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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칸다 포에버 Mar 20. 2023

CCTV 속 이모저모

노동요 - 철도 인생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한 시대이자 세상이 됐다. 역에는 어디서든 위험 요소를 감지, 발견하기 위해 CCTV가 있다. 영화 속 장면처럼 대상을 현미경처럼 확대한다든가 계속 특정 대상을 선택하면 그 사람의 경로를 따라간다든가 이런 기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역에는 CCTV가 참 많다. (예전에 CCTV 개량 공사를 진행할 때 작업 책임자와 이야기하며 들었는데 공항은 가능하다고 한다. 설치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들었다)


직원도 일분일초를 CCTV만 주시할 순 없다. 다른 일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끔 왜 CCTV 감시자가 없느냐는 항의를 받기도 하는데 이해를 바라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사람인지라 시선이 움직이기 때문에 눈앞에 있는 CCTV 모니터를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끔 보기 드문 독특한 모습이나 눈살 찌푸리게 하는 모습 등을 보게 된다. 그중 기억나는 순간을 몇 가지 뽑고자 한다.


1.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 일을 나는 알고 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많은 사람이 평소 사람들 눈앞이라면 하지 않을 행동을 자주 한다. 아마 엘리베이터 안을 개인적인 공간으로 여기며 자신밖에 없다면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특히 애정 표현을 하는 이들이 많다. 엘리베이터 안에 연인이 단둘이 있는 경우 무조건 발생한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는 동안 뽀뽀와 스킨십을 하며 사랑을 확인한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쯤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몸과 정신을 가다듬고 나갈 준비를 한다. 애정 표현은 귀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발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등 위생상 좋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경우도 종종 보이는데 집에서도 저렇게 하나 생각할 정도로 더러운 짓을 할 때가 있다. 참 보기 안 좋다.


2. 이제는 역스장

‘산스장’이 유행이었던 때가 있다. 산에서 각종 운동기구로 운동하는 사람들 덕분에 산에 운동기구가 있는 장소를 산과 헬스장을 합쳐 그렇게 불렀다. 요즘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역에서도 운동을 멈추지 않는다. 말 그대로 ‘역스장’이다. 운동기구는 따로 없지만, 역의 각종 지형지물을 이용해 운동한다. 장소 불문, 시선 불문. 아랑곳할 것이 하나 없다. 안전 손잡이나 의자를 잡고 팔굽혀펴기를 하거나 스쾃, 심지어 윗몸일으키기, 달리기까지 한다. 딱히 막을 이유는 없지만 올바르지 않은 자세로 운동하는 사람을 보며 저렇게 하면 안 된다고 혼자 훈수를 두게 된다. 막고 싶은 것은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이다. 자전거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 중 몇몇은 역사 내와 승강장에서 타고 다니는데 본인 건강은 좋아지고 재미있을지 몰라도 주변을 위협하고 불편을 줄 수 있는 행위다.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를 길러야 할 것 같다.


3. 내 집보다 편하게

전철역이 내 집보다 편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하지 말라고 해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 자기 집 쓰레기를 굳이 역에다 갖다 버리는 사람, 난간에 매달려 사진 찍는 사람, 뭔지 자세히는 보이지 않지만 승강장에 던지는 사람 등 독특한 이들이 참 많다. 요금을 내고 이용하기 때문에 함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인 걸까. 매우 위험한 행동을 하는데 역이 만약 자신의 집이라면, 역의 물건이 본인 소유의 물건이라면 그렇게 함부로 대할까 싶다. 과격하게 제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날아 차기를 바로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일이 많이 눈에 띄는데 부디 에티켓을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4. 댄스 머신 총출동

음악과 리듬에 심취해 몸을 맡기는 댄서들이 있다. 이어폰, 헤드셋으로 자신의 귀를 봉인한 이들은 특이하게 뵈는 것이 없다. 무슨 음악을 듣는지는 알 수 없지만, 웨이브와 각기로 자신의 감정과 흥을 표현한다. 요즘은 쇼츠 영상을 찍는 사람이 많은데 이걸 어디에 올리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춤을 촬영하는데 마음에 들 때까지 같은 동작과 촬영을 계속 반복한다. 어떤 이는 연출을 가미하기도 하는데 엘리베이터에 카메라를 작동시킨 자신의 핸드폰을 두고 문이 열리고 닫히는 순간 동안 춤을 추기도 한다. 덕분에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 사람들이 못 타거나 위층이나 아래층에서 한참 동안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한다. 예술혼을 불태우더라도 남들에게 양보하면서 불태운다면 더 좋은 예술이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는 이가 없다고, 없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이가 많다. 하지만 어딘가에서 기계든 사람이든 보는 이가 있을 수 있다. CCTV의 설치 목적이 특정인을 감시하고자 설치된 것이 아닌데 좌시할 수 없게 만드는 행동이 참 많다. CCTV에는 기록이 남는다. 이건 전철역의 CCTV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CCTV가 넘쳐난다. 배려하고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한다면 CCTV에 담긴 화면은 지나가는 풍경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주시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자신을 위한 행동 때문에 다른 누군가는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역을 이용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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