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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칸다 포에버 Feb 13. 2023

직장인을 위한 자격증 취득 팁

노동요 - 주절주절

대한민국 많은 이가 대개 10~20년 학교에 다닌다. 지겨울 정도로 공부하는 것이다. 졸업하고 취업하면 이제 내 마음대로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취업 경쟁에 승진 경쟁 등 다양한 이유로 다시 책과 펜을 잡는다. 어렸을 때 이렇게 공부했더라면 더 좋은 학교에 들어갔을 텐데, 장학금도 받았을 텐데. 이런저런 상상과 후회를 반복한다. 이미 때는 늦었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 노력한다면 충분히 자격증을 노릴 수 있다. 나이 먹고 머리가 굳어서라는 이유는 약간의 핸디캡일 뿐 자격증 취득을 100% 가로막는 장애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도 자격증을 따면 급여를 더 준다는 말, 승진 가점을 준다는 말에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했으며 입사 후 5년 동안 10개의 자격증을 얻었다. 내세울 만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과정 가운데 성공만이 아닌 잦은 실패도 맛보았기에 할 말은 많다. 그래서 직장인들에게 자격증 취득에 도움이 될 팁을 써보려 한다.


미리 말하지만, 이 글은 자격증 시험 백 점 맞는 팁이 아니다. 자격증 취득을 조금 더 쉽게 하는 팁이다. 그렇다고 노력 하나 없이 상황을 180도 바꾸는 기적의 팁은 절대 아니다. 또한 “뭐 하러 공부하냐. 편하게 살자”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그것도 맞는 말이다. 필요를 못 느낀다면 굳이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필요한데 조금 막막하다면 이 글은 미약하게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자격증 공부의 시기

방법을 이야기하기 전에 시기에 대해 잠깐 짚어보자. 자격증은 과연 언제 따는 게 좋을까? 취업 경쟁이 치열해 고스펙을 보이기 위해 취업 전에 많이 따는 사람이 있다. 이는 좋은 점도 있지만, 자격증 개수가 취업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두고 판단할 순 없다. 또 미리 자격증을 취득하고 입사해도 승진이나 급여 등 혜택을 주는 곳도 있지만, 본인이 입사 후에 취득한 자격증만 인정해주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오히려 악재일 수도 있다.


물론 취업 후에 자격증 등 공부를 하는 데 시간 투자가 필요하기에 본인이 공부하지 않는다면 그런 조건들은 처음부터 생각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결혼하고 출산하면 더 시간이 없고 점점 나이를 먹으면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결혼했다고, 나이를 먹었다자격증 공부가 못 할 일은 절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다.


자격증 취득 전략 설정

공부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본인에게 필요한 자격증이 뭔지 알아보는 것이다. 단순히 트로피 진열하듯 취득해 자기 만족하려는 것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짧은 시간에 직업, 전공 등 본인과 관련된 자격증이 필요하다면, 또는 여러 개의 자격증을 얻고 싶다면 다양한 조건과 방법 중 가장 나은 것을 고려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즉 필요한 것, 적성에 맞는 것, 시간과 노력을 덜 투자해도 합격할 수 있는 것. 이 세 가지를 고려해서 도전해야 한다.


빠르게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컴퓨터활용능력, 워드프로세서 등 대한상공회의소의 자격증이다. 응시 조건이 없다. 정기 시험뿐만 아니라 상시 시험도 자주 있기에 공부만 했다면 빠르게 시험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후술할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다양한 자격증 시험에 비해 수준 높은 자격증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자격증은 대한상공회의소보다 더 다양한 분야의 시험과 기능사, 산업기사, 기사, 기능장, 기술사 등의 자격이 있다. 기술사는 분야 최고인 만큼 실력과 경력이 필요하다. 보통 1년에 4번 정기 시험이 있고 상시 시험은 모든 시험이 열리지 않기에 많은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노리는 자격증은 산업기사와 기사다. 하지만 본인이 전공한 분야의 자격증이 아니라면 응시 조건이 맞지 않아 접수조차 못 한다. (시험 접수 전에 본인이 응시할 조건이 되는지 점검할 수 있으므로 이를 확인 해보자)


이 문제를 타개할 방법이 있는데 기사 자격증 1개를 가지고 있다면 다른 기사 시험을 응시할 조건이 된다. 그 시험은 바로 ‘정보처리기사’다. 정보처리기사는 대학을 졸업했다면 응시할 수 있다. (만약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면 방송통신대학 등을 이용해 선행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과목 및 난도가 변경되어 조금 어려워졌다고 하지만 공부한다면 취득 못 할 자격증은 없다. 정보처리기사 취득 후 다른 기사 시험을 치르면 되는데 몇몇 기사 시험은 과목이 겹쳐 그 과목은 필기시험이 면제되기도 한다. 이를 활용하면 공부해야 하는 양을 줄일 수 있다.


이밖에 다른 기관의 자격증은 시기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시험일에 맞게 공부 기간을 설정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


세부적인 공부 방법

자격증과 관련된 전공자가 아니라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공부하게 된다. 어쩔 수 없다. 내가 가진 실력을 증명하고자 자격증이 필요한 게 아니라 그저 자격증이 필요해 공부하는 것이기에 이에 맞는 공부를 하면 된다. 독학할 것인지, 우선 인터넷 강의 등을 활용해 공부할 것인지 고민해보자. 돈을 아끼고 싶거나 공부하고 싶지 않은데 필요한 자격증이라면? 독학해도 된다. 하지만 전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수업을 듣는 것을 권하고 싶다. 공부 기간을 굳이 정하자면 직장인 기준 필기시험은 최소 3~4주 공부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본다.


독학으로 공부하다 보면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많다. 어쩔 수 없다. 내가 가진 실력을 증명하고자 자격증이 필요한 게 아니라 그저 자격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초단기로 자격증을 얻고자 한다면 무조건 외우면 된다. 하지만 나는 그리 권하지 않는다.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또 시험 전체로 놓고 봤을 때 단순 암기가 더 안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암기를 결심했다면 필기와 실기 모두 보통 5, 7, 10개년 기출문제를 외운다. 이 정도면 보통 최소 50% 이상 시험 문제를 풀 수 있다. 나머지는 전혀 새로운 문제(공부하지 않은 부분이거나 새로운 내용에서 출제된다)거나 더 예전 기출문제로 출제된다. 만약 시험지에 보지 못한 새로운 문제가 더 많이 있다면? 운 나쁜 시기에 시험을 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기출문제 암기의 약점이기도 하다.


시험은 문제가 기출문제와 판박이로 나오지 않을 때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필기시험에서 기출문제는 맞는 것을 고르라고 되어 있는데 이를 비틀어 틀린 것을 고르라고 바뀌어 나오기도 한다. 또한 답 순서도 같은 문항이 있는 반면 순서가 다른 문항도 있으니 답의 내용이 아닌 번호만 외웠다가 낭패를 보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나는 필기와 실기시험을 하나의 시험으로 여겨야 하고 이론을 조금이라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기는 답만 외워도 된다. 또 객관식이기에 키워드만 조금 외워도 금방 외워진다. 하지만 실기를 치를 때 막막해진다. 필기에 나왔던 문제가 또 나와도 새롭게 느껴진다. 게다가 직접 글로 적어야 해서 반복 암기로 금방 외워지지 않는다. 채점도 주관적이기에 내가 외운 답과 채점자가 생각하는 답은 일치하지만, 뉘앙스나 단어 사용의 차이로 오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기 서술식 시험의 답은 특정 단어와 그 상황에 대한 이해가 설명될 만큼 이해되어있으면 웬만하면 정답이 된다. 그래서 대개 앞 글자나 특이 글자만 따서 외우는 것을 팁으로 설명하는 이가 많다. 예를 들어 답이 기역, 니은, 디귿, 리을, 미음, 비읍이라면 ‘기니디리미비’로 외우는 것이다. 암기하기는 간편하지만 이게 실기 시험에 좋은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실기보다 필기시험에 적용하기 좋다고 생각한다. 앞 글자만 외워서 뒤의 내용이 기억난다면 괜찮지만, 그 많고 긴 답을 다 기억할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남의 팁보다 자신만의 암기 방법을 만드는 게 공부하기 더 수월할 것이다.


이론을 알고 있다면 해당 문제와 그에 대한 답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이론을 공부하면서 필기와 실기를 함께 준비하기를 권한다. 이는 단순 암기를 권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간과 노력은 더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론 공부를 통해 용어와 원리를 이해한다면 단순히 답을 암기하더라도 조금 더 수월하게 할 수 있고 지식도 쌓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까? 인터넷에서 기출문제를 구하는 법과 책을 사는 법이 있다. 지출을 줄인다는 장점은 있지만 해설이 없어 답만 보는 식의 공부를 하면 문제와 답이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다. 요즘은 카페 등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공부 노하우나 이론을 요약 정리한 내용을 공유하기도 하니 이를 참고해도 좋겠다. 책을 구매하는 것은 지출이 있지만 이론과 문제에 대한 해설이 있어 조금 쉽게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하지만 그만큼 공부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단점이다.


한 번에 여러 자격증을 얻는 것을 시도하고 싶다면 시험 시간을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시험 종류가 많다 보니 시험 기간과 시간이 나뉘기 때문이다. 몇 회차에 내가 보는 시험이 있는지부터 시험 시간이 오전인지 오후인지를 확인하면 하루에 두 번 응시도 가능하다. 이는 국가기술자격에 해당하는 것이고 국가기술자격까지 고려하면 세 개 이상도 시험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시간이 절약된다. 하나도 벅찬데 어떻게 두 개 시험을 보느냐고 한다면 여유 있게 공부해도 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우리는 백점을 맞기 위해 자격증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다. 최소 합격 점수만 넘으면 된다. 또 우리는 이미 학교 다닐 때 여러 과목을 공부했다. 매 교시 다른 수업을 받았던 것을 생각해보자. 충분히 공부할 수 있고 한 번에 많은 자격증을 노릴 수 있다.


쓰고 나니 당연한 말만 적은 것처럼 보인다. 놀라운 팁은 없다. 계속 공부하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자격증은 투자하면 결국 취득할 수밖에 없다. 잠깐의 고통과 노력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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