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님의 글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는 시가 있죠.
저는 오늘,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들었죠.
올려주기 위한 호칭이 아니라, 비아냥이었습니다.
"아이고, OO 사장님 전화를 하사하셨습니까?" 라는.
아, 상대에게는
제 전화가 반갑지 않구나 하는 느낌이 확 들었습니다.
그러자 서운해졌어요.
제가 자료 요청을 몇번 했지만,
상대방이 먼길 설명하러 오지 않도록 하기위해 최대한 친절했었으니까요.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했다고 생각했기에 더 서운했나봐요.
사실 오래 곱씹었어요.
그러다 문득,
제가 배려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게 생각 났어요.
그러니, 당연히 상대는 제가 그를 위해 무얼 했는지 모르겠지요.
그 상대방 외에 저와 친분이 있는 이들은,
제가 어떻게 배려하는지, 어떤 노력을 하는지 알고 있으니,
당연히 제 노력을 폄하할 일도 없습니다.
저를 자세히 보았으니, 더군다나 애정까지 가지고 바라보았으니
제 노력이 온전히 보였겠지요.
하지만 저를 짧은 시간 중에 본 상대는,
저의 노력을 온연히 알아줄만큼 저를 알지 못하겠지요.
그게 세상의 이치인가 싶었습니다.
생색내는 것이 싫어 굳이 전달하지 않은 저의 배려들은
오늘 허공에 뿌려졌지만,
저는 오늘부터 상대를 자세히 봐보려고 합니다.
또 아나요.
제가 눈을 마주치고 아름답다 해주다보면,
상대가 또 저를 오래 바라봐줄지.
그저 제 인생에 조연일 뿐인 상대가
꽃으로 다가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