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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칸다 포에버 Dec 28. 2021

학문의 목적

하루 생활 중 남는 시간이 있다면 게임 등 오락 생활을 했을 텐데 요즘은 이것저것 공부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게임을 하는 시간이 아깝다기보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뭔가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이 태도로 유년 시절을 보냈다면 큰 사람이 되었을 거라고 핀잔을 받는다. 나도 동의하는 바가 커 반박을 하지 않는다.


책과 필기구가 손에 잡히지 않을 때 책상에 앉으면 그다지 공부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다. 공부보다 하지 않던 책상 정리에 몰두하기도 한다. 또 한 번 훑으면 모든 것을 이해하는 천재가 아니라서 진도가 막힌 채 오랜 시간을 보내는 때가 많다. 이 답답한 순간을 이겨내고 공부하다 보면 재미있다는 착각, 변화, 혼란이 올 때가 있다. 그때 박차를 가하면 공부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 내가 목표했던 분량에 도달했을 때, 요동 없이 일을 해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묘한 쾌감이 있다.


인생의 초반을 학교에 다니는 시기로 봤을 때 그렇게 학교에 다녔는데 왜 지금도 공부를 하는지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학교에 가는 것과 학문을 배우는 것은 다른 것이다. 학교에서 학문을 가르치기에 학교 안에 학문이 오롯이 포함되는 것처럼 여길 수 있지만, 학문을 익히는 곳이 학교만 있는 것이 아니고 학교에서 학문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가 우리 삶에 필요한 기초적 지식을 가르치는 곳이긴 하나 학교에서 더 익힐 수 있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방법이다. 어린이 시기부터 성인이 되기 전까지 1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왜 공부할까? 이유와 목적은 다양하다. 공부에는 기초적 지식 배움만이 아니라 자신의 출세가 걸려있기도 해서 공부하는 이가 있다.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이 어려운 말이 됐고 꼭 공부만으로 용이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부터 지금까지 더 좋은 생활을 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학문에 임한 사람이 많다. 이에 더불어 인류의 삶에 도움이 되는데 이바지하겠다는 생각까지 가진 훌륭한 이들도 많다. 하지만 의사가 되어 아픈 사람을 치유하겠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물질적으로 풍족한 삶을 꿈꾸며 돈벌이가 되는 분야를 선택하는 이들처럼 변하는 이들도 있다. 물론 본인 선택이기에 존중한다. 하지만 이상적인 상황을 꿈꾸는 문외한이 보기에는 안타깝기도 하다.


어떤 결과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공부 자체가 재미있고 즐거워서 하는 이도 있다. 칭찬받고 싶어서 공부하는 어린이나 뒤늦게 뛰어든 만학도 등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을 때 “이 재미난 걸 왜 몰랐을까?” 하며 깨닫게 된다. 이 순수함에서 나오는 학문을 향한 열정은 대견하다. 특히나 만학도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그때는 내가 하고 싶지 않아 못 했는데 해보니 재미있다는 경우가 많다. 다행스럽기도 하면서 안타까운 상황이다. 나도 공부를 미뤘다가 나중에 후회의 맛이 클 것 같아 그런 일말의 가능성을 남기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공부해야 할까? 지금까지 인류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 학문이기 때문이다. 지식의 흐름은 역사의 흐름이기도 하다. 초기의 학문을 토대로 발전시키고 이어나가며 새로운 학문과 산업이 탄생한다. 인문계, 이공계, 예체능계 등 모든 분야가 지금까지 우리의 생활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향상시켰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대량으로 죽일 수 있는 무기의 개발, 무분별한 발전에 의한 자연재해 등 유해하고 위험한 결과를 낳는 데도 학문이 있었다. 학문이 무조건 좋은 것이고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이 의문에 “세상에 나쁜 콘텐츠는 없다”는 MBC 김태호 PD의 말을 학문에 대입해 답하고 싶다. 학문도 그런 것 아닐까. 나쁜 목적으로 만든 학문은 없다. 이를 나쁘게 활용하거나 발전시킨 것과 단 한 명의 동의나 존중을 받지 못할 정도로 어긋난, 잘못된 사상을 심는 등의 다음 단계에서 활동이 잘못된 것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학문에 관심을 가지는 것. 더 나아가 하나의 분야에 집중할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분야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유익한 일이다. 개인적 삶에만 변화를 줄 수도 있겠지만 후세의 발전을 이끄는 데도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 내가 유의미한 일에 기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과 자리를 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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