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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칸다 포에버 Sep 17. 2019

라떼 장인이 되지 않는 법

Latte is a horse



인턴


“라떼(나 때)는 말이야.” 자신의 소싯적을 예시로 시작하는 누군가의 라떼. 우유를 곁들인 라떼는 맛이 부드럽다. 하지만 이 라떼는 샷을 많이 추가했는지 너무나 쓰디써 거부감이 든다. 하지만 지금 거부감을 느끼는 나도 언젠가는 사람들이 기피하는 라떼 장인이 될지 모른다.


남자(Man)와 설명하다(Explain)를 합친 말인 ‘맨스 플레인’(Mansplain)은 어느 분야에 대해 상대가 잘 모를 것이라는 기본 전제를 갖고 대체로 남성이 무턱대고 아는 척 설명하려고 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소위 ‘꼰대’라 불리는 사람들이 가지는 특성 중 하나다.


물론 그들의 능력과 경험을 무시할 순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비슷한 인생 사이클을 겪기 때문에 배울 점이 있다. 하지만 학습, 노동, 성취, 은퇴라는 과정에서 겪는 질서는 보통 수직적이다. 수평적인 인간관계는 갖지 못한다. 조직이 원하는 삶만을 살다가 편협한 세계관에 갇힌 우리는 수직적으로 설명만 하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생각하지만, 상대에겐 거부감을 주는 존재로 여겨지게 된다.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전화번호부를 만드는 회사에서 40년간 일했던 벤 휘태커(로버트 드니로)는 젊은 직원들로 가득한 온라인 패션몰 회사에서 시니어 인턴으로 일하게 된다. 나이 많은 벤을 회사인 CEO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은 탐탁지 않아한다. 하지만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모습, 순간순간 드러내는 삶의 지혜를 보며 점점 마음을 열게 된다.


앤 해서웨이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은 줄스는 여유가 없다. 젊음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 벤은 그런 줄스를 다독이며 힘낼 수 있게 돕는다. 사회초년생을 비롯한 젊은 세대에겐 위기를 쉽게 극복할 경험이 부족하다. 그때 누군가의 조언을 무시로 일관한다면 성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로버트 드니로


훌륭한 멘토인 벤과 능력 있는 젊은 사업가 줄스. 두 명에게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바로 ‘경청’이다. 벤은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줄스 역시 인생 선배를 무시하지 않는다. 그들은 경청을 통해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의 길을 더 닦아나간다.


지금 당신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라떼를 만들고 있지 않은가? 나는 그리 되지 않을 거라며 부정하는 젊은 당신도 라떼를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인정받고 싶은 시니어, 도움받고 싶은 주니어들이여. 주변이 기피하는 라떼 장인이 되지 않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영화 <인턴>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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