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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칸다 포에버 Aug 21. 2020

눈 돌릴 틈 없는 2시간의 광고

톡톡 튀는 캐릭터의 향연

상품 판매자가 마케팅하는 이유는 고객을 만족하게 해 최대 이윤을 얻는 것이다. 광고는 소비자가 상품을 더 많이 사고 사용하도록 설득하는 마케팅 도구이다. 하지만 오늘날 광고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광고는 늘 발전한다. 단순 지면 광고를 넘어 영상이 등장하고 영상에 드라마 요소를 넣거나 노래를 넣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품을 알린다.


남자사용설명서


<남자사용설명서>는 2시간의 광고 같은 영화다. Dr.스왈스키(박영규)의 남자사용설명서 강의 및 홍보 영상에 맞춰 최보나(이시영)와 이승재(오정세)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단지 로맨틱 코미디라고 한다면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다른 영화와는 다른 점이 많다. 다양한 화면 구성, 빠른 흐름은 보는 사람을 몰입하게 된다. 이는 짧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말을 전해야 하는 광고의 구성과 비슷하다. 



광고가 눈길을 끄는 요소는 다양하다. 귀에 익는 CM송이 될 수도 있고 입에 붙는 대사가 될 수도 있다. 아니면 기상천외한 콘셉트의 구성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광고(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톡톡 튀는 캐릭터다. 남자로 가득한 집단에서 김미라(경수진)와 달리 푸대접받는 보나, 갑자기 톱스타가 된 이승재, 항상 승재 옆에 함께하는 진 대표(배성우), 감독 육봉아(이원종), 그리고 열심히 강의하는 Dr.스왈스키까지. 각자 개성이 살아있어 누구 하나 재미없게 느껴지지 않는다. Dr.스왈스키 옆에서 강의를 돕는 외국인 남녀도.



대부분 사람은 스쳐 지나가는 광고를 볼 때 ‘저 상품을 꼭 사고 말겠어.’라고 생각하며 광고를 보지 않는다. 광고를 본 후에 ‘저 상품을 사볼까?’라고 생각한다. 보기 전에는 큰 목적과 생각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더럽고 가학적으로 웃기거나 길게 끌지 않고 적당히 치고 빠지면서 사람을 웃게 한다.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요즘 영화나 드라마는 너무 힘을 많이 주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무게감 있는 스토리가 보는 사람의 이목을 끌기 위한 요소라지만 모두 그쪽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한다고 재미있는 것이 아닐뿐더러 재미를 주는 요소가 그 점에만 있는 게 아닌데 말이다. 한마디로 B급을 지향하는 영화가 없다. 하지만 그런 영화가 되기를 원하지 않고 거절하면서도 수준이 B급인 영화는 있다.



이 영화는 자신을 B급 영화라고 말하지만 스토리가 깊지 않더라도 눈길을 끌 수 있는 법을 모색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 남자를 다루려는 목적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처세에도 쓸 수 있는 Look, Hold, Smile. 정말로 Dr.스왈스키의 교재가 있다면 한번 구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남자사용설명서>의 광고는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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