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는 권력을 단순히 위에서 아래로 작용하는 힘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권력이 사회의 모든 관계 속에 퍼져 있으며, 담론과 시선, 규범, 심지어 관심으로도 작동한다고 봤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댓글을 쓰는 개인이나 미디어를 관찰하는 대중 역시 권력의 주체인 것이다. 그들은 타인의 행동과 발언을 평가하고, 기록하며, 때로는 집단적으로 처벌한다. 이런 감시의 시선은 법이나 제도보다 훨씬 미시적이고, 일상적이면서 상호작용적인 권력의 형태다.
그 중 댓글창과 sns는 감시의 장이며,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서 통제욕구가 폭발하는 장이다. 누군가는 정의, 공정이라는 명목으로 타인을 심판하고, 처벌한다. 무서운 점은, 이들이 스스로를 감시자 혹은 권력의 일부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푸코식으로 말하면, 권력은 중앙에 있지 않다. 오히려 우리 각자가 그것의 매개체가 되어 서로를 통제한다.
문제는 이런 권력이 단지 권력자와 시민 간의 싸움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현 시잠에서의 억압은 국가적 제도보다 대중끼리의 억압으로 더 자주 나타난다. 사회는 스스로를 자유롭다고 믿지만, 실상은 서로의 표현을 검열하고, 다른 목소리를 배제하며, 타집단을 적으로 낙인찍는다. 자유를 외치는 집단일수록, 그 자유가 자신들의 입장에만 허용된다는 사실을 잊는다. 자유라는 말은 점점 편협한 의미로만 사용되는 동시에 오용된다.
결국 푸코가 말한 권력의 본질은 누가 더 큰 힘을 갖는가가 아니라 누가 규범을 정의하는가에 있다. 미디어는 여론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정치권은 그 흐름을 이용해 불을 지피며, 대중은 다시 그 불길을 확산시킨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규범을 강화하며, 통제를 지속한다.
이것이 바로 푸코가 바라 본 권력의 순환이다 .
권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더 섬세해지고 더 교묘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