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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망 Oct 26. 2022

일희일비

즐기라는 순간은 안 즐기고.

요즘은 하루에도 여러 계절이 오고가고 있지 않나요?

아침에는 패딩을 입었다가,

히터가 나오지 않는 사무실에서는 가디건을 입고도 덜덜 떨다가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는 가디건을 입고 나갈까 패딩을 입을까를 고민하곤 하죠.

밥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는 반팔을 입은 사람들이 보이는 건 말할 것 없죠.

그렇게 들어온 사무실에는 땀냄새가 가득가득합니다.


날씨가 이러니, 당연하게도

시시각각 하늘도, 콧등에 스치는 바람도, 햇빛도 다릅니다.

하지만 그런 조그마한 변화에는 귀기울이지 못하고 살고 있죠.


그런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변화에는 무디면서,

상사의 기분에는 몸을 내밀어 반응하고 있는 제 자신이

오늘은 좀 안쓰럽고 쓰다듬어 주고 싶네요.


요 며칠 같이 해야하는 업무에 대해 보고하면,

혼자 슥슥 해대는 상사를 보며

내가 못미더운건가. 나를 견제하는 건가. 

그냥 본인이 너무 바빠서 나한테 시키는 것조차 생각할 겨를이 없는건가.

내가 바빠보여서 본인이 하는걸까.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있다가 

그저 나는 내 일을 해야지 하며 일에 몰두했죠.


그러다가 저에게 일을 한두가지 시키면,

나한테 기분이 나쁜건 아닌가? 하는

꼬리를 무는 생각들에서 헤어지지 못하면서요.


누군가가 같은 상황을 상담한다면,

너와 그는 다른 사람이니,

그저 너는 너대로 살아라. 라고 할텐데 말이예요.


잘 안되네요.

오늘의 저는 즐기라는 순간의 날씨 대신,

상사의 순간적인 기분들에 허우적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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