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원하는 바를 이루었다는 게 중요한 거지

성공보다 더 어려운 건, 남의 성공을 인정하는 용기였다

by 하루


나의 친구는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와 삶의 방식이 비슷했다.

그 친구와 나는 같은 대학을 함께 중퇴했고,
같은 회사를 다녔다.

철없이 놀았고, 저축 따위는 하지 않았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난 “일단 해보자”였고, 친구는 “조심하자”였다.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했다.


“나중에 좋은 차 타고 휴게소에서 사진 찍자.”


그렇게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갔다.

그러다 20대 후반
우리는 서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나는 사업과 투자로,
친구는 안정적인 직장을 택했다.

2년쯤 지나 연락이 왔다.


“잘 지내냐? 나는 이러쿵저러쿵 지내고 있어.”
“열심히 일하네? 난 사업이 잘 안 돼서 붕어빵 장사나 하게.”
“나는 월급쟁이로 만족하고 있어~나중에 기회 되면 이직할지도ㅋ”
그렇게 우리는 안부만 나누고, 또 시간이 흘렀다.


얼마 뒤 또 연락이 왔다.


“어, 나 이번에 조금 더 큰 회사 면접 본다. 서류 통과했어 ㅋㅋ”
“오, 대박이네. 나는 붕어빵 장사 접었어 ㅋㅋ 신고가 너무 많더라.”
“면접 끝나고 연락할게. 그래도 잘해봐라 ㅋㅋ”


그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대기업 취업이 될까?’

한편으로는 솔직히 부러웠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땐 누구보다 성공해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봐, 나 이렇게 잘 살고 있어."라는 걸.


하지만 그땐 자신감과 자만에 휩싸여
뒤를 돌아볼 줄 몰랐고, 무엇이 중요한지도 몰랐다.




몇 달 뒤 또 연락이 왔다.


“합격했어. 지금 서울로 OT 교육받으러 가는 중이야 ㅋㅋ 복지가 어쩌고 저쩌고…”


나는 시기와 질투에 눈이 멀어,
뒷이야기를 잘 듣지도 않았다.

똑같은 대학, 똑같은 이력인데
왜 너는 대기업이고, 나는 이 모양일까.

나는 멈춰 있는데, 그는 점점 나아가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친구가 말했다.


“너도 우리 팀에 한번 지원해 보지 그래? 자리 있다고 들었어.”


그 말을 들은 즉시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준비해 지원했다.

'서류 통과'

기분은 날아갈 듯했다.


“그래. 너랑 나랑 비슷하잖아. 나도 당연히 붙겠지!”


그리고 맞이한 대면 면접.




결과는 참담했다.

‘불합격’

친구에게 연락이 왔고, 나는 괜찮은 척했다.


“면접 어땠어? 내가 팀장한테 한번 물어볼까?”
“아냐, 물어보지 마. 말도 잘 못해서… 아마 떨어졌을 거야 ㅋㅋ”


나는 이미 방어적인 회피를 준비해 뒀고,
친구는 궁금해서 팀장에게 물어봤다더라.

돌아온 말은 이랬다,
지원자들이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전반적으로 수준이 안 좋았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친구에게 면목이 없었고, 무엇보다 너무
치욕스러웠다.


그 이후로 나는 연락을 피했다.

전화가 와도 바쁘다는 핑계로,
카톡도 읽고 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지금은 다시 직장생활을 하며 잘 지내고 있다.

어느 날,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나도 너랑 같다고 생각했는데,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서 네가 질투 났었어"
"너만 잘 사는 것 같아 괜히 속상했어.”


친구는 말했다.


“그래서 지금도 그러냐?”
“지금은 어때?”




나는 대답했다.


“지금은 그냥 내 생활에 집중해"
"글도 쓰고, 일도 하고, 운동도 하고, 이렇게 사는 게 좋고, 행복해.”


그리고 친구는 조용히 말했다.


“네가 원하는 바를 이루었다는 게 중요한 거지.”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는 일은 나를 지치게 할 뿐이었다.

나의 속도, 나의 방향, 나의 삶.

지금 내가 진심으로 살고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잘 가고 있는 거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니 탓이야? 내 탓이야? 누구의 탓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