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월 고정비용 파악하기-3
주택은 부가가치세법상 면세 대상이에요.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인 거죠. 하지만 상가나 사무실처럼 영리 목적의 공간은 부가가치세법상 과세 대상으로 분류돼요. 즉, 부동산 임대료에는 원칙적으로 10%의 부가세가 붙지만 예외적으로 주택은 면세가 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제가 공인중개사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손님이 임대료에 관해 물어보시면 "월세 100만 원, 부가세 별도입니다"라고 안내를 드렸었는데요. 그러면 "부가세도 내야 되나요?"라며 놀라는 분들이 종종 계시더라고요. 어떤 분들은 현장에선 별말 없으시다가 계약금 입금 직전에 "월세 100만 원 아니었어요? 무슨 부가세가 있나요?"라고 다시 되묻기도 했구요.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월세 부가세 포함해서 110만 원입니다"라고 안내 멘트를 바꿨는데, 여전히 부가세의 존재를 모르시는 분들을 현장에서 자주 마주칩니다.
임대료가 얼마인지 물어보지 않고 들어가는 임차인은 없을 거예요. 그런데 대부분 위와 같이 "여기 월세 얼마예요?"라고 묻고 답변을 받으면 "아.. 그렇구나..."하고 질문을 멈춰버립니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숨어있어요.
월세 100만 원은 부가세 포함이라는 건가.. 별도인가... 아니면 아예 받지 않는 건가......
임대업을 오랫동안 하셨던 임대인이거나, 상가 임대 중개를 오랫동안 하신 공인중개사들 중에는 "부가세는 말 안 해도 별도라는 걸 당연히 알겠지"라고 여기며 부가세 관련 내용을 생략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곤 계약서 쓸 때가 되어서야 “부가세는 별도입니다”라는 말이 나오고, 임차인이 당황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한편, "부가세 주지도 말고 세금계산서도 발행하지 말자"라고 말하는 임대인도 있어요. 임대소득이 적은 간이과세자일 수도 있고, 임대 소득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 부가세 자체를 기피하는 경우도 있죠.
그리고 비교적 젊은 임대인은 세금에 민감해 부가세를 받고 세금계산서 발행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크며, 연세가 많은 임대인은 관련 정보가 부족해 부가세 없이 진행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대인이 임대사업소득에 따라 일반과세자와 간이과세자로 나뉘듯 임차인도 사업 규모에 따라 일반 또는 간이과세자로 나뉘게 됩니다. 이미 일반과세자로 사업을 운영 중이거나 처음부터 큰 규모로 시작하는 사장님이라면 여지없이 일반과세자가 되겠지만 이제 막 창업에 도전하는 사장님은 1년 매출 예측이 어려우니 간이과세자로 시작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저 역시도 손님들께 간이과세자로 등록했다가 매출이 일정 금액을 넘기면 세무서에서 자동으로 전환 안내를 주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간이과세자 혜택을 누리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안내드리고 있어요.
하지만 한쪽은 일반과세자, 다른 한쪽은 간이과세자이거나부가세를 주고받기 싫어하는 경우라면 이견이 생길 수 있어요. 현장에서는 결국 '갑' 위치인 임대인의 조건에 맞춰 계약하게 되지만, 부가세 문제로 계약이 파기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일반과세자와 간이과세자는 2025년 기준으로 연 매출 1억 400만 원 이상이면 일반과세자로, 미만이면 간이과세자로 사업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유흥업 등 일부 업종은 무조건 일반과세자로만 사업이 가능하고 지역에 따라 간이과세가 아예 불가능한 곳(간이과세배제지역)도 있어요.
그러니 시작하려는 업종과 지역이 간이과세가 가능한 곳인지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보셔야 해요.
지금은 임대료를 받은 그 달에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주어야 하지만, 6개월 단위로 몰아서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리고 그 시절의 관행을 아직도 이어가는 임대인들도 간혹 있는데요. 만약 내가 계약하려는 곳이 이런 경우라면 세무사와 먼저 상담해 본 뒤, 임대인과 세금계산서 발행 시기 및 방식에 대해 협의가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