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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칸다 포에버 Mar 02. 2021

기상캐스터 계의 전기수

김지은 기상캐스터

기상캐스터는 말 그대로 날씨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이다. 지금처럼 손쉽게 기상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시절에는 TV나 라디오, 신문 등을 통해 아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이를 알려주는 사람도 남자 기자나 기상청 예보관이었다. 기상 예보를 전하기 위해 등압선을 그려가며 전문적인 지식을 보여야 했다. 기술의 발달로 실시간 예보를 방송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되자 기상 관련 지식을 직접 보여주기보다는 대본을 읽듯 정보 전달하는 쪽으로 그 성격이 변화했다.


기상 정보 전달에만 치중하던 때와 달리 지금의 기상 뉴스는 계절에 맞는 여행 정보, 날씨와 관련한 생활 정보, 어울리는 음악 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며 시청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노력 중이다. 더불어 캐스터들의 외형적인 모습도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뉴스를 향한 외모지상주의 논란이 기상캐스터들에게도 적용이 되기 시작했다.


외모를 중시하는 현상에 사회는 ‘루키즘’을 우려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수혜를 입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치어리더와 기상캐스터를 들 수 있다. 예전에는 치어리더를 단순히 한 스포츠 팀을 응원하는 사람으로만 인식하거나 노출이 있는 옷 때문에 질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편견을 갖기에 십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연예인 같은 인지도를 통해 방송에 출연하거나 SNS상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기상캐스터도 뉴스에서 날씨 정보 전달자로 한정된 위치에 있었다면 지금은 다양한 방송 출연이나 광고 촬영, 행사 참석 등으로 활동 범위를 늘리고 있다. 더불어 끼와 재능을 드러냄에 따라 연예인으로 전직하는 경우도 있다. 인지도를 얻는 요인을 외모로만 단정 지을 순 없겠지만 주요인 중 하나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를 좋게 봐야 할지 나쁘게 봐야 할지 상황은 아이러니하다. 


결혼 후 은퇴, 전직 등 다양한 변화를 가지는 주변 동료들과 다르게 기상캐스터 외길을 걷는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이가 김지은 연합뉴스TV 기상캐스터다. 2012년 연합뉴스TV에 입사해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는 김지은 기상캐스터는 연합뉴스TV 기상캐스터 역사의 산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 12월 31일에는 기상청의 표창장을 받을 정도니 기상 예보 전달에 공헌한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연합뉴스TV 뉴스 전문 보도 채널이기 때문에 다른 방송과 다르게 다양한 장르의 방송을 만들 수 없다. 그래서 뉴스를 다양한 소재와 엮어 만들어 낸다. 하루의 날씨와 어울리는 노래를 추천하는 <날씨 톡톡>, 해시태그와 연관 검색어로 정보를 알아보는 <날씨 트리> 등은 짧지만 흥미를 끄는 하나의 콘텐츠로써 연합뉴스TV에 자리 잡았다.


넘치는 콘텐츠의 홍수에서 늘 새로움을 찾는 시청자인데 참신한 형식의 뉴스는 흥미로운 콘텐츠임이 분명하다. 그 중심에는 김지은 기상캐스터가 있었다. 마치 조선 후기에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읽어주던 ‘전기수’ 같다. 정보 전달이 우선이기에 짧은 시간 동안 만담만 할 순 없다. 하지만 김지은 기상캐스터 특유의 다양한 멘트가 가미된 뉴스 전달은 무심코 TV를 보는 시청자에게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다른 기상캐스터들과 비교했을 때 김지은 기상캐스터가 가진 강점은 좋은 발음에서 나오는 정확한 전달, 딱딱하지 않고 다채로운 음색과 멘트다. 이 강점은 콘텐츠들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하나의 장치가 된다. 별다른 콘텐츠가 없는 일반적인 뉴스도 귀 기울이게 하니 그 능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라디오 DJ를 해도 잘 어울릴 것 같고 동화구연을 하면 정말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후배 기상캐스터들은 김지은 기상캐스터의 영향을 조금씩 받았는지 비슷한 형태의 멘트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마냥 딱딱하지 않은 방송 형태와 전달 방식은 연합뉴스TV만의 뚜렷한 색깔로 남을 것이다. 자주 뉴스 채널을 보는 시청자로서 계속 발전을 기대한다. 김지은 기상캐스터도 앞으로도 꾸준히 뛰어난 능력으로 재미난 기상 정보를 전달하며 오래 사랑받기를 바란다.


이 글을 간 익주 3호에 실은 지 얼마 안 가 김지은 기상캐스터는 기상캐스터 자리를 내려놓았다. 팬으로서 아쉬운 일이지만 응원하는 것도 팬이 할 일 아니겠는가.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그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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