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키로 아저씨의 몸짱 도전기
단순 계산을 해보자. 지방 1키로는 약 7700 칼로리를 가지고 있다. 한 시간 동안 조깅을 하면 약 400 칼로리를 태운다. 그럼 1키로를 빼려면 약 20시간 조깅을 해야 한다. 사실 이런 비교 자체가 엉터리이고 말도 안되지만 굳이 이런 쓸데없는 비유를 하는 이유는 그만큼 운동으로만 살을 빼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1 이 들어가면 1을 태워야 몸무게가 유지가 되는데 먹는 게 조절이 안되면 정말 엄청난 양의 운동을 해서 들어간 칼로리를 태우는 수밖에 없다. 물론 가능하지만 시간적 체력적 한계가 있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힘든 일이다. 그만큼 음식 섭취는 다이어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키이다. 자! 그럼 날씬한 몸매를 위해 방울토마토와 고구마로 연명을 해야 하는 것인가? 가능하다. 그런데 방울토마토와 고구마 먹고 뺀 살은 다른 게 들어가는 순간 다시 돌아온다. 단군할아버지도 마늘을 100일만 드셨다. 평생 그런 거만 먹고 사는 건 불가능하다.
이 전에 말했다시피 첫 3개월이 다이어트의 가장 힘든 시기이다. 운동이 몸에 적응이 되지 않아서 너무 힘들고 기초 체력도 없는데다가 살 뺀다고 제대로 먹지도 않으니 하늘이 핑핑 돈다. 일주일 하다가 누가 옆에서 치킨이라도 먹으면 눈이 돌아가서 미친 듯이 먹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이미 다이어트는 물 건너 갔다. 에이 망했다. 1시간 뛰어도 치킨 한 조각 먹으면 끝인데 뭔 운동.. 그냥 운동도 가지 말자.. 뭐 이런 식의 경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굳이 제일 힘든 시기에 먹는 것까지 제대로 못 먹고 자신을 고문할 필요가 없다. 연예인들이 하는 다이어트는 단시간에 효과를 봐야 하기 때문에 방울토마토 먹고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다. 앞으로 3개월 안에 CF 찍을 것도 아니고 이미 버린 몸으로 수십 년 살아왔다. 급할 거 없다. 뭐야.. 아까는 운동만으로 살이 안 빠진다고 해놓고서는 먹으라니.. 도대체 적인지 아군인지 햇깔릴 거다.
첫 번째 삼 개월은 운동에 집중하자. 근데 더 중요한 것은 잘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잘 먹는다는 건 먹고 싶은걸 먹자는 것이 아니다. '건강' 하게 먹자는 것이다. 토마토만 먹는 건 건강한 것이 아니다. 요즘 다들 탄수화물을 괴물취급하는데 문제는 탄수화물 자체가 아니라 너무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탄수화물 없이는 제대로 운동도 할 수 없다. 탄수화물 종류나 다른 영양소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겠지만 운동만 꾸준히 한다면 하루 밥 세 끼 먹는 건 개인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기뻐하자! 반공기 말고 한 공기를 먹어도 된다! (현미 밥이라면 금상첨화지만 힘들면 흰 쌀밥 먹자.) 한국인의 식단은 이미 다이어트에 최적화되어있다.
대신!!
모든 간식은 끊어보자. 완벽하게. 식후 과자 한두 개가 쥐약이다. 과자 몇 조각이 밥 한 공기 보다 훨씬 안 좋다. 과일도 탄수화물과 당분이 높은 음식이다. 텔레비전 보면서 무심코 계속 귤 집어먹다가 배부른 기억들.. 다들 없지 않을 것이다.
음료수는 물과 블랙커피뿐이다. 그린티 프라푸치노 한잔 먹는 대신 배부르게 밥 먹자. 열심히 뛰고 나서 게토레이 먹는 뻘짓은 하지 말자 제발.. 음료수는 물과 블랙커피뿐이다.
세 끼 밥먹으랬다고 매일 삼겹살에 빈대떡.. 이런 거 먹고서는 날 원망하는 사람이 혹 있을까 봐 말하지만 고칼로리 반찬들은 피하자. 특히 튀긴 음식을 먹지 말자. 난 개인적으로 고기 먹는 건 찬성이지만 그것도 매끼 먹으면 곤란하다. 삼겹살보다는 목살 정도로 만족하자.
삼 개월 동안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엄청나게 힘들고 대단한 일이다. 그 삼 개월 동안 닭가슴살, 토마토, 고구마 이런 것만 먹는 사람은 초 울트라 짱짱짱 대단한 사람이다. 그렇게 하면 오래 버티기 힘들다. 매 글마다 말하지만 버티는 게 중요하다. 버티다 보면 무조건 이긴다.
삼 개월 동안은 위에 말한 세가지만 피하고 한식 (밥 + 반찬) 위주로 먹는다. 충분히 밥 먹으면 늦은 밤 치맥의 유혹도 훨씬 더 잘 뿌리칠수 있을 것이다. 몸무게가 안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기초체력은 시작 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져 있고 거울을 보면 분명 몸매의 차이를 느낄 것이다. (무게가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보이 느냐가 문제이다)
삼 개월을 무사히 지나가면 다이어트의 오부능선을 지났다고 확신한다. 이때부터는 조금씩 욕심을 부려도 된다. 운동량을 늘린다거나 식단을 좀 더 엄하게 관리한다거나.. 본격적으로 몸을 만드는 시기가 된 것이다.
게임도 단계가 있다. 쪼렙 (초보 player) 이 끝판왕이랑 바로 붙으려고 하면 바로 죽는다. 여기저기서 경험도 쌓고 아이템도 먹고 업그레이도 해서 끝판왕이랑 붙어야 이길 수 있다.
천천히 천천히 레벨을 올리자. 언젠가는 만랩이 되어서 끝판왕 앞에 서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