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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Mar 08. 2023

일 하다가 자꾸 딴 생각을 하게 된다면

#몰입 #마인드 원더링 #Mind-wondering #딴생각 #행복 지수

행복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싶었던 행복연구가 매트 킬링스워스(Matt Killingsworth)는 하버드대 박사과정 재학 중에 행복을 측정하는 'Track Your Happiness'라는 앱을 만들었습니다. 15,0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시간대에 세 가지 질문 알람을 보냈습니다. 세 가지 질문은 '지금 기분은 어때요?', '지금 무엇하고 있나요?(22가지 중 선택)', '지금 현재 하는 일이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나요?'였으며, 피설문자들은 알람을 받는 즉시 자신들이 그 순간 느끼는 기분과 일들을 솔직하게 답변을 했습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하루 일과 중 43%를 하는 일과 무관한 다른 뭔가를 생각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고 합니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무언가 하는 동안 다른 생각을 하는 것' '마인드 원더링(Mind-wandering)'이라고 명명했습니다. 한글로 번역하면 '딴생각' 정도일 것 같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섹스를 하는 동안에도 딴생각을 한다고 대답을 해서 충격을 주었죠. ^^ 이 연구의 또 다른 결론은 마인드 원더링의 빈도가 높은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딴생각, 즉 현재에 집중을 못 하면 행복감이 떨어진다는 말이죠.


최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기술 발달,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 플랫폼 등의 성장이 동시다발로 이뤄지면서 개인들의 SNS 하루 이용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업무에 집중해야 할 시간에도 수시로 날아오는 각종 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SNS 알람 등을 확인하느라 정신이 분산되고 산만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많다는 것이죠. 게다가 과거의 후회, 미래의 걱정, 현재의 각종 이슈 등도 예고 없이 찾아와 머릿속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습니다.


이런 일상이나 업무 환경에서 볼 때 마인드 원더링은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인들의 머릿속은 마인드 원더링이란 연료가 계속 주입되면서 이전에 익숙하지 않던 멀티태스킹 작업(?)이 뇌 속에서 수시로 일어나고 있는 중이죠. 뭘 하지 않아도 늘 머릿속이 복잡하고 생각이 가득 차 있는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머리를 비우는 각종 활동들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예들 들어 불멍, 숲멍, 물멍, 비멍, 달멍, 별멍 등 멍때리기 시리즈는 신조어 생성 기록을 계속 갱신 중입니다. 이외에 산책, 등산, 운동, 영화 보기 등도 두뇌 비우기 활동들이죠.


출처 : Pixabay


하지만 최근에 ‘과제와 무관한 생각, ‘마음에 갑자기 떠오르는 것’, ‘멍 때리기’ 등의 의미로 사용되는 마인드 원더링(Mind-Wandering)이 창의적 문제 해결 과정에서 유익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한 가지 과제에 지속적으로 몰입하는 활동보다 중간 중간 휴식기간을 넣어 과제에서 일정 기간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 질적 수준이 높은 아이디어 도출한다는 게 밝혀진 것이죠. 다시 말해 몰입보다는 마인드 원더링이 창의적 역량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뇌과학에서도 우리의 뇌는 무언가를 열심히 하려고 할 때보다 멍때릴때 더 활성화 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멍때릴때는 창의력을 준비하는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 되는데, 이 부위가 활성화되면 뇌에 쌓여 있던 복잡한 정보들이 정리되어 더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순간적으로 스쳐가고 딴청을 피우거나 금방 산만해져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우리 정신은 연상 작용을 통해 놀라운 연결 고리를 만든다는 것이죠.


미국 워싱턴대 의대의 뇌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교수는 2001년에 사고, 기억, 판단 등 인지 활동을 할 때만 두뇌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아무런 인지 활동을 하지 않을 때 활동하는 일련의 뇌 부위를 발견했는데 이를 일컬어 ‘휴지 상태 네트워크(rest state network)’ 또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라고 명명을 했습니다. 눈을 감고 누워 가만히 쉬고 있어도 뇌가 몸 전체 산소 소비량의 20%를 차지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인 것이죠. (출처 : 네이버 지식 백과)


머리가 복잡해 나무 아래 벤치에서 쉬던 중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 그리고 목욕을 하다 물체의 밀도를 측정하며 '유레카'를 외쳤던 그리스 철학자 아르키메데스가 바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의 효과의 실제 인물들입니다. 다시 말해 뇌는 뭔가를 몰입할 때보다 흔히 시간을 낭비한다고 생각하는 비생산적인 활동, 즉 마인드 원더링이나 무위도식(無爲徒食)과 이 목적적 상황에서 창의력 사고가 발현된다는 것이죠.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창의적 사고가 필요할 때는 '산책 회의'를 자주 진행했다고 합니다.


출처 : Pixabay


하지만 몰입(flow)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몰입은 '주의 잡념, 방해물들을 차단하고 원하는 어느 곳에 자신의 모든 정신을 집중하는 것'을 말합니다. 몰입을 하게 되면 '아무 방해물이 없이 물이 흐르듯(flow) 편안한 느낌을 가지며, 하늘을 날듯이 자유로운 감정'이 된다고 몰입의 대가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는 말합니다. 몰입을 하게 되면 몇 시간이 한순간처럼 짧게 느껴지는 '시간 개념의 왜곡' 현상이 일어납니다. 불교에서는 이런 상태를 ' 물아일체(物我一體)', '무념무상(無念無想)', '무아지경(無我之境)'이라 부르기도 하죠. 참고로 예술가들도 창의성이 발현되는 순간에는 '배고픔, 피로, 심지어 자신의 정체성도 의식에서 사라진 상태'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많은 뇌과학자들은 창의성을 '몰입'이란 용어로 설명해왔습니다. 한 가지 생각에 몰입할 때 창의적인 사고가 발현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최근 마인드 원더링이란 개념이 새롭게 대두되면서 창의적 사고의 설명 인자가 몰입에서 마인드 원더링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몰입이 중요성이 이전보다 줄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마인드 원더링 효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몰입을 통해 몰입 대상에 대한 정보를 뇌에 깊숙하게 각인하고 인식을 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몰입은 마인드 원더링의 선행 변수, 몰입의 과정이 먼저 선행되어야 마인드 원더링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뉴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기 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몰입의 과정을 겪었고, 아르키메데스 또한 '부력(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발견하기 전 동일하게 힘든 몰입의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이런 힘든 몰입의 과정이 있은 후에야 비로소 마인드 원더링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죠. 뉴로마케팅의 세계적 권위자인 A, K 프라 디비 박사의 저서인 《바잉브레인》에 의하면 사람 뇌의 정보처리는 95%가 잠재의식으로 움직인다고 합니다.


결국 몰입과 마인드 원더링 간의 연결고리는 바로 개인의 강렬한 염원과 바람이 잠재의식으로 발현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은 우리가 생각하고 바라는 것을 똑같은 현실로 만든다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작용한 것이죠. 만약 창의적 사고가 필요하신 분이 있다면 몰입과 마인드 원더링의 여정을 순차적으로 반복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결국 어느 한 가지에 치우치지 않는 둘 간의 조화와 균형의 태도 원하는 결실을 맺도록 도와드릴 것입니다.



오늘 저는 강렬한 염원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건 바로 햄버~거!입니다. (강쥐)



Andrea Bocelli, Cline Dion - The Prayer (기도) 한글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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