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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Feb 26. 2021

예민해서 힘든 분들을 위한 멘털경쟁력! 둔감력(鈍感力)

둔감력이 강한 자가 오래 살아남는다

누구나 어느 정도는 민감하다. 그런데 나는 좀 더 민감한 편이다. 이런 성격 탓인지 외부 자극이나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게 되고, 작은 변화에도 정서적인 큰 파동을 느낀다. 그러다 보니 조용하고 사람이 없는 곳을 자주 찾아다니게 된다. 게다가 거주환경이 바뀌면 잠도 잘 자지 못한다. 특히 멀리 장거리 여행이라도 하게 되면 며칠 전부터 과민성 대장 증상이 잦아들고, 평소 불편하던 전립선 증상도 심해지면서 가슴이 쿵쾅 뛰곤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민감한 성격 탓에 업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조금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온갖 자극과 스트레스가 넘치는 시대가 도래했다. SNS에는 각종 맛있는 사진과 여행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다. 주변의 친구나 동료들 중 누군가가 좋은 집이나 외제차를 사면 왠지 나는 소외되고 뒤처져있다는 생각에 문득 불안해진다. 민감한 뇌는 끊임없이 주변 정보들을 수집해서 나의 사회적 위치와 미래의 잠재적 위협요소들에 대한 알람을 포착한다. 나름 완벽주의로 살아온 내 삶의 태도 또한 감정의 임계점을 더욱 낮춘다. 정말 숨 막히는 세상이다. 정제되지 않은 예리한 말의 파편들이 여기저기서 날아와 마음을 할퀴고 상처를 만든다. 날카로운 시선의 창이 우리를 향할 때마다 우리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예민하게 대응을 해야 할까?




이런 내게 오래전 읽었던 《둔감력》이란 책은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실낙원》의 저자이자 정형외과 의사 출신의 와타나베 준이치가 쓴 이 책은 민감한 성격을 가진 내게 적잖게 충격을 주었다. 요즘같이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큰 시대에는 긍정적인 마음인 둔감력이 없이는 살기 어렵다. '둔감하다'와 '둔감력'은 사실 살짝 다른 뉘앙스를 가진다. 


둔감하다는 '감정이나 감각이 무디다'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다. 하지만 '둔감력'은 둔감함을 살짝 줄인, '긍정적으로 넘길 수 있는 강인한 정신'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둔감력이란 '긴 인생을 살면서 괴롭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관계에 실패해 상심을 느꼈을 때, 그대로 주저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힘차게 나아가는 그런 힘'을 뜻한다. 자극이 가득한 시대에 예민함에 휩쓸려 살아가지 않도록 도와준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라는 말이 있다. 남녀의 연예, 직장과 결혼생활, 몸 관리, 질병 등 모든 삶의 과정에서 둔감력이 강할수록 잘 버티고 오래 살아남는다. 불같은 상사나 완벽주의 상사와 한정된 시간 동안 지내기 위해서는 둔감력은 더욱 필요하다. 처음 하는 결혼생활도 마찬가지다. 직장과 육아생활로 스트레스가 많다 보니 조금만 민감해지면 예기치 않게 싸움으로 번지고 가정의 평화가 깨지기도 한다. 이때 둔감함은 필수다. 그래야 오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둔감력은 신이 주신 재능이라고 할 만큼 타고나야 하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다듬고 만들어 나가면 된다. 일이나 인간관계에 실패해도 그대로 주저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게 하는 마음의 힘인 둔감력은 어떻게 보면 나심 탈레브의 <안티 프래즐>과도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둔감한 몸에는 질병도 찾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살다 보면 스트레스에 민감한 몸은 마음까지 갉아먹는 경우가 많다. 예민한 성격은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되고, 걱정이나 불안감도 많이 느끼기 때문에 심신적으로 최악의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둔감력은 신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오감이 다른 사람들보다 예민하거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 잠자리가 바뀌면 잠들지 못하는 성격 등의 예민함은 결국 자신을 더 피곤하고 피폐하게 만든다. 둔감력은 나를 위한 심리적이고 신체적인 방어기제라고 할 수 있다. 상사가 험담을 하거나 업무적으로 자괴감을 느끼게 할 때 예민하게 반응하면 안 된다.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면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자신이 얼마나 참을성 있는 대단한 사람인지 생각해야 한다. 이렇듯 둔감하고 아량 있는 마음가짐은 거칠고 힘든 세상살이에 큰 힘을 준다.


요즘 아이들은 자주 질병에 걸리고 아픈 경우가 많다. 너무 위생적으로 키운 것이 면역력을 저하시킨다는 뉴스도 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자주 씻지도 않았지만 땅에 떨어진 사탕이나 음식들은 아무렇지 않게 주워 먹었다. 심하면 안 되겠지만 비위생적 환경은 어느 정도 면역력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아이를 키우려면 민감해야 하지만 한편으로 둔감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쉽게 상처받지 말고, 주의의 시선이나 평판에 흔들리지 말고 대충 흘려 넘기는 여유로운 성격이 건강의 비결이다. 마음의 둔감력은 혈액순환도 잘 돌게 만든다. 잘 자야지 건강하다. 둔감력은 수면력도 키워준다. 둔감력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다. 회사에 오래 남아있는 사람들도 국은 둔감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둔감력은 다른 한편으로는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사람이기도 한다.




둔감력을 키우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타인은 결국 타인일 뿐이다'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순간에도 나부터 챙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자신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면 결국 자신만 힘들게 된다. 그러니 자신의 심적인 안정을 위해 상대방을 용서해야 한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틀린 게 하나도 없다. 


결과적으로 둔감력을 키우는 방법은 내가 가진 예민함의 날을 무디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니', '저런 사람도 있구나'라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생각의 태도에 달려 있다. 요즘 유행하는 '어쩔 TV, 저쩔 TV'라는 용어도 유용할 수 있다. 직장상사가 질책할 때 '너보다는 내가 오래 회사 다닌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되지만, 주지스님이 싫으면 쫌만 버티자. 곧 가신다!'는 생각을 하면서 둔감력을 키워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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