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감사관은 굴하지 않고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
“정의는! 용기와 만날 때! 빛을 발합니다!”
그 말에 피노키오의 머릿속에서 ‘땡~’하고 종소리가 울렸다.
제페토 아빠가 늘 밥 먹듯 하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람은 정의로워야 해, 피노키오야.”
그러고 보니, 감사관은 좀 허술하긴 해도 이상하게 믿음직했다.
피노키오는 무슨 힘이 실린 듯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 모습을 본 불독 판사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네~
10년이 지나면~ 고향에 가도~ 아무도 날 알아보지 못한다네~
나는 외로운~ 나그네일 뿐~ 정착할 곳이 없다네~
방랑하는 네덜란드인처럼~ 끝없이~ 떠도는 저주를 받는다네~”
피노키오는 그 노래를 듣고
판사가 형량을 10년 추가한다는 말이 생각나서 멈칫했다.
그러자 감사관이 일갈했다.
“입 닥쳐! 감옥에 가고 싶어?!”
그 말에 불독 판사는 하얗게 질리며 입을 손으로 막았다.
피노키오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앞으로 쓱 나섰다.
“감사관님! 저는 피노키오라고 합니다. 말씀드릴 게 있어요!”
“그래, 어서 말해보렴.”
“저는 강도들에게 죽을 뻔했고 사기를 당해 제 코인을 전부 뺏겼어요.
겨우겨우 경찰에 신고했는데,
저 불독처럼 생긴 판사가 오히려 나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어요.
이게 정의인가요?”
판사가 중얼거렸다.
“증거가 없어서… 무고죄로…”
“닥쳐!”
감사관이 호통을 치자 피노키오의 신고에 뒤이어
죄수들이 하나둘 앞으로 나와서 자신이 겪은 억울한 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저도요! 저도요!”
“제가 진짜 목격자였는데요!”
“전 진짜 그냥 배고파서 빵 훔친 거였는데…”
원통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침에 시작한 조사는 해가 뉘엿뉘엿해질 때까지 계속됐다.
마침내, 판사 체포라는 짜릿한 소식이 들려왔다.
결국, 탐욕스러운 판사는 차가운 수갑을 찰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순순히 잡혀갈 순 없었는지,
그는 돼지처럼 꿀꿀 울부짖으며 “나 억울해!”를 외쳤다.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 쳐봐도 소용없었다.
그는 결국 끌려가 버렸고,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판사의 몰락에 재소자들은 “크하하하!” 웃으며 환호했고,
피노키오는 재판을 다시 받아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버찌 할아버지는 지은 죄가 명확해서 풀려나지 못했다.
한편, 경찰은 두건과 마스크를 찾기 위해 애썼지만, 마치 땅에서 꺼진 듯 행방이 묘연했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감옥 문이 철컥 열리자마자, 피노키오는 마치 스프링 튀듯이 밖으로 튀어나왔다.
“와아아! 자유다아아!”
그는 양팔을 휘저으며 도로가 아니라 하늘을 달릴 기세였다.
공기 맛도 달았다. 감옥의 구정물 냄새는 사라지고 입안에서 박하 향이 나는 느낌이었다.
이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공주 누나와 제페토 아빠에게 달려가는 거였다.
그런데 문제는… 날씨였다.
비가 며칠째 쭉 내린 탓에, 땅은 거의 진창으로 변했다.
신발은 진흙에 쑥쑥 빠지고, 바지는 흙탕물로 범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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