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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망 Jul 14. 2022

자세히 보아야 그렇다

어여삐 여기기 위한

나태주 시인님의 글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는 시가 있죠.


저는 오늘,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들었죠.

올려주기 위한 호칭이 아니라, 비아냥이었습니다.

"아이고, OO 사장님 전화를 하사하셨습니까?" 라는.


아, 상대에게는

제 전화가 반갑지 않구나 하는 느낌이 확 들었습니다.

그러자 서운해졌어요.

제가 자료 요청을 몇번 했지만,

상대방이 먼길 설명하러 오지 않도록 하기위해 최대한 친절했었으니까요.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했다고 생각했기에 더 서운했나봐요.


사실 오래 곱씹었어요.

그러다 문득,

제가 배려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게 생각 났어요.

그러니, 당연히 상대는 제가 그를 위해 무얼 했는지 모르겠지요.

그 상대방 외에 저와 친분이 있는 이들은,

제가 어떻게 배려하는지, 어떤 노력을 하는지 알고 있으니,

당연히 제 노력을 폄하할 일도 없습니다.


저를 자세히 보았으니, 더군다나 애정까지 가지고 바라보았으니

제 노력이 온전히 보였겠지요.


하지만 저를 짧은 시간 중에 본 상대는,

저의 노력을 온연히 알아줄만큼 저를 알지 못하겠지요.

그게 세상의 이치인가 싶었습니다.


생색내는 것이 싫어 굳이 전달하지 않은 저의 배려들은

오늘 허공에 뿌려졌지만,

저는 오늘부터 상대를 자세히 봐보려고 합니다.


또 아나요.

제가 눈을 마주치고 아름답다 해주다보면,

상대가 또 저를 오래 바라봐줄지.


그저 제 인생에 조연일 뿐인 상대가

꽃으로 다가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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