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이란 나이는 너무 어리다
설리 이야기다.
아는 사이도 아니고 팬도 아니었다.
노브라를 당당히 얘기하고,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날을 누구보다 먼저 기념하고, sns를 통해 낙태죄 폐지를 축하할 때 어린 여자 연예인이 ‘대단하네.’ 정도의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그 악플들이 심하다고 생각했으면서 견디고 있으니까 악플은 그저 존재하는 거고 그걸 견디는 설리가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그 ‘대단하네.’ 안에는 어쩌면 저 연예인 친구가 그걸 감당하고 있다고, 대중의 판단이나 시선이 이 단단한 친구에게는 그렇게 대단치는 않구나, 그래서 대단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안일하게.
그럴 리가 없었다.
누가 들어도 아플 수 있는 말이면, 어느 누구도 그 말이 아플 수 있는 말이라는 걸 참 늦게 깨달았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매일 들었는데 어떻게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혼자 있는 집에서 자기 전에 자기 인스타를 들어갔다가, 스케쥴을 소화하기 위해 자기 기사를 봤다가, 끊임없이 자기를 깎아내리는 글을 보는데 괜찮을 리가 없다. 누구라도.
그냥, 무작정 견뎠던 거다.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알아주겠지, 하고.
유서도 없었다고 한다. 아무도 원망하지 않고, 씩씩한 척, 밝은 척 혼자 견디던 스물다섯이 그렇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