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편, 내 편

나는 그냥, 사이좋게 지내고 싶었을 뿐이야

by 하루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어김없이 ‘무리’가 생긴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무리들은 서로를 견제하며
‘니 편, 내 편’을 나누기 시작한다.



그 안에서는
누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도,
누가 누구의 말에 서 있어야 하는지도
조용하지만 뚜렷하게 나뉘어 있었다.

‘여기선 이 말 해야 하고,
거기선 저 말 해야 하는’
그런 눈치의 공식이 생겨난다.




A와 B, 그리고 나


A무리가 있었다.
그들은 항상 자신들이 옳다고 믿었다.
틀린 게 있어도 잘 인정하지 않았고,
자신들의 방식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여겼다.


그러다 보니
타인의 방식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자신들의 논리를 정당화하고
그걸 강요하려 했다.


반면 B무리는
그런 A무리를 보며 말했다.
“자기들만 아는 사람들이야.”
“이기적이고, 자기합리화에 빠져 있어.”


하지만
B무리도 스스로의 잘못은 말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A무리와 다르다고 믿지만
실상은 똑같은 방식으로 서로를 밀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나는 있었다.

C의 자리, 어느 쪽도 아닌 곳




A무리가 B무리를 비난할 땐,
나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B무리가 A무리를 이야기할 땐,
그 말도 틀리지 않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종종 말했다.


“둘 다 비슷해. 사실은 같은 방향으로 뭔가 놓치고 있는 거 아닐까?”

하지만 그 말은 양쪽 모두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는 나를 “애매하게 서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고,
B는 나를 “자기 말만 옳다는 사람”이라고 했다.


결국,
나는 아무 쪽에도 서지 않았지만,
아무에게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내가 조심스럽게, 혹은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말을 조심스레 꺼내면,
“왜 너는 돌려 말하냐”고 했고

직접 말하면,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 둘 모두에게
서운함을 주는 사람이 되었고

나는, 점점 말이 줄어들었다.


말을 아낀다는 건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상처가 쌓였기 때문이었다.




"누군가는 너도 선택하라고 말했지만
나는 애초에 편을 나누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나는 그냥, 조용히 잘 지내고 싶었을 뿐이다.
누구에게 상처 주지 않고,
누구의 편에만 서지 않고,
그냥 그들 모두와 나쁘지 않게 지내고 싶었던 것뿐이었다.


사람들은 자꾸 편을 나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선 사람에게, 어느 편이냐고 묻는다.

나는 그 질문이 늘
참 답답했다.

왜 꼭 편을 나눠야만 하는 걸까?
왜 조용히 중간에 서 있는 사람을
‘의견 없는 사람’이라고 여길까?




나는 그냥, 조용히 사람들과 지내고 싶었던 사람일 뿐이다.


그걸 이해해주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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