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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망 Jul 29. 2022

나이를 먹었다

측은지심이 느껴져

싫어하는 행동들은 누구나 있죠.

저는 걸으면서 먹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엄마가 개걸스럽다며 엄청 혼냈던 행동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

샌드위치를 우걱우걱 먹으면서 길을 걷는 이를 지나쳤어요.

그를 보며, '치열하게 사는 청춘이구나'하는 생각이 스쳤죠.

예전 같았다면 어떻게 길을 가면서 먹을 수 있지? 했었을텐데.

일면식도 없는, 다시 볼일 없는 그 분의 사정을

헤아려 보고 있는 제 스스로가 의아했어요.



길을 걸으면서 먹어본적은 없어도

기차 시간에 쫒겨 서서 빵을 먹고

그 와중에 피곤해서 커피를 원샷하던 제 모습이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갔나봐요.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원하지 않아도 마주하는 상황들이 많잖아요.

어떨 땐 떠밀려서 선택하기도 하고요.


예전엔 그런 선택들에 NO!를 외치지 못하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이제 그런 상황에서 고개 숙여본 경험이 있는 어른이 되고 나니

정해진 것들이나 상식에서 벗어나 있는 많은 것들에

관대해지는 것 같아요.


나이를 먹었다는 건,

이해의 폭이 조금이나마 넓어지는 건 아닐까요?

오늘은 곧 다가올 불혹이 서글프지 않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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