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뮤직톡톡

내 인생의 히트곡 5

뮤직톡톡

by 와칸다 포에버

<군 복무 시절>


이 시기는 강제적인 아이돌 음악의 부흥기였다. 고립된 공간에서 2년 가까이 여 간부, 취사반에 일하러 오시는 아주머니 등이 아닌 이상 여자를 볼 기회가 없어 여가수를 찾는 것인지 이런 모습들이 전승되어 전통의례를 하듯 여자 가수 음악을 찾아 듣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군대에서 생활하면 정말 지겹도록 여자 아이돌들의 노래를 듣고 노래와 멤버들의 이름을 익히게 된다. 그러다 내가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인지 그냥 습관처럼 보는 것인지 모르는 상황에 빠진다.


소녀시대 – 훗

https://youtu.be/F4-SxcCO5d0

군대에 있는 동안 다양한 소녀시대의 노래를 들었지만 내가 있던 곳에서는 이 노래가 가장 인기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 TV를 보고 있을 때마다 소녀시대는 활을 쏘고 있었다. 조금 여유가 생길 때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귀에 자주 익었다. 이전에 발표된 노래들은 완전 신병이었기에 이런 것에 관심 가질 시간도 없었다.


CNBLUE – 외톨이야

https://youtu.be/BRIGlW12qpk

훈련소에 있을 때 나왔을 텐데 훈련소에는 TV가 없어 보지 못 했다. 자대 배치를 받고 식당에서 첫 식사를 하는데 이 노래가 나왔다. FT아일랜드는 아닌 것 같은데 밴드 음악이라 이 사람들은 누군지 궁금해했던 기억이 난다. 가사가 괜히 갓 입대한 나를 놀리는 것 같아 우울했다. 내 군대 선임도 이 노래의 이름이 자신을 말하는 것 같아 마음에 안 들어서 싫다고 했던 노래다. 하지만 반응과 다르게 애국가 듣듯 MTV에서 들었던 노래다.


김동률 - 동반자

https://youtu.be/mQqHcXgCeAk

부대 안에서는 보안 때문에 MP3가 아닌 CD 플레이어를 써야 했다. CD도 복제 CD가 아닌 정품 CD를 들어야 했다. 누나가 김동률의 음악 CD를 모두 가지고 있었고 군에서 복무하는 동안 김동률의 목소리로 휴식 시간을 보냈다. 내 처지가 스스로 보기에 불쌍했는지 김동률의 노래는 나를 치유하는 노래였다. 특히 무릎을 다쳐 군 병원에서 수술하면서 2~3개월 쉬게 되었는데 병상에서 힘든 시간을 달랠 수 있었다.


시스타19 – Ma boy

https://youtu.be/X6XXia5B2Wg

완전체 씨스타가 신나는 곡을 많이 선보였다면 효린, 보라의 시스타19는 꿀렁꿀렁 그 자체였다. 병영식당에 있는 TV와 컴퓨터를 활용해 뮤직비디오를 보여주곤 했는데 영상이 몇 개 안 되다보니 4~5개 정도 뮤직비디오가 돌림노래처럼 무한 반복되어 나왔다. 처음에는 달달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발을 들였다가 그 늪에 빠져버려 벗어날 수 없는 곡이었다.


에프엑스 – Hot Summer

https://youtu.be/z-rftpZ7kCY

병영식당에서 돌림노래로 들었던 노래 중 하나. 너무 덥다고 외치는 이 노래 뮤직비디오를 보면 정말 더운 마음에 찡그리는 얼굴은 볼 수 없다. 시원하게 입어서 덥다고 외치는 모습들이 너무 발랄해 그냥 넘어갔을 뿐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더운 것은 삼복더위에도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었다. 이열치열이라고 했던가. 온도가 끓어오를 듯 더운 복날. 식당에서 이 노래를 들으며 삼계탕을 먹었을 때. 그것이 바로 밀리터리 버전 피서였다. 여기에 불어오는 약한 선풍기 바람과 에어컨 바람의 조화. 그렇다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진 않다.


군대에 있는 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남성 패션 잡지를 탐독했다. 옷, 음악, 식당 등 소개하는 페이지를 보며 전역하면 꼭 경험해보리라고 다짐하며 내 작은 수첩에 이것저것 적어 놨다. 알지도 못하는 미지의 장르의 그들. 대부분 힙합이었는데 전역 후 힙합을 들으며 소위 ‘힙찔이’라 불리는 잘못된 힙합의 세계에 아주 잠깐 잠식된 적 있었다. 산전수전 다 겪어본 사람인 척하며 껄렁껄렁 다니고 눈빛도 약간 불량한 그 느낌. 금방 벗어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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