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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망 Aug 09. 2022

공감대 형성의 위험성

비슷한 점을 찾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혼자만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떠들기는 어렵지요.


대화가 끊어져도 괜찮은 상대방이라면, 

걱정할 필요 없이

필요한 대화만 하고 돌아서면 그만이지요.


하지만 우리네 생활이 

꼭 그런 사람들만 만나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일이 자주 있습니다.

대게는 업무상의 이야기로 스쳐지나가면 되지만,

장시간 함께 업무를 하다보면

가벼운 이야기들을 계속 하게되죠.


누구의 인생에도 그러하겠지만,

밝거나 어두움, 즐겁거나 화가나는 ,

높고 낮음이 있죠.


그러다보면 누군가와 접점이 생기는 경험을 했을 수 있어요.


주로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할 때의 떨림,

소풍가기 전날 밤의 설렘,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마주했을 때의 상실감,

궁합이 맞지 않은 주변인과의 마찰에서 느끼는 분노,

이런 것들은 흔하게 공감할 수 있는 분야이죠.


그런데 그런 분야의 대화가 시작되면,

"아, 당신도 같은 경험을 하셨군요.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에서 끝나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럼, 00도 해봤어요? 00에서는 00 느낌 못받았어요?"

로 대화의 분야가 확장되기 마련입니다.


공통점이 두세개 정도는 겹쳐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같은 가족끼리도 취향과 성향에 따라 공통분모가 없기도 하잖아요.


그러다보니, 저는 요즘 대화가 확장될 때마다 무섭습니다.

이 대화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하고요.

서로의 다름을 찾아내어, 어색한 침묵이 흐를 때까지. 계속되겠지요.


오늘의 대화는

결혼 생활에 대한 불평으로 끝났지요.


남편의 부모님과 부인의 부모님의 성향이 다르다는 이야기로 시작해

상대방은 그러하여 결혼생활이 힘들다는 이야기로 종료되었지요.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어색한 침묵으로 종료하지 않기 위해

아주 약간의 불편함을 크게 확대해서 상대에게 전해주고

대화를 끝내었습니다.


이런 대화가 무엇을 위해 필요한가 싶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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