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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봄 Mar 13. 2019

[19' 인도] 가끔은 쉬어가는 것도 좋다.

2019.01.22: 가장 좋아하는 도시, 우다이푸르에서의 기록

어제저녁 6시에 아그라에서 우다이푸르행 열차에 탔다. 하원이랑 나는 미리 예약한 2A 자리로, 늦게 예약한 혜인이는 3A로 헤어져서 갔다. 2A의 특권이라면 바로 자리에 커튼이 있다는 것이다. 근데 사이드 로워랑 어퍼만 커튼 치면 자기들 세상이고, 그냥 로워 미들 어퍼는 커튼 쳐도 서로 다 보인다. 이왕 커튼 달 거면 각자 개인 공간 좀 만들어주지 싶은 그런 자리... 하여튼 편안하게 누워서 나눠준 이불을 덮고 잤다. 근데 생각보다 추워서 깨끗하게 빨아둔 후리스를 다시 꺼내 입고 남는 이불을 하나 더 덮었다. 아무리 추워도 침낭을 꺼낼 수 없었다. 접는 게 더 일이기 때문 ㅜㅜ 밤 사이에 혼자 몽달을 먹다가 흘려서(거의 다 쏟았다. 그것도 아래 자리에) 밑에 누워서 자던 아저씨가 머리를 털면서 일어나더니 결국 자리를 옮겼다. 정말 너무 미안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인도인 특유의 대사 'No problem!'으로 아저씨는 대답했다.



아침에 기차에서 바라보는 창 밖 풍경은 그림 같다. 물론 기차 속도가 너무 빠를 때는(사진처럼) 뭐가 뭔지도 모르긴 하지만 가끔 천천히 갈 때는 밖에 조금씩 뜨고 있는 해와 함께 액자에 걸린 그림처럼 보였다(아침 감성).



일어나자마자 마신 애피도 너무 맛있다... 기차가 5시간 정도 연착돼서 결국 17시간을 기차에서 보냈다. 다행히 호텔 체크인 하기 적합한 시간인 10시쯤 도착해서 숙소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숙소는 우다이푸르에 올 때면 매 번 오는 '하누만 가트 호텔'이다. 일단 무엇보다도 저렴하고, 시설도 나쁘지 않다. 웬만큼 낙후된 시설에는 적응이 된 상태라서 괜찮았다 항상! 건물이 두 개인데 본관과 별관이 있다. 처음에 보여준 방은 별관의 3층이었다. 당연히 엘리베이터는 없고, 이층 침대 두 개가 있는 방이었다. 대충 짐 정리를 하고 이제 좀 씻어볼까 하고 화장실에서 물을 틀었는데 뭔가 이상했다. 투명해야 할 물이 약간 노란빛을 띠는 것 같았다. 화장실 불이 너무 약하고 타일이 파란색이라 이상하게 보이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물티슈를 물에 가져대니 노란색이 맞았다... 사장 아저씨한테 가서 말하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깨끗한 물이 나올 거라고 기다리라는 말만 했다. 그래서 기다렸으나 결국 투명한 물은 없었고, 본관 5층으로 방을 옮기게 됐다. 층수는 5층이지만 체감 상 8층 정도... 계단을 한 없이 올라가다 보면 나오는 곳이다. 그래도 좋은 점은 루프탑 바로 아래라 조금만 올라가면 피촐라 호수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




하누만 가트 호텔, 1인 200루피이다.

-2019년 1월 기준, 6인실 사용.





그 날 아마 심심해서 그린 그림인 가보다. 하원이 아이패드로 타지마할 사진을 그렸다. 배경 그리기는 너무 어렵다.

노란 물과의 싸움에서 너무 지쳐서 씻는 거는 결국 포기. 바로 밥을 먹으러 왔다. 내 인도 최애 식당은 이 곳!

단언 컨대 인도 최고의 맛집이라고 해도 좋을 듯... "드림 헤븐"의 '버터 치킨', '갈릭토마토 치즈 난', '치킨 시즐러' 이거 안 먹고 오면 제가 슬플 겁니다...

아쉽게도 사진은 갈릭치즈 토마토 난이랑 버터 치킨뿐이다. 갈릭치즈 토마토 난은 주 재료가 토마토, 갈릭, 치즈 세 가지 인 것 같은데 사실 이름은 엄청 헷갈린다. 그래서 그때 그때 이름이 다를 수도 있다. 어쨌든 주 재료 세 가지가 맛이 없을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인도 최고의 난을 여러분은 바로 이 곳, 우다이푸르의 드림 헤븐에서 맛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최고의 조합은 바로 버터 치킨. 작년에도 거의 매일 방문해서 먹었던 이 음식들을 1년 만에 다시 먹게 되니 여기가 한국인 것 같고 음식 투정 하나도 안 할 수 있는 행복한 곳이라구여... 호수를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좋은 친구들과 함께 먹으니 행복했습니다!!! 물론 연인과 함께 왔더라면 더 좋았겠죠..? 다음엔 그럴 거예요!!!

앤드 나의 최애 카페...

그리고 우다이푸르의 또 다른 최애 카페. "jheel 카페" 사실 카페의 풀네임은 모르고, 그냥 제이힐 이라고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뭐가 맛있는지는 눈 감고도 말합니다! 바로 '다크초코판타지' 줄여서 다초판.

이 카페의 장점은 잔잔한 호수의 모습과 함께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는 것! 특히 해가 질 때에 간다면 멋진 석양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다크초코판타지는 그냥 초콜렛 케이크가 아니다. 주문을 하면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주는데(아마도?) 항상 따뜻한 상태로 나와요. 그러면 케이크 위의 초콜렛이 사진처럼 아주 맛깔나게 녹아서 용암처럼 흘러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케이크는 아마도 200루피(한화 약 3200원). 케이크와 함께 마시는 티는 최고예요... 케이크 진짜 오짐...이 카페 음식 다 맛있어요... 사장님이 다 먹으면 자꾸 나가라는 눈치 주는 것만 빼면 완벽한 카페ㅜㅜ ㅜ 다 먹지도 않았는데 맨날 접시 가져가려고 함...


헤드스탠딩 성공한 하원이

그리고 요가를 하러 왔다! 우다이푸르에서는 요가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할 수 있어요. 그래스우드 카페 옆에 있는 곳인데 기부금만 받고 요가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최저 200루피(한화 약 3200원)을 수업을 마친 후에 내면 됩니다. 작년에도 와 봤는데 수업이 꽤 괜찮았어서 올해는 거의 매일 아침, 저녁으로 했다. 한 시간 동안 아주 쉬운 동작부터 가장 어려운 동작까지(내 기준) 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오른쪽 사진은 하원이가 성공한 헤드 스탠딩. 이게 내 생각에 가장 고난도 동작이다. 성공하려면 도대체 몸의 어디에 힘을 줘야 하는 건 지 모르겠다...


그냥 쉬고 먹고 논 기억밖에 없는 하루,,, 우다이푸르는 '쉼'에 최적화된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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