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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Mar 30. 2021

값비싼 산삼을 제대로 먹는 방법

전체식과 매크로 바이오틱스의 효과

평생 동안 한 번도 먹지 못할 수도 있는 '값비싼 산삼'을 제대로 먹는 방법을 어느 친구에게서 들었는데 그냥 '피식'하는 웃음이 나왔다. 하긴 몇 백만 원 몇 천만 원하는 산삼을 그냥 한순간에 '와그작' 씹어 먹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우리는 생활 속에서 모든 행사를 할 때 '의식'이라는 행동을 진행한다. 생일 때 케이크를 준비해 나이만큼의 초를 꽂고, 불을 붙이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촛불을 끄면서, 선물을 주는 등 생일을 축하하는 이런 간단한 의식 행동에도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미네소타 대학과 하버드 대학의 공동연구팀은 제품 사용 전에 하는 '간단한 의식 행동'이 소비자 만족도와 구매 의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52명의 대학생들을 2개 집단으로 나누어 초콜릿을 먹게 했다. 한 집단은 먹기 전에 꼭 포장 상태에서 반을 잘라 5분 동안 먹게 했고, 나머지 한 그룹은 그냥 알아서 먹으라고 했다. 흥미롭게도 포장상태에서 반으로 잘라먹게 한 집단 즉, '간단한 의식 행동'을 한 집단에서 훨씬 높은 맛 평가와 구매 의향이 더 높게 나타났고, 초콜릿을 음미하는 시간도 더 길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간단한 의식과 기다림의 관계를 추가적으로 조사했는데 당근처럼 맛없는 제품이라도 하더라도 의식 행동이 수반되면 기다림의 즐거움이 커졌고, 맛 평가 또한 먹기 전 조금 기다리게 한 집단에서 훨씬 더 높은 맛 평가가 나왔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약간 기다리게 하면 기대감, 실제 만족도, 사용시간, 구매 의향이 모두 높아진다는 것이다. 


의식행동을 통해 제품을 기억하려는 근본적 동기가 상승하고, 생각의 양이 증가해 선호도와 구매 의향이 상승하게 된다고 한다. 뭔가를 하기 전 진행하는 간단한 의식 행동은 행동의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산삼을 먹을 때도 의식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며칠 전부터 술과 육류를 금지해야 하며, 하루 전날은 구충제를 복용해 영양손실을 줄이고, 미음이나 죽을 먹어서 가급적 공복을 만들어야 한다. 당연히 맵고 짜고 신 음식이나 알칼리성 식품도 삼가야 하며 목욕도 복용 이틀 전후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복용 방법도 까다롭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공복 상태에서 물을 먹기 전 산삼을 잎, 줄기, 뿌리가 손상이 되지 않도록 흐르는 물에 세척을 해야 한다. 그리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좌선해서 몸과 마음을 정화시킨 후 아침 일찍 솟아오르는 힘찬 해의 기운과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으면서 산삼을 잎, 줄기, 뿌리 순으로 '천천히 씹어 먹기'를 해야 한다. 산삼 특유의 맛이 나기 때문에 천천히 씹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모든 조직이 분해되어 저절로 입안에서 없어질 정도로 천천히 씹어야 한다.


잎, 줄기, 뿌리 순으로 씹을 때 산삼의 모든 영험한 기운과 약효가 내 몸 전체에 흡수되고 이로 인해 내 몸이 날아갈 정도로 가볍고 에너지가 넘친다는 '자기 충족적 예언'과 '자기 암시'를 통해 산삼의 효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게 한 시간 이상 산삼을 먹고 나면 5시간은 다른 음식을 섭취하지 말고 화장실도 가지 말아야 한다. 이 정도의 의식과 이 정도의 정성이면 산삼을 제대로 먹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식적인 행동을 통해 산삼의 효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한다. 


그냥 안 먹고 만다!!! ㅋㅋㅋㅋㅋ




이렇게 산삼을 잎, 줄기, 뿌리까지 전체를 먹는 것을 바로 '전체식(全體食)' 또는 '매크로 바이오틱스(macrobiotics)'라고 한다. 산삼 이외에도 과일의 경우 껍질부터 뿌리까지, 식물은 잎부터 뿌리까지 통째로 먹는 것을 뜻한다. 과일이나 채소를 있는 그대로 먹는 것이 과채류가 가진 고유의 영양분을 통째로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크로 바이오틱스'는 그리스어로 '커다란(macro) 생명(bio)을 섭취하는 기술(tics)'을 의미한다.


노자의 자연사상과 음양 원리, 일본의 '장수 건강법'에 뿌리를 두는 식생활법으로 '장수식' 또는 '자연식 식이요법'이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서양인들에게는 '동양적 식사법'을 지칭하는 말로 인식되고 있다. 전체식은 신토불이(身土不二)에 바탕을 두고 자신이 사는 땅에 나는 제철 음식을 껍질, 뿌리, 씨까지 통째로 먹어야 식품 고유의 에너지를 섭취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일물전체(一物全體)의 원칙과도 일맥상통한다.




기존까지는 과채류의 껍질과 뿌리는 식감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음식 쓰레기로 취급받아 왔다. 하지만 전체식이 가장 건강한 섭취 방법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버려지던 껍질과 뿌리는 다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과일의 당분은 과육에 많이 들어있지만, 실제로 사람의 몸을 이롭게 하는 성분인 비타민과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은 껍질에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채소의 경우 땅속 병충해들과 싸우며 자란 뿌리에 단백질과 각종 영양소가 집중되어 있어서 가능하다면 뿌리째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파이토케미컬은 항산화 작용을 하거나 세포 손상을 억제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여성의 경우 유방암을 억제하는 효능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제7의 영양소로 불리는 파이토케미컬은 식물체가 외부의 해충이나 미생물 등으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KBS TV에서 방영된 <생로병사의 비밀>에는 전체식 프로젝트가 시리즈로 방영이 되었다. 가수 주니엘은 참외, 귤, 파인애플까지 모든 과일을 껍질째 먹는 특이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잔류농약이나 미생물에 대한 걱정으로 과일이나 채소를 통째로 섭취하기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햇빛과 땅의 양분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는 영양 덩어리인 껍질과 뿌리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


전체식을 하기 위해서는 껍질과 뿌리 등에 묻어 있는 잔류 농약에 제거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여태껏 연근, 우엉, 대파, 당근, 브로콜리, 오이, 상과 등 껍질을 깎아왔거나 뿌리를 버려왔던 과채류들의 경우 '애벌 세척'을 해야 한다. 흙이나 이물질을 제거한 뒤 본격적인 세척에 앞서 과채류들을 소금이나 식초에 5분 정도 담가 두는 것을 말한다. 


소금물로 하는 애벌 세척은 과일의 표면에 뭍은 농약을 제거해 준다. 오렌지처럼 수입과일은 표면에 왁스를 코팅한 경우가 있어 소금물에 담가 두면 왁스가 제거된다. 반면에 사과나 배처럼 껍질을 벗겨 먹는 과일은 물과 식초를 10대 1의 비율로 섞은 후 5분 정도 담가 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헹구면 표면에 묻은 농약이나 유해세균을 제거할 수 있다. 값비싼 영양제를 먹는 것보다 식습관을 바꿈으로써 훨씬 나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난한 자들의 의사'라고 불리는 양배추는 비타민 U를 비롯해 라이신, 베타카로틴, 칼슘 등 대부분의 영양분은 겉잎과 심지에 모여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버리고 먹으면 양배추 영양분을 대부분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먹기에는 불편해도 이 껍질과 심지를 먹을 수 있도록 레시피와 식습관을 들이면 좋다. 파의 뿌리는 항암, 항균 작용을 하는 성분이 들어있다고 하며, 파뿌리 덮밥 등 레시피를 통한 요리도 먹는데 도움이 된다.


무의 경우 잎과 줄기에는 칼륨, 비타민A, 철, 단백질 등이 최대 48배나 더 풍부하다. 양파껍질은 크롬이라는 성분이 있어 포도당 대사의 항상성을 유지시켜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기에 당뇨 환자들에게 좋다고 한다. 또한 껍질은 고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중성 지방을 없애는데 도움이 되며, 껍질에 포함된 퀘르세틴 성분은 활성산소를 억제시켜 노화를 예방시켜 주며, 모세혈관을 강하게 튼튼하게 만들어 심장 건강과 혈관 질환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KBS TV에서 방영된 <생로병사의 비밀>에는 전체식 프로젝트의 2편으로 통곡물이 방영되었다. 거친 음식의 대명사 '통곡물'은 정제된 곡물에 비해 단백질을 비롯한 영양소와 미테랄이 풍부하며, 식이 섬유가 많아 포만감을 높여주고 비만 예방에도 효과적인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그중 완전식품이라고 불리는 현미의 경우 고혈압, 동맥경화와 같은 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혈당 유지 효과도 탁월하지만 잘 씹히지 않고, 소화가 잘 안 된다는 불만도 적지는 않다.. 우리 아버지 또한 젊었을 때부터 현미 마니아셨다. 그 덕택인지 지금 아흔이신데도 내게 이메일을 보내실 정도로 건강하시다.


70년대 문숙 씨는 전체식을 매우 즐겨한다고 한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몸이 아플 때 처음 접한 것이 자연식이었고 전체식이었다고 한다. 2006년도 위암 진달을 받고 수술한 트로트 가수 박윤경 씨 또한 현미와 잡곡이 섞인 밥을 하루도 빼먹지 않고 먹은 결과 본인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대표적인 장수국가 핀란드는 도정을 덜 한 거친 통밀로 만든 빵으로 장 기능을 향상하고, 당뇨 예방도 한다고 한다. 통메밀을 우려낸 차도 건강식으로 좋다고 한다. 통곡물은 대체로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건강을 지키는데 좋고, 혈당 조절을 돕고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없애는 데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이런 효능을 알면서도 거친 식감 때문에 섭취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삼시세끼가 보약이다'라는 말을 우리는 자주 한다. 인류가 정착을 하고 농경생활을 하면서부터 재배해서 먹어 온 모든 농작물은 인류의 생존과 건강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해왔고, 인간의 몸에도 최적화되어 왔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을 보면 양배추, 무, 대파, 양파, 부추, 고추, 토마토, 고구마 등 인간들이 흔히 먹는 과채류 대부분이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분과 건강에 매우 좋다는 결과가 자주 보도되고 있다.


과채류를 포함한 모든 음식물은 먹는 사람이 음식에 대해 가지고 있는 '지식, 태도, 먹는 방법'에 따라 그 음식의 효능과 성과가 달라진다. 음식에 대한 구체적인 효능과 과학적 근거와 구체적인 효능이 증명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음식은 특정인에게는 기적의 힐링 푸드로도 알려지는 경우가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대부분의 자연인들에게 산야초는 기적의 힐링푸드로 인지되고 있는 사례가 많다.


이것은 인간만이 가지는 '플라세보 효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음식물에 대한 믿음과 염원이 만들어 낸 긍정적인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똑같은 음식이라도 그 음식을 먹는 사람의 믿음과 신념이 가지는 효과는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긍정적인 태도와 믿음이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도 전체식에 관한 책을 읽고 음식을 먹는 태도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전체식을 처음 할 때 식감이 좋지 않아 여러 번 중단했던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가장 손쉽게 음식이 가진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는 믿음이 뒷받침되면서 나는 가급적 전체식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채소의 경우 뿌리까지 먹는 습관을 들이고, 과일을 껍질째 먹으려고 노력을 한다. 음식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영양분을 '천천히 씹기' 등의 과정을 통해 온몸으로 전해진다는 굳건한 믿음과 생각이 더해지게 되면 우리가 흔히 먹는 제철 음식들은 모두 값비싼 보약 이상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비싼 비타민이나 영양제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매년 계절마다 나오는 제철 음식들을 전체식으로 먹는 습관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내가 실천하는 몇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모두들 생각과 식습관을 바꾸어서 '삼시세끼'만으로도 건강한 몸을 만드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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