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잡으려다 인생 망칠 뻔한 사장님의 최후ㅋㅋ”
고 여사는 요즘 잠이 잘 안 왔다.
미영이의 조무사 시험 날이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이거 합격하면 100% 알바 관둘 것 같은데…’
미영이가 조무사 시험 준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다.
미영이만 한 알바생이 없었다.
물론 가끔 “사장님,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라며
까탈스럽게 대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일은 기가 막히게 잘했다.
손님 응대도 좋았고, 정리정돈도 완벽하고,
무엇보다 도둑고양이처럼
눈치 빠르게 알아서 일을 처리했다.
‘새 알바를 구한다고?
으으… 생각만 해도 머리 아파.’
그런데 미영이는 갈수록 공부에 매진하고 있었다.
손님이 없는 틈을 타서는 조무사 교재를 펼쳐놓고,
쉬는 시간에는 문제집을 풀고,
고 여사의 눈에는 그 모습이
영락없이 ‘합격 예정자’로 보였다.
‘그래, 저게 계속 여기서 일하게 하려면
시험에 떨어져야 해!’
고 여사는 그날부터 작전에 돌입했다.
“미영아, 창고 정리 좀 해줘.”
“미영아, 진열대 먼지 좀 털어줘.”
“미영아, 냉장고 온도 체크 좀 해봐.”
쓸데없는 잔일을 계속 시켰다.
하지만 미영이는 그 와중에도
꿋꿋하게 공부를 병행했다.
한 손으로 진열대를 닦으면서
다른 손으로는 암기 카드를 들여다보는 기염을 토했다.
‘이게 아닌데… 다른 방법이 필요해.’
고민하던 고 여사는 친구 성자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미영이 저게 맨날 조무사 공부만 하네.
저렇게 열심히 하는 거 보면
100% 붙을 것 같은데 어쩌지?”
“왜? 붙으면 좋은 거 아냐?”
“시험 붙으면 알바 관둘 거 아냐!
그럼 난 또 번거롭게 알바 구해야 한다고!
쟤만큼 일 잘하는 애가 어딨어?”
성자가 턱을 괴고 생각하더니
번쩍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남자 친구 하나 만들어줘!
머릿속에 남자 생각만 가득해져서
공부가 손에 안 잡힐걸?”
“오오… 그거 좋은데?”
고 여사는 동네에서 제일 잘생긴 청년을 물색했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냈다. 바로 재필이!
키도 크고, 요즘 헬스를 다녀서 몸도 좋고,
게다가 효자로 소문난 청년이었다.
‘완벽해! 미영이 눈이가 높긴 하지만,
재필이 정도면 OK사인 나오겠지?’
고 여사는 미영에게 슬쩍 제안했다.
“미영아, 우리 동네에 괜찮은 총각 하나 있는데 소개해 줄까?”
“싫어요. 저 지금 연애할 시간 없어요.”
“그냥 한 번만 봐. 정말 괜찮은 애야!”
미영이는 단호하게 거절했지만,
고 여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예 재필이를 편의점으로 오게 해서
편의점에서 소개팅을 추진하기로 했다.
드디어 D-day.
재필이가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왔다.
고 여사는 재빨리 미영이를 호출했다.
“미영아! 손님 왔어! 아주 멋진 청년이야.
네 눈에 딱 들 거야.”
미영이가 매장으로 나오더니
재필이를 보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고는…
“으악!”
비명을 질렀다.
“뭐, 뭐야! 너 재필이잖아?!”
“헤… 헤헤. 미영아, 오랜만이야~”
재필이는 어색하게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미영이의 반응은 예상과 180도 달랐다.
“사장님! 저한테 저 더러운 자식을 소개하면
어쩌자는 겁니까?!”
“더럽다니? 깔끔하게 생겼잖아?”
“쟤 고등학교 때 별명이 뭔지 알아요?!”
“…뭔데?”
“때필이에요!!!”
미영이의 폭로가 시작됐다.
“워낙 목욕을 안 해서 붙은 별명이라고요!
얼마나 안 씻었는지
몸에 때가 딱지처럼 굳어있었어요!
선생님이 ‘야, 목욕 좀 해라.’하면서
머리를 한 대 쳤다가
똥걸레라는 별명이 붙었다니까요?!”
“에엑?!”
“오죽하면 일진들도 쟤는 안 건드렸어요.
때리다가 쟤 몸에 닿으면 더러워진다고 해서요!”
재필이는 헤헤 웃으면서도 얼굴이 빨개졌다.
“그, 그건 옛날얘기고…”
하지만 미영이는 봐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체육 시간에 쟤랑 같은 팀 되면
다들 피하기에 바빴어요.
농구할 때 쟤가 만진 공은
아무도 안 잡으려고 했다고요!”
고 여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재필이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지금 보기엔 멀쩡한데?
“재필 씨.”
“네, 네?”
“잠깐 이리 와서… 배 좀 까봐!”
순간 재필이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살짝, 아주 살짝만 까면 돼!”
“아, 아줌마! 도대체 뭘 하자는 거예요?
외간 남자더러 배를 까라니요?!”
“미영이가 더러워서 못 사귄다잖아!
내가 직접 확인해 보려는 거야!
미영이랑 사귀려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저, 저는…”
재필이는 말을 더듬다가
“죄송합니다!”라고 소리치며,
냅다 편의점 문을 박차고 도망쳤다.
딸랑딸랑 문소리와 함께 뒷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미영이 팔짱을 끼고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봐요, 사장님. 제 말이 맞죠?”
“…미안하게 됐다.”
하지만, 이 일이 끝이 아니었으니……
이 글이 재미있었다면, 다음 글을 기다리며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려요.
고길자 여사의 배꼽 빠지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