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똑똑하고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법 -스니커즈
광고 없는 브랜드 VEJA
얼마 전 친구가 새로 신발을 샀다며 '혹시 이 브랜드 알아?'라고 물어봤다.
나름 브랜드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들어본 브랜드였고, 친환경적이고 비건 스니커즈로도 유명하다며 친구가 추천을 해줬다.
신어보지는 않았지만 취지가 좋고, 이 신발을 신는 친구가 좋다고 했기에 글을 써본다.
베자는 프랑스에서 2004년에 시작된 브랜드로 모든 상품을 친환경 소재로 만들고 있다.
특히 신발의 진정성에 집중하기 위해 광고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진짜로 별의별 신발 광고를 다 봤지만 여기만은 광고를 보지 못했다.
광고 얘기는 밑에서 더 하기로 하고!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건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이다.
베자가 이야기하는 근무 환경은 그들의 일터뿐만 아니라 주거지도 생각한다. 물과 전기가 잘 공급되는 곳에 거주하는지에서부터 일터까지의 거리까지 신경 쓴다.
당연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패션산업에서는 공장이 비위생적이거나 안전하지 않은 문제가 꽤나 많다.
베자는 노동자들에게 합당한 급여를 지불하고, 주 40시간 근무, 주말 휴무 등 더 나은 일터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베자 홈페이지는 신발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신발을 만드는 과정, 왜 이런 방법을 선택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 어떤 책보다도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서 재미있는 책을 읽는 것처럼 페이지 하나하나를 읽어봤다.
홈페이지에서 재밌게 봤던 몇 부분을 정리해봤다.
Cotton, 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운동화, 캔버스화에는 면이 들어간다.
베자는 브라질과 페루의 농부들로부터 15년 동안 직접 면을 구매했다. 특히 평균 시장 가격의 2배 가격에 면을 구매하며 농부들은 정당한 가격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ADEC이라는 생산 연합과 거래하여 중개업자가 없기 때문에 재배자는 수익을 더 증가시킬 수 있다.
Maria Valdenira Rodrigues, VEJA agricultural engineer / Ceará, 2016 / @Photo Ludovic Carème베자가 공정무역 유기농 면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분별한 관개농업으로 인한 오염이 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화학비료나 살충제 등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토지도 비옥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더 좋은 면을 재배할 수 있다.
Biological cotton during harvest / Peru, 2018 / @Arthur Wollenweber탄소발자국
영국의 밴드 콜드플레이는 그들의 콘서트에서 발생한 탄소발자국을 계산하고, 환경 보호를 위해 월드 투어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그들의 팬으로서 이 기사를 처음 보고 섭섭하기도 했으나 인터뷰 내용을 보고는 충격을 받았다.
단지 음악을 즐기는 공연이라고 생각했는데 단 한 번의 콘서트로 인해 어마어마한 양의 탄소가 배출되고 있었다.
그때 이후로 탄소발자국에 대해 인지하게 되었다.
베자 홈페이지에도 탄소 발자국, 탄소 배출량과 관련된 부분이 있었다.
탄소 1kg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리고 베자의 산업에서 어떤 식으로 탄소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인포그래픽이다.
전 세계의 수많은 기업들 중에서 어떤 기업이 그들이 발생시키는 탄소 배출량을 신경 쓰고 있을까?
Rubber, 고무
신발을 만드는 데에 밑창 등으로 활용되는 고무는 필수적인 재료이다.
베자는 유기농 면과 함께 고무도 공정무역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시장가의 두 배 가격에 고무를 구매한다.
그 가격에는 고무의 가격뿐 아니라 숲 보존을 위한 가격을 포함시킨 것이다.
지구 상에서 야생으로 고무나무가 자라는 곳은 아마존이 유일하다.
이렇게 고무나무에서 고무를 생산하고 공급함으로써 고무나무가 아마존 숲에 남아있을 수 있게 되고,
무분별한 개간이나 농장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숲을 보호하기 위해 숲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게 목표라고 한다.
"처음에는 내가 고무나무들을 살리기 위해 싸운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내가 아마존 숲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나는 인류를 위해 싸웁니다."
- Chico Mendes, 아마존 산림을 지키기 위해 일하는 활동가
유기농 면, 아마존 고무 말고도 신발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재료들은
페트병을 100% 재활용해서 만든 B-mesh, 옥수수를 활용한 가죽 대체품인 C.W.L 등이 있다.
No ads, 광고 없는 브랜드
대부분의 큰 브랜드에서는 70%의 비용이 홍보에 사용된다.
신발을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재료들을 공정 무역을 통해 공급하기 때문에 일반 신발보다 5-7배의 가격으로 생산이 된다.
베자는 홍보를 하지 않는 대신 그 비용으로 지구를 위한, 사람을 위한 신발을 만들 수 있도록 투자한다.
광고, 마케팅 비용 등을 없애고 그렇게 지금의 가격이 책정되는 것이다.
현란한 마케팅보다는 집단 지성에 의해 베자의 신발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내가 관심이 가는 신발 두 개를 골라봤다.
왼쪽은 노바, 오른쪽은 러너 라인이다.
제품을 클릭하면 아래 이미지처럼 어떤 재료를 사용해서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왼쪽 신발은 유기농면, 아마존 고무, 사탕수수, 재활용한 E.V.A. 등을 사용했고
오른쪽 신발에는 100%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V-Knit, 재활용한 신발끈 등을 사용했다.
어떤 재료를 얼마의 비율로 사용했는지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환경에 대해 의식하고 구매할 수 있게 한다.
채식을 시작한 이후로 제로 웨이스트, 각종 비건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이런 좋은 기업들이 있기에 더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철 입고 버리는 패스트패션이 유행하는 지금, 우리는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일단 사더라도 지금 신고 있는 신발을 충분히 오래 신고 새로운 신발을 살 때가 된다면 베자를 떠올려보자.
우리나라에는 따로 매장이 없고 플랫폼 플레이스에서 구매할 수 있다.
http://www.platformshop.co.kr/goods/category.asp?cate=814&ssbrand=43
글의 내용은 모두 아래의 VEJA 홈페이지를 참고했다.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내 글에는 오역이 있을 수도 있으니 정확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직접 홈페이지를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