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망 Mar 29. 2022

사치하다.

고단함을 치환하는 가치에 대하여

효용가치와 그 가치가 지속되는 시간에 비해 비용이 들어간 것을 사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명품백이 사치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그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얘기지만요)

그 비용은 무지막지하게 비싸지만,

그 가치가 사라지지 않고,

더러는 그 가치가 오르기도 하며

"가방"이라는 물건이 해야하는 일,

말하자면 물건을 수납하여 들고 다닐 수 있게 하는 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

거기에 들고다니는 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지 않아요?


하물며 좋은 식사는

배를 채워 에너지를 공급하는 효과라도 있기라도 하죠.


하지만 꽃은 좀 달라요.

저는 꽃이 정말이지 사치라고 생각합니다.

꽃은 그 향으로 후각을 만족시키고,

보기에 예쁘다는 가치 뿐이 없는데다가 

화무십일홍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에 그 가치마저 사라지잖아요.

후리지아 한단을 살 때 비단 5천원도 안되는 돈이 쓰더라도,

그 짧은 시간에 냄새를 맡는데 사기 위해서는 큰 돈이라는 얘기가 오늘 꼭 하고 싶네요.


오늘 저는 지치는 하루를 보냈어요.

오늘 저녁만큼은 저에게 사치해야겠다 싶은 생각이 치밀어 올랐구요.

그래서 오늘을 후리지아를 한단 사서 귀가합니다.

제가 짧은 찰나의 즐거움을 위해 돈을 벌었다는 기분이 들도록.


오늘 넘어진 건 조금 아팠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게 작은 사치를 선물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듣고 싶지 않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