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먹어야 산다. 우리는 과거에 한정된 농산물을 농사로만 만들어야 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유전자 조작을 이용해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영양분이 기존의 것보다 더 높은 농산물로 조작하게 되었다.
현대사회에서 유전자 조작에 의한 산업이 많이 발전되고 있다. 이에 대한 논쟁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유전자 조작에 대한 육성을 지지하는 육성 담론, 조작으로 인해 발생할 윤리적, 사회적 문제에 대한 염려로 인해 등장한 규제 담론 등이 팽팽하게 대립 중이다.
유전자 조작 식품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인가? 나는 GMO가 무엇인지, 주는 부작용은 무엇인지 알아보고 싶다. 또한 앞으로의 우리의 미래 식생활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예상해보고 싶다.
GMO
과학의 발전은 식품에 있는 유전자를 조작시킬 수 있는 기술을 만들었다. 우리가 먹는 식품에 대한 유전자 조작은 1만 년 전 농업의 발명 이래 인간의 식생활에서 가장 급진적인 변화이다. 사람들은 자연스러운 유전적 변화 과정을 이용해 야생 식물을 맛과 영양이 더욱 풍부하고 더 먹음직스러운 식품으로 변화시켜 왔다.
최근까지 이렇게 변화된 식용 작물들은 인류가 공동으로 물려받은 유산의 일부였다. 실제로 작물의 선택적인 품종 개량 덕분에 식품은 더 안전해지고, 영양은 더 풍부해졌으며, 생물의 다양성은 증가했고, 자연재해나 경제 공황 같은 어려운 시기를 대비한 식량 보호 체계도 튼튼해졌다.
하지만 새로운 농업이 등장하면서, 소수의 거대 기업들이 식용작물에 특허를 신청했고 그 식품에 대한 독점적인 통제권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다국적 기업들은 자연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방법으로 유전 물질을 제거하거나 추가함으로써 식용 작물의 미세한 생명 과정을 변형시켰다.
이렇게 변형된 식품을 우리가 평생토록 먹어왔던 자연식품과 구분하기 위해 사람들은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었다. 유럽에서는 이런 식품을 ‘유전자 조작 식품 Genetically Modified Food, GMO’이라고 하고, 미국에서는 또 다른 이름 젠 푸드 Gen food’라고 부른다.
와타나베 유지는 그의 책에서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유전자 조작식품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조작 콩이나 조작 옥수수와 같이 식물에 유전자를 도입하여 변형된 그 자체를 식품으로 이용하는 타입이다.
이 경우 세균의 유전자를 이식시킨 즉,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식물 그 자체를 먹게 된다. 그 안에 생성되는 효소나 살충독소의 안정성 확인은 불충분할 뿐만 아니라 예상할 수 없는 유해 물질이 생성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또 하나는 변형세균을 이용, 어떤 특정 물질(효소나 아미노산, 비타민 등)을 만들어 그것을 추출, 정제하여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로 이용하는 타입이다. 이것은 변형 세균을 직접 먹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추출, 정제하여 이용하는 물질은 ‘기존의 것과 동등하다고 간주할 수 있는 생산물’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병충해에 전혀 영향받지 않는 식품을 만들고자 했다. 병충해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당연히 농산물의 생산은 더 늘어날 것이고, 더 많은 사람이 많은 음식을 섭취할 수 있다. 또한 유전자 조작을 통한 품종개량으로 새로운 품종은 물론 기후나, 계절에 상관없이 식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정광모는 그의 책에서 품종개량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품종개량을 하는 방법으로는 종전에 해오던 품종개량과 유전자재조합에 의한 품종개량이 있다. 종래의 품종개량과 유저자재조합에 의한 품종개량은 좀 더 나은 품종을 얻기 위해 유용한 유전자를 서로 재조합시켜 원하는 성질을 갖는 품종을 만드는 것은 같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은 원하는 특성을 지닌 유전자를 다른 생물체에 직접 삽입함으로써 목적하는 품종만을 바로 얻을 수 있다. 또한 삽입하고자 하는 유전자는 같은 생물 종에서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생물 종에서도 얻을 수 있어, 품종개량의 폭이 넓으며 종래의 품종개량에 비하여 그 소요시간이 짧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식품들과 기존의 존재했던 식품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마틴 티틀과 킴블리 윌슨은 유전자 조작 식품의 특징을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식품은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이 식품이 자연 상태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방법으로 유전자를 조작한 식품이라는 점이다. 식물, 동물, 바이러스, 박테리아로부터 추출한 유전자를 괴상한 방법으로 융합시키면, 생태계의 교란을 막아주는 자연의 감시와 균형 체계는 무력화 된다. 유전자 조작이 이루어지면, 유전자 재조합의 결과가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심지어는 다른 생명체에 섞여 들어가지 않을지에 대해 설명할 길이 없다.
우리의 식품에서 일어난 혁명의 두 번째 기이한 특징은 이 식품이 누군가의 독점적인 소유물이라는 점이다. 어떤 식물의 변종 전체가 이제는 한 기업의 상품이라는 뜻이다. 일부의 경우에는 종 전체가 누군가의 소유물이 된다. 우리가 먹는 식품 –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비할 품목- 의 공급에서 상당한 부분을 하나의 기업이 차지한다고 상상해보면, 독점이라는 용어에 새로운 권력이 더해질 것이다.
마지막 특징은, 이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세계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한 지역의 생태계에 잘 적응된 채로 수백, 수천 년에 걸쳐 식량을 생산해온 지역 농업은 교묘한 무역 협정과 법률에 의해 강요된 세계적인 단일 경작에 자리를 빼앗기게 된다.』
과학, 산업 기술의 발달로 인해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존재했던 것들은 대부분 인간의 편의를 위해 변형되었다. 지진, 태풍, 산사태 등 자연재해는 사람들의 과학, 산업 기술에 의한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식생활도 같다. 유전자 조작 작물은 지금까지 모두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미 존재하는 식품의 유전자를 인간의 과학기술로 조작했기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유전 공학 기술은 실험에 성공한 식물을 얻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식물도 많이 만들어낸다. 유전 공학자들은 DNA 재조합을 견뎌낸 식물로부터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의 종자를 개발한다.
유전 공학의 조작에서 살아남은 식물 대다수는 표준에 근접하는 식품을 생산하지 못했다. 사실 유전 공학 식품 업계는 지금까지 정당한 수준 이상의 실패를 겪어왔다. 유전자 조작이 그토록 불명하기 때문에 때로는 의도하지 않았던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런 부작용은 우리의 경제적 상황에도 영향을 준다. 누군가에 의해 이 기술은 독점되고, 결국 우리는 이 기술의 상품을 구매해야 하고, 이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이 기술은 전 세계의 주된 문화가 되어버려 우리는 이것을 당연하게 여길 것이다.
앞의 내용을 따르면 부작용은 개인적 부작용과 사회적 부작용으로 나눌 수 있다. 와타나베 유지는 그의 책에서 개인적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는 알레르기 유발가능성이다. 해충저항성은 Bacillus thuringiensis 라는 세균의 유전자 일부를 식물세포의 핵내에 투입한 것이다. 이러한 효소와 살충독소는 모두 단백질로 되어 있다. 잘 알고 있듯이 알레르겐(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의 대부분은 단백질이다. 따라서 유전자 변형에 의한 제초내성 작물과 해충저항성 작물은 알레르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변형작물의 살충독소가 인간이나 가축의 소화기관에 상처를 입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Bacillus thuringiensis에는 몇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의 하나인 Bacillus thuringinesis iisraelensis가 만드는 살충독소는 포유류에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독소가 근육세포에 대하여 생화학적 및 형태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유전자 변형에 관해 또 우려되는 부분은 marker 유전자이다. 효소나 살충독소의 유전자를 식물세포에 집어넣을 때에는 변형이 성공했는지 어떤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marker 유전자가 함께 도입된다. 인간이 변형작물을 먹었을 경우 그 유전자와 효소도 섭취하게 된다. 그 영향이 염려스러운 것이다.』
이 밖에도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부작용을 자신도 모르는 순간에 직면할 수 있다. 한편 인간 개인에게 주는 문제도 발생하지만 사회적인 부작용도 있다. 유전자 조작 식품 개발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몬산토(Monsanto) 사는 대중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특별한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 캠페인의 가시적인 목적은 영국 내 신문과 잡지들에 매주 유전자 조작 식품의 혜택들을 선전하는 전면광고를 게재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한 광고의 머리가사는 참으로 대담하다. “굶주리는 미래 세대에 대한 걱정만으로는 이들을 먹여 살릴 수 없다. 식품 생명공학은 가능하다.” 그리고 유럽의 대중들을 겨냥한 다른 광고에서는, 생명공학의 수용을 늦추는 것은 “굶주리는 우리의 세계가 감당할 수 없는 사치”라고 주장한다.
유전자 조작으로 인하여 얻는 사회적 부작용에 대하여 권영근은 그의 책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생명공학은 전세계 기아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곡물생산을 위협할 것이다. 농민들이 자기 씨앗을 틔울 권리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도록 강요할 것이며, 제3세계의 생산량에 대한 선진국의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며, 빈곤한 농민들이 식량을 재배할 수 있는 토지에 접근하는 것 자체를 가로막을 것이다. 식량부족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이러한 간교한 약속은 경제적, 정치적 권력과 토지의 불공평한 분배를 은폐하는 데 불과하다.
둘째로, 농업 생명공학은 토양에 파괴적인 석유화학 물질을 끼얹어야 할 필요성을 줄여주지 못하고 구조적으로 제초제와 화학비료에 대한 농민들의 의존을 더욱 심화시켰다. 60년대와 70년대의 녹색혁명 때처럼 화학물질에 내성을 갖는 잡초와 해충을 만들어내는 쪽으로 나아감으로써, 미증유의 해충창궐과 잡초문제를 불러일으키고 농업의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작황실패를 더욱 부추길 것이다.
셋째로, 농업에서의 유전자 혁명은 농민과 소비자들에 대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주기는커녕 식량생산에서의 기업 독점구조를 더욱더 강화시키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는, 국제규범과 무역제한을 포괄하는 일련의 패키지를 구성하는 한 부분이다. 식품과 관련된 대부분의 생명공학 연구들은 가난한 소비자들의 영양적 필요보다는 식품가공업자들의 상업적 필요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유전자 조작 식품의 개발 활성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식량문제 해결에 대해 강조한다. 하지만 이것들이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유전자 조작 식품을 우리 몸이 100% 소화할 수 있다는 주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유전자 조작 식품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유전자 조작 농작물이 농민들의 화학물질 사용을 줄여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러한 희망을 거의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유전자 조작 농작물 주변의 잡초들은 제초제에 저항성을 갖게 될 것이다. ‘슈퍼 잡초’의 탄생으로 인해 고민하는 농민들이 생길 것이다.
또한 유전자 조작 식품들은 화학물질 살충제를 사용할 필요성을 없애주고, 토양뿐 아니라 농민과 소비자들의 건강에 유리하며 해충으로 인한 작물 수확 손실을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제초제 저항성 작물이 ‘슈퍼잡초’의 발달을 일으키듯이, 해충 저항성 작물들 역시 ‘슈퍼해충’의 창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균류, 박테리아, 바이러스에 저항력을 가지는 유전자 조작 식물을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다. 바이러스 저항성을 가진 유전자 조작 식물의 탄생은 새로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이어질 것이고 또 잠재적으로 더욱 심각한 질병을 가져올 수 있다. 새로운 어떤 작물 질병이 퍼져나간다면, 이것은 식량 공급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유전자 조작 작물과 비유전자 조작 품종 혹은 야생 근친종과의 교차수분은 식량안보에 더 큰 문제이다. 잡종은 금방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유전자들이 상당수 교잡되면서 이것은 생태계에 통제 불능이라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교잡으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작물들이 창조된다고 할지라도, 식량 작물의 유전적 다양성 훼손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농업의 유전적 기반을 단 몇 가지의 작물들로 축소하면, 그것은 결국 장기적으로 농업생산의 안정성을 침해하고 그에 따라 인류의 영양섭취 기반을 위협할 것이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다양한 품종들을 지속해서 재배하지 않는다면, 다양성은 매우 급속하게 사라진다.
한마디로 생명공학은 전반적인 화학물질 사용량을 줄이는 데 기여하지 못할 뿐 아니라, 병해충으로 인한 수확손실을 방지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다.
GMO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앞으로 미래 식생활에 GMO는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전 세계의 막대한 식량 수요를 해결하는데 GMO가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GMO의 기술 발전 방향을 안정적인 방향으로 맞추어 발전해서 앞으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부작용에 대한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의 우리의 식생활
GMO에 대한 찬반 논란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대체 식품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의 식생활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우선 GMO 분야는 기술과도, 소비자들의 지식이 더 발전할 것이다. GMO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유전자 조작 쪽에만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농업 방식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서울대 명예교수인 박효근은 그의 논문에서 “이제 우리는 식물 생명공학 육종 기술과 전통육종기술의 적절한 융합이 앞으로 다가 올 식량위기를 극복하거나 최소한 지연시키거나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크게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나아갈 길을 확실히 하고, 이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라고 말한다. 식량위기를 예상하는 박효근 교수는 전통방식과 생명공학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농민들은 전통적인 식물 육종법으로 수십 년 동안 꾸준히 작물 수확량을 증가시켜 왔다. 전통적인 식물 육종법의 하나로, 재배 작물과 그 작물의 야생종을 번식시켜 품종을 개량하는 방법이 있다. 야생종은 재배 작물을 개량할 수 있을 정도로 훨씬 강한 생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식물 육종법은 새로운 작물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기 위해 새와 꿀벌에 의존함으로써 자연이 저장하고 있는 막대한 양의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연은 수백만 년에 걸친 실험으로부터 축적된, 무엇이 효과적이고 무엇이 효과적이지 않은지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 방법이 더딜지는 몰라도 재앙을 불러오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하다.
중요한 것은 소통의 문제다. 서로의 이익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소비자의 지식도 식생활에 영향을 줄 것이다. 미래에는 알 수 없는 질병이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먹는 것부터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새로운 음식의 등장 : 1. 새로운 GMO
미래에는 효능이 있는 기능성 식품이 많이 개발되어 건강 유지와 치료용으로 활용될 것이다. 두통을 완화해 주는 사과나 식욕을 억제해 주는 물 같은 식품을 할인점 진열대에서 만날 것이다.
마틴 티틀과 킴벌리 윌슨은 현재 GMO가 실패하면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이라고 그의 책에서 예상하고 있다.
『유전공학자들이 식물 속에 새로운 약물이나 백신을 주입하는 데 실패한다면, 비타민이나 미네랄이라도 주입하려고 시도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새로운 식품은 종종 ‘의료용 식품’, ‘뉴트러수티컬nutraceutical’, 또는 ‘기능성 식품’으로 불린다. 이러한 식품들은 고단위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함유하도록 유전자가 조작되어 있기 때문에 영양가가 높은 자연 식품들과는 차이가 있다.
유전 공학자들은 이러한 식품들이 ‘기능을 발휘’하기를 바라지만, 이 식품들이 정말로 콜레스테롤을 낮추어줄지, 영양가를 더 높여줄지, 비타민 결핍증을 치료해줄지는 아직 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새로운 음식의 등장 : 2. 캡슐 식사의 탄생
앞으로 개인들의 삶은 더욱 바빠질 것이고 가족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시간은 지금보다 더 많이 줄어들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식사 방식에 변화가 올 거라는 점을 의미한다.
점심시간을 한 시간씩 내어 식사하거나 가족이 한자리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대신에 사람들은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이동하는 중에, 혹은 출퇴근을 하는 중에 간단하게 식사를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미래에는 간편하게 살 수 있고,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인기를 끌게 될 것이다.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음식부터 시작해서 작은 캡슐이지만 한 끼 필요한 영양소와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 탄생할 것이다.
하지만 반대의 반응도 나올 것이다. 포만감만 있는 캡슐에는 맛을 느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캡슐 식사에 질린 사람들은 미감을 자극하는 음식을 찾게 될 것이다. 맛은 물론이고 씹는 맛이 있는 과거의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과거에 대한 향수와 회귀
사람들은 과거의 것을 그리워하고, 찾는 경향이 있다. 식생활도 비슷할 것이다.
미래에는 사람들이 더 바빠지고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지고 더 고독해지면서 음식에서 정서적인 위로를 받으려는 경향이 늘어날 것이고, 이러한 차원에서 모든 것이 단순하고 확실하고 안락했던 어린 시절의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옛날 방식’으로 만들었다는 음식도 인기를 끌게 될 것이다. ‘옛날 음식’에 대한 선호는 음식점의 설계에도 영향을 미쳐 앞으로는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식사 메뉴까지 과거를 테마로 한 음식점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원조라는 단어가 지금도 사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욱더 ‘옛날 방식’을 찾아서, 원조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고, 자신이 원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다.
대다수 사람이 더 빠르고 더 싼 음식을 찾겠지만, 슬로푸드를 찾는 사람도 꾸준히 많아질 것이다. 미래에는 제철에 난 재료를 이용하여 전통적인 방식으로 조리한 지역 특산 음식이 새로이 주목받게 될 것이다.
소비자의 발전
2010년에 이혜정, 이진경, 민윤숙, 최진영, 심규철의 논문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GMO에 대한 유해성에 대한 인식은 높지 않았다. 하지만 안정성에 대한 인식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유전자 조작 생물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 수준을 문항 별로 살펴보면, ‘나는 유전자 조작 식품이 우리 몸에 나쁘다고 생각한다.’라는 문항에 대해 전체적으로 ‘보통이다’에 가까운 인식 수준을 나타냈다. 그리고 ‘나는 질병의 공포 때문에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라는 문항에 대해서는 초․중․고 학생이 모두 ‘보통이다’에 못 미치는 수준을 나타내어 유전자 조작 식품으로 인한 질병에 대한 두려움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나는 모든 유전자 조작 식품이 분명하게 표시되어야 한다.’라는 문항에 대해서는 초․중․고 학생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유전자 조작 식품을 확인할 수 있는 표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는 자신이 먹으려는 식품이 어느 지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배되고 생산되었는지에 관한 정보를 매우 중요하게 여길 것이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사람들은 식품 회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여길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1차 생산자들로부터 직접 식품을 사 먹으려 할 것이다. 또한 식품 정보 제공 기준이 발달하면서 식품을 살 때 한눈에 식품 정보를 알아보는 기술이 생길 것이다. 지금도 원산지 표시나 제조 일자를 알려주는데 미래에는 음식의 영양분 같은 세세한 내용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GMO의 여파로 인해서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 중에는 자신과 가족이 먹을 농작물을 직접 재배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유기농 농작물을 통해 과거의 농업기술이나 음식에 대해 향수를 느끼고 해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앞으로 출산율은 적고 국가마다 노인 인구의 양이 급증할 것이다. 이 때문에 고령화에 맞춘 식생활이 생길 것이다. 고령화 사회에서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는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이 될 것이다. 따라서 고령자의 영양 생리 특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특별한 건강식, 기능식, 질병에 적합한 음식 등이 식품 산업계를 통하여 다양하게 출현하게 될 것이다.
녹색 식생활의 등장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기술의 발달은 현대 사회에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그 이면으로 환경의 파괴를 수반하여 현재의 물질적 풍요를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효율성이 중심인 성장 위주의 사고 체계에서 기인한 생활 방식은 용인될 수 없으며 환경이 보존되는 발전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미래에는 녹색 식생활이라는 개념이 식생활에 영향을 줄 것이다.
녹색 식생활은 물질적인 풍요를 넘어 정신적인 풍요를 추구하고, 자신 이외의 것들에 대한 배려를 기반으로 한 균형 잡힌 삶을 말한다. 녹색식생활은 식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토양, 에너지, 물, 공기 등 자연 자원의 소비와 오염을 최소화하고, 이를 위해 지식, 기술, 문화, 정책 등을 활용하는 식품 체계이다. 녹색 식생활로 우리는 더 많은 가치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마치면서
미래는 예측 할 수 있지만 그 예측이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우리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발전도 필요하지만,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기술 발전이 만들어낸 산물의 악영향을 예상하고 언제나 열린 소통을 해야 한다.
식생활 같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부분은 더욱더 소통이 필요하다. 우리가 무엇을 먹을지, 음식으로 인해 발생할 일에 대해서 항상 생각해야 한다. 현재 물질적인 이득보다 건강과 미래 후손들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