷하고, '성장'을 위한 스타트업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몸 쓰는 직업'을 다소 천하다고 여기던 기성세대와 달리 땀의 가치를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정말 다행인 것 같습니다. 몸을 쓴다는 것은 A.I나 로봇이 대체할 수 없다는 말이며, 10년 후에도 그 가치가 퇴색하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늘 다양한 직업군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한국직업사전 통합본 제5판」에 등재된 총 16,891개의 직업군에 대해서는 지면상 일일이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부터라도 부모들이 주도적으로 이런 다양한 직업 세계를 직접 탐색하고, 공부를 해서 자녀들에게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자녀의 학업성취도가 낮고 공부에 관심이 없다면 오히려 이 방법이 더 현실적이고 실질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사교육비 절감비용은 자녀의 사회생활 또는 부모들의 노후생활을 위한 투자금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내용은 물론 많이 미흡하지만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닫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 또는 '가길 꺼려 하는 길'을 내디딤으로써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직업에 대한 프레임을 전환하는 모멘텀이 되었으면 합니다. 참고로「한국직업사전 통합본 제5판」은 한국고용정보원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누구나 PDF 파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누구나 '워크넷'이라는 App을 받으면 [직업·진로] - [직업정보 찾기] 메뉴에서 수행업무에서부터 임금·만족도·전망·성격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직업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확인해 볼 수 있으니 이것 또한 잘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결론입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 남들이 가길 꺼려 하는 길이 정답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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