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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Sangwoo Kim Apr 27. 2016

다이어트 말고 몸 디자인 하자

내가 원하는 몸매를 만들자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살이 빼고 싶었다. 복근도 가져보고 싶었고 팔뚝에 힘줄도 나와보고 싶었다. 그래서 열심히 윗몸 일으키기를 했다. 그러면 복근이 나오는 줄 알았다. 배 나온 사람이 윗몸 일으키기를 백날 해봐도 복근은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참으로 단순하고 기본적인 몇 가지 사실을 사람들은 간과하고 있다. 아주 아주 기본적이지만 무조건 알아 놓아야 하는 것, 마치 더하기 빼기를 알아야 나머지 수학을 알 수 있는 것 같은 그런 아주 기본적인 내용 몇 가지를 적어보며 글을 시작해 본다.


다들 정식 운동 명칭은 잘 모르지만 팔뚝살 빠지는 운동, 허벅지 가늘어지는 운동, 뱃살 빠지는 운동 등을 검색해 본 적은 있을 것이다. 뱃살을 빼겠다고 매일 윗몸 일으키기 100개씩 했던 기억들, 종아리 가늘어지라고 스쿼트와 런지를 했던 기억들 모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다고 뱃살이 빠지고 종아리가 가늘어지지 않는다. 


기본적인 사실 1. 부위별로 살을 빼는 운동은 이 세상에 없다.    

뱃살만 빼는 운동은 이 세상에 없다. 팔뚝살만 빼는 운동도 없다. 가끔 TV 쇼에서 *tricept kickback 하는 거 몇 번 보여주면서 날씬한 연예인 팔뚝을 만들어 준다는 소리를 할 때면 이런 사기꾼들!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을 때가 많이 있다. 이럴 땐 꼭 날씬한 연예인이 같이 나와서 자기만의 비법을 가르쳐 준다는 듯이 떠든다. 그 연예인은 전체가 다 날씬하니까 팔뚝도 날씬한 거다. 


*tricept kickback - 삼두 운동

물론 tricept kickback 이 예쁜 팔뚝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 운동으로 두꺼운 팔뚝이 얇아지지는 않는다. 윗몸 일으키기 한다고 뱃살 안 빠지고 런지 한다고 다리살 안 빠진다. 살은 전체적으로 빠지고 전체적으로 찐다. 여자분들 같은 경우 살 빼면 가슴도 빠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운동으로 살을 뺀다고 해도 가슴을 보존(?) 하며 뱃살만 빼는 방법은 없다. 


기본적인 사실 2. 부피 줄 일 땐 유산소

 

인간의 몸은 기본적으로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보시다시피 남녀 모두 식스팩은 이미 가지고 있다. 이 세상에 식스팩 없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기본적인 근육 위에 지방이 덥혀지기 시작한다. 마치 어릴 적 지점토를 만들 때 철사 골격에 흙은 붙여서 모양을 잡는 것을 연상하면 될 것이다. 그렇게 덥혀서 식스팩도 사라지고 날씬한 팔뚝도 사라지게 된다. 아까 말했다시피 덥혀있는 지방을 한 군데만 제거하는 건 수술이 아니고는 불가능하다. 찔 때도 전체적으로 찌고 빠질 때도 전체적으로 빠진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살을 빼려면 유산소 운동을 해서 지방을 태우거나 덜먹어서 지방을 쓰거나 두 방법밖에 없다. 지방이 없으면 자연스럽게 복근도 보이고 얇은 팔뚝, 가느다란 다리가 완성이 된다. 

* 근력운동도 칼로리를 소비하기 때문에 살이 전혀 안 빠진다고 할 순 없지만 살을 빼는 것이 목표인 운동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본적인 사실 3. 디자인할 땐 근력운동

 유산소가 기본 부피를 조절한다면 근력운동은 디테일한 디자인을 한다. 정말 다행인 건 부위별로 부피를 줄이는 건 불가능 하지만 부위별로 부피를 늘리는 건 근력 운동을 통해서 가능하다. 처진 엉덩이도 운동으로 올릴 수 있고 가슴도 업 시켜줄 수 있다. 팔뚝도 탄력 있게 만들 수 있고 좁은 어깨를 어깨 깡패로 만들 수도 있다. 키가 작은 사람을 키가 크게.. 아.. 이건 안된다.. 미안하다..ㅠ.ㅠ 하지만 좋은 디자인으로 키가 덜 작아 보이게 할 수는 있다.


아까 말한 것처럼 철로 만든 뼈대에 지점토를 원하는 곳에만 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굳이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몸이 이쁜 사람들을 보면 거울을 많이 본다. 거울을 보면서 보완해야 할 부분의 운동에 시간을 좀 더 할애하고, 운동을 하다 너무 커진 근육에는 시간을 덜 할애한다. 운동을 처음 하는 남자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자기 몸 생각 안 하고 매일 가슴운동만 한다는 것이다. 이건 마치 롱코트가 유행이라고 키 작은 남자가 롱코트 입는 것과 비슷하다. 


정리해 보자면 유산소 운동으로는 전체적인 볼륨을 조절하고 근력운동은 몸을 디자인한다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다. 다시 말해 유산소로 전체적으로 살을 빼고 근력운동으로 원하는 부분만 크게 또는 굴곡 있게 만들어 밑 밑 하지 않은 몸으로 만드는 과정인 것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몸 디자인의 예를 들어보자. 


70킬로의 A 양은 살을 빼기로 결심하고 열심히 유산소 운동과 다이어트를 했다. 피나는 노력 끝에 50킬로에 도달했지만 탄력이 없는 일자 몸이 되었다. 감량과 동시에 C 컵이었던 가슴도 A 컵이 되었다. 사실 어찌할 방법은 없다. 받아들이자. 가슴은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아까 말했다시피 부위별 지방 조절은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포기하기는 이르다. 지방으로 이루어진 가슴을 밑에서 지지해주는 건 근육이다. 근육의 모양을 조절해서 가슴의 모양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윗가슴을 자극하는 incline flys 나 incline dumbbell press를 해서 가슴 근육을 발달시키면 가슴을 좀 더 위로 올려줘서 탄력 있어 보이게 만들 수 있다. 같은 사이즈지만 좀 더 예쁜 몸을 디자인할 수 있는 것이다. 


길지 못한 기럭지와 짧은 목을 타고난 필자는 승모근 관련 운동은 피하는 편이다. 안 그래도 짧은 목이 아주 사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선천적으로 손목이 가늘어서 운동할 때 자꾸 다치는 편이라 요즘엔 손목운동도 따로 한다. 사실은 다리는 굵은 다리는 선호하지 않지만 상체와 발란스를 맞추기 위해 무겁지 않은 무게로 고 반복을 주로 하는 편이다.


송중기 같은 작은 머리로 태어나지 못한 B 군에게도 방법은 있다. 머리를 줄이는 방법은 없으니 대신 어깨를 늘리는 것이다. 머리 사이즈 자체는 줄지 않았지만 옆에 어깨가 넓어짐으로써 상대적으로 머리가 작아 보이는 착시 효과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왜 유산소를 해야 하는지 왜 근력운동을 해야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을 때의 가장 큰 문제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운동 사이트 같은 곳에 보면 운동법 가르쳐 달라는 사람부터 3 분할이니 2 분할이니 어느 운동법이 더 좋으니 싸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사람마다 몸이 다르고 운동 능력이 다른데 제일 좋은 운동법 따위가 존재할리가 없다. 자기한테 맞는 운동법이 제일 좋은 운동법이다. 근육의 종류도, 근육마다 해야 하는 운동도 수십수백 가지다. 어느 정도 기본 체력을 만드는 방법은 비슷하겠지만 그 이후에는 자기 몸을 계속 관찰하면서 원하는 부분을 디자인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며 재미도 쏠쏠하다. 



자세한 내용을 모르고 인터넷에서 받은 운동법으로 열심히 운동을 하는 것을 기성복에 비유하자면 자기 몸을 보고 그것에 맞춰서 운동하는걸 맞춤양복에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


좀 더 알고 운동하면 좀 더 쉽게 좀 더 예쁜 몸을 만들 수 있다.

올여름에는 다이어트 말고 몸 디자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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