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그토록 멋지고 튼튼해 우러러보던 소나무 한그루가 한 해 한 해 모진 세월 속 축 처진 가지를 보며 한없이 마음 한편이 저려 온다.
알고 있나요.?
당신은 내 처음 사랑이었다는 걸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무조건 적인 존재 그 자체였다는 걸
당신과 처음 했던 봄날의 장날 데이트
미용실 단칸방 중앙 우리의 멋진 무대
그대는 랄랄라 노래하고 나는 두 손 힘차게 하늘을 찌르며 춤추고, 어느 하나 부러운 것이 없어 빠진 앞니 두 개를 내밀며 깔깔깔 웃던 그때
때로는 다가서기 힘든 공기들이
넘어가기 힘든 벽들이 당신과 내 앞을 맴돌았지만
먼저 다가가 손 내밀지 못한 내 자신이 무척이나 부끄럽고 안쓰러워요
이제라도 두 팔 벌려 당신께 달려갈게요
이제라도 당신의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켜 줄게요
지켜봐 줘요 그대의 삶의 끝에서 눈물이 아닌 미소로 날 바라볼 수 있도록 해드릴게요
당신의 노래 한 자락이 그리워지는 새벽녘입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할게요.
사랑입니다.
내 아버지
부디 나와 함께 오랫동안 두 손 마주 잡고 춤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