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벌레! 야, 포도벌레야!!”
피노키오는 덫에 매달린 채로 온 힘을 다해 외쳤다.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피노키오가 덫에 걸리는 걸 보고, 눈물 한 방울 없이 와다다다 도망친 모양이었다.
피노키오는 순간 뒤통수가 얼얼했다.
“와… 진짜, 얘가 이럴 줄 몰랐네…”
덫은 피노키오의 다리를 꽉 잡고 있어서 움직일수록 더 아팠다.
무섭고 서럽고, 목은 여전히 말라서 피노키오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
“훌쩍… 흑흑… 포도도 못 먹고… 으아아앙…”
그 울음소리에 숲이 또 한 번 뒤집어졌다.
동물들이 전부 고개를 내밀며 짜증을 터뜨렸다.
“아 진짜, 또 쟤야?”
“아직도 안 갔어?”
“피노키오! 제발 입 좀 닫아줘. 우리 잠을 자야 한다고!”
“조용히 좀 해라, 조용!”
그런데 그때—
저벅, 저벅, 저벅…
뭔가 무겁고 단단한 발걸음 소리가 숲속을 휘저었다.
순식간에 숲속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귀뚜라미도 입을 다물고, 올빼미도 눈을 감았다.
피노키오는 울음을 멈춘 채 얼어붙었다.
그리고 마침내 덩치 큰 농부가 나타났다.
밀짚모자에 턱수염은 무슨 산타 할아버지처럼 무릎까지 늘어졌고,
옷은 흙먼지로 뒤덮였다.
그는 덫 근처에 다가와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뭐야? 족제비냐?”
피노키오가 울먹이며 고개를 들었다.
“아니에요… 족제비는 무슨… 저 피노키오에요…”
농부는 피노키오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말했다.
“너 뭐 하러 포도밭에 들어왔어?”
“목이 말라서요… 포도 몇 알만 따먹으려다가…”
“아하~ 포도를 훔치러 왔다는 거구나.”
“엥? 훔치다니요? 그런 무서운 단어는 쓰지 마세요!”
“그럼, 뭐냐, 드시러 오신 거냐?”
“그렇다기보단… 그냥… 잠깐만… 목 좀 축이려고요…”
“허락받았냐?”
“아뇨, 그런데…”
“그럼 훔친 거지. 단순한 논리잖아?”
피노키오는 억울해서 손을 흔들었다.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진짜 억울해요!”
농부는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거짓말까지 아주 능숙하구나. 닭도 네가 잡아간 거 맞지?”
“네??????”
“우리 집의 닭 여덟 마리가 며칠 전에 없어졌는데,
너지? 딱 보니까 너네!.”
“저 진짜 아니라니까요! 갑자기 웬 닭이 나오나요?
저는 그저 포도를 따 먹으려고 밭에 들어간 것뿐이라고 몇 번 말해요?”
농부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포도를 훔친 놈은 나중에 닭도 훔치게 돼 있어. 이게 바로 인생의 진리야.”
피노키오는 멘붕에 빠졌다.
“아니… 그게 왜요? 포도랑 닭이 무슨 상관인데요…?”
“끝내 반성하지 않는구나. 오냐! 절대 잊어버리지 않게 본때를 보여 주마!”
농부는 덫을 풀더니 피노키오의 목덜미를 꽉 잡았다.
“자, 가자. 포도 도둑놈아!”
그러고는 피노키오를 마치 개처럼 질질 끌고 갔다.
하지만 진짜 개도 그렇게는 안 끌려갔을 것이다.
피노키오는 발이 땅에 질질 끌리며 소리쳤다.
“아아악! 이건 폭행이야! 폭행이라고요!!”
농부는 들은 척도 않고 집 앞마당에 도착하자마자,
피노키오를 바닥에 내팽개치더니 발로 목을 누르며 말했다.
“오늘은 늦었으니 그만 자고 내일 두고 보자꾸나.”
피노키오는 눈을 끔뻑였다.
“잔다고요? 지금요? 여기서요?”
그런데 농부는 진심이었다.
“마침 집 지키던 개가 오늘 죽었으니, 네가 대신 그 일을 해야겠다.
네가 우리 집 경비견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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