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권리금 없는 공실에 들어가는 경우라면 계약금을 보낸 그 당일 임대인과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하지만 권리금 계약도 함께 진행하는 경우, 즉 현재 장사하고 있는 매장을 인수하는 경우라면 당일 계약은 상당히 어려울 수 있습니다. 현 임차인과의 권리금 계약서는 현장에서 바로 작성 가능할지 모르나, 임대인은 다른 동네·다른 지역에 살고 있을 수 있고, 외출 중 일수도 있을 것이죠.
그러므로 당일 계약을 무리하게 진행하기보다는 임대인과 현 임치인 모두 참석 가능한 날짜를 조율해서 계약서 작성일을 정하시면 됩니다.
다만, 잔금을 늦게 치르더라도 계약서 작성은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하는 게 유리합니다. 계약금만 넣은 상태에서는 언제든 계약 내용이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죠.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것도 아니고, 모든 내용이 구두로 협의되었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법적으로 구두 협의도 효력은 있지만 그것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강하게 주장하기 힘듭니다.
현 임차인 측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사례로는 양도양수품 변경이 있습니다. 계약금 보내기 전 양도양수품 협의할 때는 '계약 성사' 자체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임차인의 조건을 되도록 수용하려 합니다. 하지만 계약금이 들어오고,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싸게 넘겨주는 건 아닌가'하는 묘한 생각이 움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혹은 며칠 후 "내가 생각을 해 봤는데....."라고 운을 띄우며 양도양수품목 변경을 시도하는 것이죠. 그리고 재협상을 통해 얻은 시설품은 당근 등 중고거래플랫폼에서 팔아 소액이라도 이익을 남기는 겁니다.
임대인 측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사례로는 렌털프리기간 축소가 있습니다. 공실, 특히 오랫동안 공실로 있던 매장일수록 임대인은 새로운 임차인의 요구조건을 적극적으로 들어주려 합니다. '렌털프리기간 요청'은 공실에 들어가는 임차인의 필수 요구 조건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임대인은 몇 주, 길게는 한 두 달 정도 월세를 받지 못해도 '공실로 비워두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자세로 협조하려 합니다.
하지만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렌털프리기간을 너무 많이 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혹은 며칠 후 "내가 생각해 봤는데..."라며 렌털프리기간 축소를 시도하는 것이죠.
새로운 임차인 입장에서는 말이 바뀌니 화가 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람의 생각과 말은 언제나 바뀔 수 있습니다. 새로운 임차인 즉, 나 역시도 계약금 입금 후에 '아.. 가게에 있던 그 장비 좋아 보이던데, 그것도 달라고 할까'라는 마음이 들 수 있는 것이죠.
이렇듯 구두 협의만 있는 상태에서 계약서 작성일까지 일주일 뒤, 그 이상으로 잡게 된다면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은 분쟁이 생길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계약 파기까지도 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러므로 최대한 빠른 날을 잡아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합니다.
계약 예약서는 당사자 (현 임차인, 임대인, 새로운 임차인-나) 간의 계약 협의가 있었고, 새로운 임차인이 될 나에게 계약 우선권이 있음을 알리는 약식 계약서입니다. 즉,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임대차계약, 권리금 계약을 해서는 안된다고 알려주는 거죠. 그리고 중요한 계약 내용도 함께 포함되어 있으니, 계약금 입금 이후 협약된 내용이 변경되는 것도 막을 수 있습니다.
계약금 입금일과 계약서 작성일까지 기간이 오래 남아있다면 계약 예약서 반드시 발송해 두어야 하구요. 하루 이틀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되도록 계약 예약서 발송해 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협의한 사항이 하룻밤 사이에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죠.
주소지와 층수, 상호명, 계약 당사자, 금액 조건, 합의된 내용 등을 기재하여 임대인과 현 임차인 측에 문자로 발송합니다. 서면으로 작성해도 되지만 문자도 법적 효력은 동일하므로 내용 간략하게 기재하여 문자 발송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보내진 예약서는 목적물의 위치와 계약 당사자를 특정할 수 있고, 금액 조건 등 구체적인 협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면 계약서 효력을 지니게 됩니다. 당사자 중 한 명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할 수 없는 겁니다.
-임대차 계약 예약서-
당사자 : 임대인, 새로운 임차인
-권리금 계약 예약서-
당사자 : 현 임차인, 새로운 임차인
새로운 임차인인 나는 임대차 계약과 권리금 계약 모두 당사자에 해당되므로 두 가지 예약서를 모두 보관하고 있어야겠죠. 하지만 임대인은 권리금계약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문자 보낼 때 조심해야 합니다. 오발송으로 임대인이 권리금액을 알게 되었을 때 불쾌감을 드러내거나 월세를 더 올리는 등 불이익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죠.
임대인은 임차인의 권리금에 관여해서는 안되지만, 자신의 건물에 권리금이 형성된 것에 불편함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위 권리금계약 예약서를 보면 주소지, 당사자, 임대 조건 및 권리금 거래 금액뿐만 아니라 어떠한 내용을 협의했는지, 만약 계약을 파기할 시 위약금에 관해서도 구체적으로 기재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계약금 입금 이후에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계약 파기되는 일이 잦습니다. 이때 일방적으로 계약 파기 당한 당사자는 억울할 겁니다. 그래서 계약금으로 준 돈의 두 배를 받거나, 계약금을 포기하라고 요구하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당사자 중 한 명이 막무가내로 계약을 파기시키더라도 '계약금이 위약금이 된다'는 약정이 없으면 상대방에게 두 배 상환, 계약금 포기를 주장할 수 없는 겁니다. 억울해도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거나, 준 돈 그대로 다시 받아야 하는 거죠. 그래서 이렇게 구체적으로 위약금 부분을 정해놓지 않으면 안 되는 겁니다.
꽤 구체적으로 보이는 이 계약 예약서에도 수많은 구멍이 숨어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구체적으로 예약서를 작성하다 보면 서로 감정이 상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의외로 서로 감정이 상해 계약 파기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는데요. 권리금 양도양수 품목 조율 도중 감정이 상해 돌아서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계약 예약서 작성할 땐 협의한 내용 모두 기재하기보다는 절대로 변경하면 안 되는 것, 핵심 내용만 기재해야 한다는 것 참고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위 임대차계약 예약서에는 권리금에 관한 내용은 모두 빠져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권리금과 임대차 계약 예약서 모두 당사자들과 협의한 내용만 기재하시면 됩니다.
임대차계약 예약서 역시 권리금계약 예약서와 같이 협의한 것 중 중요한 내용, 계약 파기 시 위약금 등에 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하여 기재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예약서 가장 하단에 [내용 확인 후 동의 문자 부탁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보이시나요. 문자를 받은 임대인이나 현 임차인의 동의 문자가 없더라도 계약서로서 효력은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온전한 효력을 가지기 위해선 "본 내용에 동의합니다"라는 문자를 받아놓는 것을 권장합니다.
이로써 계약금 입금 직후에 해야 하는 일에 대해 설명드려봤습니다. 다음은 계약서 작성일 전까지 무엇을 체크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드려 볼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