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글쓰기 스레드로 퍼스널 브랜딩하기
데이터 드리븐 디자인을 5년 동안 운영하면서 요즘 그 어느 때보다 퍼스널 브랜딩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상대적으로 트래픽을 얻기 쉬운 스레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계정을 성장시키는데 도움을 줄 서비스를 만들기로 결심했죠. 숏폼 글쓰기는 내가 알고 있는 전문성의 핵심만 요약하는 글쓰기를 연습함과 동시에 타깃 오디언스가 어떤 소재의 콘텐츠에 더 반응하는지를 빨리 캐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생각과 함께 'My Threads Insight'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남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합니다. 고객 중심, 시장 중심의 사고에서 당연한 얘기입니다. 하지만 대중들의 단편적인 관심을 너도 다도 파는 장사꾼의 마인드보다는, '나'와의 관계 속 존재하는 '너'가 원하는 얘기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러로서 접근하는 것이 이 말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들은 화자의 배경과 캐릭터에 따라 같은 얘기도 다르게 반응하니깐요.
그래서 일단 스레드를 시작할 때는 저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그리고 에이전시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전문적인 이야기들로 주제를 나눠서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거대한 카테고리라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을 갖기 전에 저는 스스로가 굉장히 정체성이 잘 확립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디자이너로서의 비전, 프로세스, 클라이언트들을 이끄는 방식에서 확실한 일관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브랜딩에서 이러한 특징들은 세상 속 원소기호처럼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스토리를 통해 '인식'되는 것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어떤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
이 단순한 질문은 때로는 굉장히 무겁게 다가옵니다. 내가 잘하는 것과 사람들이 궁금한 것을 매칭시키는 이 사고실험은, 관심사가 많고 스스로 잘하는 것도 많다고 믿는 저 같은 '자아 비대증 환자'에게는 마치 다이소에서 이번주 필요한 물건을 5개만 골라보라는 선택장애유발 미션과도 같습니다.
저는 뇌가 간지러우면 꼭 긁어줘야 하는 사람입니다. 지나가는 정보가 뇌를 한번 건드리면 결론을 내야만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한 가지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 이러한 나 자신을 더 이해하기 위해 저의 산만함을 굳이 제어하지 않고 일단 무작정 많은 글들을 스레드에 올려봅니다.
우리는 소셜미디어의 피드 속에서 너무나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갑니다. 알고리즘이 골라주는 글들과 시선처리.. 모두 중력과도 같은 수직의 움직임을 따라갑니다. 이런 경향은 스레드에서 내 글을 살펴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같은 정보라도 어떻게,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따라 뇌가 받는 자극이 달라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래는 이런 생각을 갖고 만든 My Threads Insight의 첫 페이지입니다. 사용자는 월별로 자신의 모든 글들을 불러올 수 있으며, 주별로 묶어진 글들이 작가의 컬렉션처럼 보이길 원했습니다. 스레드에는 제목과 본문의 개념이 없지만 사실 숏폼 콘텐츠의 첫 문장은 썸네일과도 같습니다.
따라서 첫 문장을 제목처럼 보이게 했을 때의 효과는 유저입장에서 자신의 글을 가장 대표하는 첫 문장을 다시 금생각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크게 보이는 글들은 유저들의 반응이 좋은 글들입니다.
아직 레이아웃이 이븐 하지 않네요...
이제 지난 4개월 동안 쓴 글들을 위 화면들로 살펴보면서 이제 어떻게 본격적으로 분석을 할까를 고민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 분석의 궁극적인 목적은
다음에는 어떤 글을 쓸 것인가?
의 단서를 찾는 것입니다.
잘 쓴 글의 소재, 내러티브 방식은 마치 요리의 재료와 레시피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완벽하게 분석하 기는 건 불가능하지만 사실 객관적인 지표들로 골라진 잘 쓴 글들을 모아 보여주는 것이 나만의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의 첫 단계일 것입니다.
그럼 퍼스널 브랜딩 관점에서 어떤 글들이 잘 쓴 글일까요?
저는 이 영역에 대해서는 스레드 초기부터 지금까지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르코'님의 뉴스레터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https://maily.so/lecor.amob/posts/1802113 a
PMF(Product Market Fit)을 FMF(Follower Market Fit)이라는 개념으로 치환한 것인데요, 즉 팔로워는 크리에이터에게 일종의 전환과도 같습니다. 아쉽게 스레드 API에서는 기간별 팔로워 변화량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간접 지표로 프로필 방문 수와 인게이지먼트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보통 활발한 인터랙션이나 프로필 방문은 팔로워 전환 전후로 발생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각 세부 지표들과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조회수: 소재에 대한 대중의 관심
참여율: (좋아요 × 1 + 댓글 × 2 + 리포스트 × 3) ÷ 조회수
참여량: 좋아요 × 1 + 댓글 × 2 + 리포스트 × 3
즉 조회수는 화재성을 얼마나 잘 건드렸냐, 참여율은 그 글의 퀄리티를 의미하며, 참여량은 이 둘을 절충한 지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세 가지 카테고리의 탑 10~20에 모두 포함되는 글이 있다면, 그 글의 소재 선정과 서술 방식을 깊게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디자인과 개발자를 모두 화자로 한 글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일단 여기까지가 My Threads Insight의 3주 차 진도였습니다.
글을 잘 써보려는 욕구 > 퍼스널 브랜딩 관심 > 나를 알리고자 하는 글쓰기 > 도움을 주는 서비스 만들기
점점 자아가 다시 커지는 것을 느끼지만 정신줄 부여잡고 빨리 테스트를 해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하네요!
https://www.threads.net/@dddesign.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