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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봄 Aug 14. 2019

[19' 몽골] 푸른빛의 호수, 하르가스노르

2019.08.01: 자브항 여행, 하르가스 호수


오늘의 아침. 내가 동네에서 빵 사면 항상 퍽퍽하고 맛없는데 어드는 어디서 이렇게 촉촉한 빵을 사 오나 모르겠다. 그리고 러시아 쨈. 학교 후배가 추천해줬는데 가지도 다니기도 편하고 맛도 좋다!



오늘도 역시나 긴 여정을 떠나는 중입니다.



양고기 잘 먹는다고 단언했던 동행들... 이제 그 말 취소하고 양고기와 멀어지는 중입니다. 냄새 맡는 것도 힘들어한다. 왜 잘 먹는다고 한 거야 당신들!! 몽골에서는 고기를 조리할 때 핏물을 빼지 않고 조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고기의 향이 난다. 어떤 요리는 냄새가 심하지 않은데 오늘 음식은 심했기 때문에... 전날 사둔 도시락 라면과 내가 가져온 불닭볶음면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차에서는 정말 다양한 간식을 먹는데 그중에 내가 뽑는 최고의 간식은 바로 젤리! 과자는 부스러기도 떨어지고 손에 다 묻어서 먹기 불편한데 젤리는 그럴 염려가 전~혀 없다. 그리고 오늘 산 젤리 모양이 너무 귀여웠다.



열심히 달리다 중간에 내려서 다 같이 사진을 찍었다! 너무 쉬지 않고 가기만 하면 우리도 가이드와 기사님도 힘들기 때문에 가끔 이렇게 쉰다. 근데 쉬는 곳곳마다 날씨가 너무 좋고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듬성듬성 난 풀과 높은 하늘, 그리고 둥둥 떠 있는 하얀색 구름. 자세히 보면 크고 작은 가축의 똥들이 보이지만... 그런 건 아무렇지도 않다!



그리고 이제 내가 정말 오고 싶었던 헤초하드


내가 반했던 풍경.


#헤초하드

헤초하드는 한국어로 말하자면 어려운 돌이라는 뜻으로  하르가스 호수의 남쪽에 위치해 있다. 가는 길이 워낙 어려워서 어려운 돌이라고 이름을 지었나 싶었다. 이 곳은 내가 사진 한 장을 보고 푹 빠졌던 곳이다. 동행을 구할 때 자브항을 간다는 글을 보고 '헤초하드 가나요?'를 먼저 물어봤을 정도! 사실 이번 자브항 여행을 계획하게 된 것도 바로 이 곳 때문일 정도로 풍경에 많은 기대가 있었던 곳이다. 물의 색도, 돌의 색도 너무 신비로웠다. 돌이 하얀색인 이유가 하르가스 호수가 소금 호수이기 때문이라는데 소금의 함량이 아주아주 낮다고 한다(궁금해서 물 먹어봤음).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수영을 하지 못해서 아쉽다... 수영복을 챙겨 왔지만 쳉헤르 온천물에 들어가 앉아있던 30분 빼고는 사용한 적이 없다...! 원래는 하르가스 노르 캠프에서 숙박 예정이었지만 물이 나오려면 이틀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내일의 목적지에 조금 더 가까운 숙소에서 묵기로 했다.



이렇게 높은 곳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었다. 뭔가 이런 실루엣과 태양이 보이니 이카루스가 생각난다!



몽골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

이런 고전적인 이동수단을 체험해볼 기회는 흔치 않을 것이다. 길을 가다가 호수의 귀퉁이 부분에서 차로는 이동할 수 없는 깊은 물이 나타났다. 돌아가면 안 되는 가도 싶었지만 지도를 보니 그 귀퉁이에서 시작되는 또 다른 큰 호수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길 넘어갈 수밖에 없다! 넘어가기 위해서는 반대편에서 큰 뗏목 같은 것을 줄로 당겨서 이 쪽으로 온 후에 차와 사람들이 타고, 다시 줄을 당겨서 넘어간다. 동행들과 함께 물아래에서 다리가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이상한 소리를 하다가 뗏목이 건너오는 걸 보고 아차 했다.



아마도 저기에 적힌 번호로 전화하면 일하는 사람이 와서 사람이든 차든 옮겨줄 것이다.


원래 예약한 숙소에서 자지 않아서 자브항 솜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잠을 잤다. 사무실인데 침대가 세 개나 있어서 다 같이 편하게 잘 수 있었다. 게다가 숙소 근처에 유료 샤워장이 있었다! 어드 덕분에 그동안의 여행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쾌적한 샤워를 자주 할 수 있었다.


아. 오늘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 윤뚜기가 엄청난 청력을 발휘해 푸르공에 펑크가 난 걸 알아챘다. 대단한 놈... 갑자기 어디선가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저번에도 맥주 캔 터진 것, 바퀴의 펑크 소리를 듣더니 이번에도 한 건 했다. 그래도 또 엄청난 실력을 가진 우리의 후 기사님이 뚝딱뚝딱 고쳐서 바로 해결해내셨다!


이렇게 재밌는 일, 사건 사고가 매일 같이 일어나는 몽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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