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학교에 간 피노키오는 루카를 찾았다.
엄마에게 호되게 혼난 후 마음을 털어놓은 사람은 루카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루카가 없었다.
선생님이 이름을 두 번이나 불렀는데 아무 대답이 없었다.
수업이 시작되자 피노키오는 의자에 앉아 있어도 머릿속이 온통 루카 생각뿐이었다.
결국 참다못해 학교를 빠져나와 루카의 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거기에도 루카는 없었다.
둘이 자주 가던 강가, 언덕, 버려진 창고, 심지어 마을 뒷산의 소나무 아래까지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역시 없었다.
시간은 훌쩍 흘러 점심이 지나 저녁이 다가왔다.
피노키오는 허기가 져서 속이 울렁거릴 지경이었다.
‘그냥 집에 갈까?’ 하고 생각했지만, 바로 어제 엄마의 차가운 말이 떠올랐다.
“당분간 서로 얼굴을 보지 말자.”
그 기억이 가슴을 또 찔렀다. 집에 들어가는 건 괜히 더 우울할 것 같았다.
결국 그는 방황하듯 마을을 헤매다가…
어느 농가의 현관 밑에서 웅크리고 있는 루카를 발견했다.
피노키오는 반가웠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슬쩍 다가가 속삭였다.
“야… 거기서 뭐 해?”
루카는 고개를 살짝 들더니, 눈빛이 묘하게 반짝였다.
“자정이 되길 기다려. 그때… 떠날 거거든.”
“떠나? 어디로?”
“아주, 아주 먼 데.”
피노키오는 잠깐 멍해졌다가, 서운한 목소리로 말했다.
“야, 나 너 보려고 오늘 너희 집에 세 번이나 갔어.”
“무슨 일 있었어?”
“나… 슬픈 일이 있었어.”
“뭔데?”
“나 때문에 나뭇꾼 아저씨가 다쳤잖아.
그 일로 엄마가 진짜 화가 나서… 당분간 내 얼굴을 보기도 싫대.”
그 말을 하는 순간 또다시 피노키오의 마음이 울컥했다.
울음이 목구멍까지 차오른 것 같았다.
루카는 피노키오 어깨를 가만히 두드렸다.
“진짜 안됐다…”
피노키오는 애써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공부하자.
그러면 엄마도 금방 용서해 줄 거야.”
하지만 루카는 고개를 저었다.
“나 오늘 밤에 멀리 간다니까.”
“오늘 밤? 몇 시에?”
“자정.”
“도대체 어디로 가는데?”
“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나라. 진짜 꿈의 나라.”
“그 나라 이름이 뭐야? 거기 뭐가 있는데?”
“‘놀이 천국’. 넌 안 갈래?”
피노키오는 단호하게 말했다.
“나? 어림없어. 지금 또 사고 치면 엄마한테 완전 끝장이야.”
루카는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반짝거리는 팸플릿을 꺼내 펼쳤다.
순간 피노키오 눈앞에 알록달록한 그림들이 폭죽처럼 터졌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엔 큼지막한 글씨가 떡하니 적혀 있었다.
‘놀기만 해도 되는 나라! 공부는 필요 없음!’
루카는 진지하게 말했다.
“여긴 말이지, 아침부터 밤까지 놀기만 해도 아무도 뭐라 안 해.
학교도 없고, 시험도 없고, 잔소리도 없어.
그냥 놀고, 먹고, 자고, 또 놀고! 공부 같은 건 전혀 안 해도 되는 천국 같은 곳이라고.
목요일마다 학교가 쉬는데, 일주일 중에 엿새가 목요일이고, 하루가 일요일이야.
생각해 봐! 방학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라고!
정말 완벽한 나라 아니니? 모든 나라가 그래야 하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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