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무진 버스

by 이진무

땅딸보 아저씨가 이번엔 피노키오를 보며 능글맞게 웃었다.
“자, 귀여운 친구. 넌 어쩔래? 우리랑 갈래, 아니면 여기 남을래?”


피노키오가 양손을 꼭 쥐며 말했다.
“전 집에 갈 거예요! 학교 다니고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될 거라고요!”


“그럼 잘해 보거라!”

아저씨가 비아냥거리자, 루카가 바로 외쳤다.
“야, 피노키오! 내 말 좀 들어! 같이 가자니까! 정말 재미있을 거야.”

“싫어, 싫어, 싫어!”

하지만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 같지 않고, 마치 어리광 부리는 것 같았다.


루카가 다시 소리쳤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평생 후회할 거야!”


그때 버스 안 애들이 거들었다.
“같이 가자! 같이 가자! 우리랑 놀자!”


이번엔 백 명이 넘는 아이들이 한꺼번에 외쳤다.

“우리랑 함께 가자! 신나게 마음껏 놀자!”


피노키오는 점점 분위기에 휩쓸려 정신이 아득했다.

“근데… 내가 너희랑 가면, 엄마가 뭐라 하시겠어…?”


“엄마는 일단 잊어. 넌 그냥 아침부터 밤까지 재미있게 노는 것만 생각해!”


피노키오는 한숨을 푹푹푹, 세 번이나 내쉬다가 결국 말했다.
“…자리 좀 내줘. 나도 갈래.”


순간 아저씨가 손뼉을 치며 외쳤다.
“좋아! 근데 자리가 다 찼거든? 하지만 네가 가겠다니 환영의 뜻으로 내 자리를 양보하마.”


“그럼, 아저씨는 어쩌고요?”

“난 걸어가면 돼.”


“안 돼요! 그럼, 아저씨가 힘들잖아요. 더군다나 난 운전도 못 해요. 차라리 제가 걷죠.”


“운전은 당나귀들이 다 하니까 어려울 건 없단다.”


“당나귀라뇨? 당나귀가 어디 있는데요?”


“당나귀는…”


아저씨는 잠깐 생각하더니 갑자기 피노키오의 몸을 툭툭 두드렸다.
“잠깐… 너 나무 아니고, 로봇이지? 쇠붙이 맞지?”


“네, 맞는데요?”


아저씨가 피식 웃더니, 보조석 밑에서 뭔가를 꺼냈다.

검은색의 기다란 고무판처럼 생겼는데, 그걸 버스 천장에 “쾅!” 붙였다.

“이거, 자석이다!”


신기하게 그것은 찰떡같이 붙었다.

시험 삼아 땅달보 아저씨가 매달려 몸을 흔들었으나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

“됐다! 이제 네 자리는 천장이다.”

천장 피노키오.jpeg


그러고는 피노키오를 덥석 들어 그대로 자석에 “찰칵” 붙여버렸다.

졸지에 피노키오는 등이 천장에 붙어 버둥거리는 꼴이 되었다.


버스 안 애들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대놓고 웃음을 터뜨렸다.

“와! 크크크크, 천장 라이더!”
“이제 얘는 거꾸로 보는 세상이다.”
“피노키오, 오늘부터 천장 요정!”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콘서트 함성처럼 커졌고, 피노키오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 내가 왜 버스에 탄거지…?’

드디어 버스가 덜컥덜컥 출발했다.

아이들은 천장에 매달린 피노키오를 보고 계속 배꼽을 잡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웃지 마! 자리 없어서 잠깐 매달려 있는 거라고!”

피노키오가 화난 얼굴로 외쳤다.

그런데 그 순간, 버스가 돌을 밟았는지 번쩍 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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