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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망 Jun 04. 2022

내가 나설 차례인가?

아니야, 위험해!

쏟아져 내리는 일들 사이에서

꼭 내가 아니라 누군가 다른 사람이 해줘야만 하는 일들이 있잖아요.

내가 능력이 없어서도 아니고,

다만, 그 일을 대표할 직함이 없어서일 때가 있죠.


오늘은 그런 일들이 있었어요.

저는 그 일을 처리하는 실무자인 덕분에, 많이 알고 있지만,

결정할 직함은 아니기 때문에 대표성도 없고, 당연히 앞에 나가서 말을 할 수 없는 분야의 일이요.


상대쪽은 꽤 높은 직함의 분이 질문하셨기 때문에

제 상사분이 그 호출에 응해주셨어야 했어요.


나서서 말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후환이 무서워서 참았어요.


그 이야기를 남편에게 했더니, 말하더군요.

"네가 말하고 싶었던 욕구는

 네가 너의 상사보다 낫다는 걸 보이고 싶었던 것인지,

 너 혼자 이 문제를 실제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인지".

한대 맞은 것 같이 멍해지더라구요.


맞아요. 

결국 상사의 결정이 없다면, 저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죠.

순간의 객기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손을 들고 무책임한 발언을 할 뻔 했어요.


엄마가 어린 날의 저에게 가끔 해주셨던 말이 있습니다.

"지금의 체제가 마음에 안든다고 불복하면 악법도 법이라는 세상의 순리에 지는 거다.

 억울하다면, 바꿀 수 있는 자리에까지 올라가려무나"


오늘은 결정할 수 있는 자리가 아쉬워지네요.


하지만 오늘은 넘어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크게 다칠 뻔한 행동의 유혹을 잘 참아넘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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