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의 최후… 사장이 직접 나섰다”
“편의점 알바생을 괴롭히는 스토커 대 정의의 사장님!
역 스토킹으로 증거를 수집하는 고길자 여사의 통쾌한 작전.
목욕탕 쫓겨나기부터 개들의 복수까지! 빵 터지는 웃음 보장”
그날도 평화로운 편의점이었다.
적어도 미영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기 전까지는.
“사장님! 이게 뭐예요?!”
미영이의 목소리가 편의점 전체를 뒤흔들었다.
삼각김밥을 진열하던 고 여사는 깜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참치마요를 떨어뜨릴 뻔했다.
“어, 어? 뭐가?”
“그 재필이요! 계속 저를 쫓아다닌단 말이에요!”
미영이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출근길에도, 퇴근길에도, 심지어 마트 갈 때도
재필이가 졸졸 따라다닌다는 것이었다.
싫다고 백 번도 넘게 말했는데 소용없다고 했다.
“뭐라고?! 그 녀석이?!”
고 여사의 머리로 피가 확 몰렸다.
“사장님이 해결해 줘요! 제발요!”
“아, 알았다. 내가 해결할게!”
고 여사는 앞치마를 벗어던지고
편의점 문을 박차고 나갔다.
멀리 갈 것도 없었다.
재필이는 편의점 앞 전신주 뒤에서 얼쩡거리고 있었다.
키 180cm가 넘는 덩치가 전신주 뒤에 숨으려니
발과 팔이 다 튀어나와 있었다.
이게 숨는 건지 광고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수준이었다.
“야! 너 뭐 하는 짓거리야?!”
고 여사가 소리쳤다.
“너 뭐 하는 짓거리야?”
재필이는 전신주 뒤에서 슬금슬금 나오더니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젊은 청년이 좋아하는 여자를 따라다니는 겁니다.
뭐, 잘못됐습니까?”
“미영이가 싫다잖아.”
“한 번 싫다고 해서 포기하면 그게 남자입니까? 끈기죠, 끈기!
백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쫓아다니며 괴롭혀?
너 스토커야? 경찰에 신고해 줄까?”
재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손가락을 탁 튀기며 말했다.
“아, 알았어요. 그럼, 안 보이게 쫓아다니면 되죠?”
“이 더러운 놈아.”
고 여사는 참다못해 소리쳤다.
“아유, 냄새. 쉰내가 코를 찌르네!
네놈이 날 쫓아다닌다고 해도 거절하겠다.
당장 몸을 깨끗이 씻고 오던가!”
재필이는 그 자리에서 멈춰 섰다.
‘내가… 더럽다고? 나는 괜찮은데.
아무 냄새도 안 나는데.’
그는 팔을 들어 겨드랑이 냄새를 맡아봤다.
음… 확실히 며칠 안 씻긴 했다.
어쩌면 열흘? 한 달? 두 달 안 씻었나?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 미영이가 더럽다고 하니 씻어야겠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뭘 못 하겠어!’
재필이는 큰 결심을 하고는 근처 대중목욕탕으로 향했다.
재필이는 당당하게 목욕탕 입구로 들어갔다.
요금을 치르고 라커룸으로 들어가 옷을 벗었다.
그 순간.
“저, 저게 뭐야?!”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왔다.
어떤 아저씨는 속옷도 안 입고 그냥 나왔다.
놀란 목욕탕 주인이 달려와 재필이를 보더니 입을 떡 벌렸다.
재필이의 온몸은 굳은때로 덮여 있었다.
팔에는 지층처럼 때가 켜켜이 쌓여 있었고,
등은 차라리 거북이 등껍질 같았다.
“당, 당장 나가!”
주인이 소리쳤다.
“그 더러운 몸으로 어딜 들어가겠다는 거야?!”
“아니, 더러우니까 목욕하러 온 거잖아요!”
재필이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듣기 싫어! 나가지 못해! 머뭇거리면 발가벗겨서 내쫓을 거야!”
“아, 뭐 이런 목욕탕이 다 있어!
내 SNS에 다 올릴 거예요! 벌점 테러 각오하세요!”
“그래, 올려 봐! 나는 너의 그 더러운 몸을 전 세계에 공개할 거니까.”
결국 재필이는 물 한 번 묻히지 못하고 쫓겨나고 말았다.
하지만 재필이는 미영이를 쫓아다니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더욱 조심스럽게,
미영이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거리를 두고 따라다녔다.
어느 날 퇴근하는 미영이의 뒷모습을
50미터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점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 나를 쫓고 있는 것 같은데?’
오싹한 기분이 들어 휙 뒤를 돌아봤다. 아무도 없었다.
‘기분 탓인가?’
그는 다시 미영이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담배를 한 대 꺼내 물었다.
후- 연기를 내뿜으며 걷다가 꽁초를 길바닥에 휙 던졌다.
찰칵!
카메라 소리였다.
“뭐, 뭐야?!”
놀라서 돌아보니 가로수 뒤에서
고 여사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다.
“아줌마! 뭡니까?!”
“꽁초를 길에다 버리는 거 찍었어.”
“그게 아니고, 왜 저를 쫓아다니고요?!”
“네가 미영이를 쫓아다니잖아.
혹시 미영이를 해코지할까 봐 그러지.”
고 여사는 당당하게 말했다.
“나 참. 좋아요. 그런다고 내가 미영이를 안 쫓아다닐 거 같아요?
내 마음은 진심이라고요!”
재필이는 씩씩하게 걸어갔다.
그리고 고 여사도 씩씩하게 그를 따라갔다.
재필이는 편의점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미영이의 퇴근 시간을 기다렸다.
횡단보도에 빨간불이 켜져 있었지만,
차가 안 오는 것 같아서 슬쩍 무단횡단을 했다.
찰칵!
또 카메라 소리였다. 돌아보니 전신주 뒤에서
고 여사가 엄지를 치켜세우며 웃고 있었다.
“무단횡단! 캡처 완료!”
재필이는 짜증이 났다. 길을 걷다가 무심코 가래침을 퉤- 뱉었다.
찰칵!
휴지를 꺼내 코를 풀고 길바닥에 버렸다.
찰칵!
재필이는 점점 지쳐갔다.
하지만 고 여사의 눈빛은 오히려 더욱 반짝였다.
어느 순간, 재필이는 급하게 오줌이 마려웠다.
그런데 근처에 화장실이 보이지 않았다.
‘일단 고 여사를 따돌려야 해!’
재필이는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좁은 골목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드디어 어느 좁은 골목 안쪽.
전봇대가 하나 서 있었다. 그 주변에는 개똥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동네 개들이 산책하면서 볼일을 보는 곳, 일명 ‘개들의 화장실’이었다.
재필이는 황급히 바지를 내리고 전봇대를 향해 오줌을 누기 시작했다.
아- 시원해.
그런데 그때, 개 두 마리가 나타나더니 그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재필은 개를 향헤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저리 안 가!”
바로 그 순간.
찰칵!
익숙한 카메라 소리가 들렸다.
“아줌마?!?!”
재필이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골목 입구에 고 여사가 헉헉거리며 서 있었다.
손에는 역시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다.
“으아아악!”
재필이는 급하게 바지를 올리다가 바지가 오줌으로 흠뻑 젖었다.
개 두 마리는 계속 으르렁거렸고, 고 여사는 계속 사진을 찍었다.
재필이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아줌마… 죄송해요…”
재필이는 울상이 되어 말했다.
“다시는… 다시는 미영이 쫓아다니지 않을게요.
제발 그 사진만 지워주세요…”
“진짜?”
“네. 진짜예요. 제발요.”
고 여사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약속이다. 근데 사진은 안 지워.
만약 약속 어기면 동네 커뮤니티에 다 올릴 거야.”
“으으으… 알겠습니다…”
재필이는 오줌 범벅이 된 바지를 입고
비틀비틀 골목을 빠져나갔다.
개 두 마리는 그제야 만족한 듯 꼬리를 흔들며
자기들 볼일을 보기 시작했다.
재필이 같은 분들 계시면, 진짜로 목욕 좀 하세요. 사랑받고 싶으면 일단 씻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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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에서는 ‘고 여사의 포상 대작전’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