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 부모 예능의 하이브리드
‘요리’ 하면 백종원, ‘개’ 하면 강형욱, ‘육아’ 하면 오은영. 미디어를 통해 자주 접하는 전문가들이다. 요리, 반려동물, 육아 등 분명 다른 방송사이지만 비슷한 구성과 출연진에 똑같은 방송을 보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런 느낌이 이들을 더욱 각 분야의 고유명사로 느껴지게 만든다. 더 뛰어난 전문가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방송에 능숙하고 자주 나오는 전문가가 우리 눈에는 이들이 최고의 전문가다.
유사 방송이 많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기본 시청 층이 있기 때문이다. 쉽게 질릴 수 있다는 약점이 있지만, 위험을 안고 호불호가 갈리는 방송을 제작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시청률을 내는 방송이 제작자 입장에서 구미가 더 당길 수 있다.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도 유사 방송의 이미지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오은영 박사가 나온다는 것부터 그렇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방송이 큰 성공을 거뒀고 육아 솔루션의 대명사 같은 이미지를 얻었다. 그래서 전문가로 나왔던 오은영 박사도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너무 큰 역할을 했기에 어떤 방송을 나와도 오은영은 육아. 육아하면 오은영이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다. 그래서 오은영 박사가 나오는 이 방송도 겉만 보면 어떤 내용일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른 재미를 찾을 수가 있다. 이 방송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소중한 내 아이가 주가 된다. 그렇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또 다른 주인공이 있다. 바로 부모님이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는 아이의 문제점을 관찰 및 파악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훈육, 교정하는 데까지 집중했다면 이 방송은 원인을 아이에게서만 찾지 않는다. 아이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부모에게서 찾는다. 그렇다고 단순히 부모에게 아이가 이렇게 된 것에 대한 책임을 돌리는 것이 아니다. 부모가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 부모의 성향은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를 돌아본다.
면면을 살펴보면 부모의 문제도 부모의 어릴 적 가정 형편이나 교육 등 여러 가지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그것들이 부모의 삶과 훈육방식에 영향을 준 것이다. 아이의 행동은 사소한 것이 아니라 오래되고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원인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된다. 이 방송은 육아를 여러 방면에서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 큰 강점이 있다. 그래서 아이의 행동 교정만이 아닌 부모의 실수나 과거를 돌본다.
사람은 대를 이으며 살아간다. 항상 정해진 나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서 시작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간다. 아이의 부모도 누군가의 나이 많은 아이이며 금쪽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인간의 성장은 기한이 따로 없다.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는 이를 느끼게 하는 방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