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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칸다 포에버 Jul 11. 2022

다시 돌고 돌고 돌고

톰 아저씨의 끝없는 전쟁

“네 인생 영화가 뭐야?” 같이 인턴 생활을 했던 사람들과 식사 중에 영화 이야기를 하다 각자 인생 영화를 꼽게 되었다. <라라 랜드> 같은 영화들이 나왔는데 한 여자 동기가 예상하지 못한 영화를 말했다. 그것은 <엣지 오브 투모로우>였다. 멜로나 코미디 영화를 말할 줄 알았는데 그녀는 <월드 워 Z> 같은 좀비 영화나 화끈하게 싸우고 건물이 부서지는 액션 영화를 좋아했다. 그중에서도 <엣지 오브 투모로우>라니. 그 말을 듣기 전에 봤지만 나는 재미가 없어 보다 만 영화였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

최근 넷플릭스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추천에 그때 기억이 나 이번에는 중도 포기하지 말고 보기로 다짐하며 영화를 봤다.


‘미믹’이라 불리는 외계 종족의 침략으로 인류는 멸망 위기를 맞는다. 빌 케이지(톰 크루즈)는 무모하게 느껴지는 작전에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하고 배정되고 전투에 참여하자마자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눈을 떠보니 작전 투입 전으로 돌아가 있다. 그리고 다시 전투에 참여하고 다시 죽고 또다시 살아나는 것을 반복하게 된다.



찾아보니 이 영화는 『All You Need Is Kill』이라는 일본의 라이트 노벨을 원작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소설을 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일본 특유의 감성이 있을 법한 소설을 할리우드식으로 잘 고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일본의 상상력은 손뼉 칠만하다.


<트랜스포머>, <파워 레인저> 등 원작이 있는 것을 할리우드에서 영화화하면 이야기 구성과 상관없이 그 웅장함에 눈이 가게 된다. 다른 국가 영화보다 훨씬 진일보한 CG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도 그랬다. 징그러운 외계인, 그들과 펼치는 전투 장면은 2000년대 초반 작품이지만 요새 영화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정도로 훌륭했다. 동기가 이 영화를 인생 영화로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았을까.



예전에는 CG 기술이 부족해 세트와 분장으로 장면을 준비했다. 그래서 엉성해 보이는 것도 많았고 세트와 분장이 훌륭하면 호평을 받는다. 각종 영화제에서 미술 관련해 상을 주는 것도 이런 공로를 인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CG 기술이 발전한 지금은 세트를 세우거나 분장을 하는 것보다 CG를 입혀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배우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혼자 연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에 현타를 호소하는 배우도 있지만 과정이 아닌 결과물을 보는 우리로서는 재미를 느끼고 감탄을 내뱉을 수밖에 없다. 이 영화의 CG와 배우들의 연기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루프 영화이다 보니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내게는 조금 지루하게 다가왔지만 같은 시점을 다양하게 촬영했을 현장의 모습을 상상하며 보니 나름 재미가 있었다. 이 영화에서도 고생했을 톰 크루즈를 보니 액션 영화로 자신의 정정함과 도전 정신을 보여주는 톰 크루즈도 좋지만 <미션 임파서블>을 필두로 한 액션 영화만 너무 찍는 것은 아닌지, 예전처럼 다양한 영화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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