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 먹은 밥보다
더 많은 똥을 쌌다.
내일은
더 이상 쌀 똥이
없었으면 좋겠다.
시작부터 다소 파격적인 단어, '똥'을 꺼내 죄송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똥'은 단순한 배설물이 아니라, 지적(知的) 찌꺼기를 은유합니다.
음식물이 소화되고 남은 찌꺼기처럼, 정보가 우리 정신에 흡수되고 가공된 후 남은 잔여물, 혹은 불순물을 뜻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식은 들어온 정보가 머릿속에서 깊이 소화되고 가공되어, 마침내 더 훌륭하고 새로운 가치를 지닌 통찰로 재탄생하는 아름다운 과정입니다.
이 지식은 글이나 말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며, 세상을 풍요롭게 합니다.
하지만 그 배출 과정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통로는 바로 말, 즉 혀를 통한 순간입니다. 특히, 사기꾼의 혀는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
그럴듯한 지식과 현란한 언변으로 듣는 이를 교묘하게 가스라이팅하고, 거짓을 진실처럼 굳게 믿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지식은 더 이상 빛나는 통찰이 아닙니다. 그것은 배설되어야 마땅할 ‘똥’입니다. 함부로 믿고 판단할 수 없는 혼돈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알맹이를 잃어버립니다.
지금은 말 그대로 지식의 홍수 시대입니다. 너무나 많은 정보가 넘쳐나고, 그것이 활용되는 방식 역시 천차만별입니다.
문제는 그 모든 지식이 진실하고 가치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배설되어야 마땅할, 가짜와 기만으로 얼룩진 똥 같은 지식이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이러한 환경은 갈수록 옳고 그름, 참과 거짓을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여기에 생성형 AI의 등장은 또 다른 불안감을 안겨줍니다. 클릭 한 번이면 방대한 양의 지식이 와르르 쏟아져 나옵니다.
우리는 이 편리함 앞에서 문득 두려움을 느낍니다. 과연 나만의 지식, '내 것'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순수한 통찰이 남아있을까?
내가 내뱉는 말과 글이, 실상은 AI가 현란하게 조합해 준 남의 지식인 경우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순간에는 간절히 이런 생각을 합니다. 머리가 텅 비워졌으면 좋겠다고.
더 이상 쌀 똥이 없는 것처럼, 머릿속이 완전히 비워져 복잡한 정보와 가짜 지식의 찌꺼기들이 사라지는 것.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해방이 아닐까요?
가끔은 그렇게 살아보고 싶습니다.
몸도 마음도 텅 비우고, 온전히 이완(弛緩)시키는 순간.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오롯이 나만 존재하는 시간. 그 텅 빈 고요의 순간을 간절히 그리워합니다.
모든 찌꺼기가 배설된 후의, 맑고 깨끗한 정신의 상태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