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러 가야지
힘껏 달릴 수 있다는 것이 큰 축복이라는 것을 어릴 때 알았다.
10살도 되기 전에 교통사고를 두 번 겪었다.
횡단보도였지만 운전자 과실도 있었고 어린 애들이 대부분 부주의하긴 하지만, 나의 부주의함도 있었던 사고였다.
어릴 때 나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시간이 아까워서 그랬는지 성급해서 그랬는지 좌우 중에 하나만 살피고 건넜다. 다행히 사고를 낸 운전자들 모두 보험이 가입된 분들이었고, 내가 어렸기 때문인지 치료비는 백프로 보험사에서 다 지급되었던 것 같다.
병원비가 걱정되어 엄마한테 여쭤보니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런 뉘앙스의 대답을 들었던 것 같다. 우리 집에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뭐 이런.
7살 때는 살짝 부딪친 거였고 깜짝 놀란 정도여서 그냥 병원 가서 하루 검사 받고 끝이 났는데 9살 때는 많이는 아니지만 차에 부딪치고 튕겨나갔다고 한다.
사실 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신을 잃은 것도 아니었는데 별로 중요하지 않은 기억이었는지 남아있는 기억이 없다. 병원에서 내 무릎을 조그만 망치 같은 걸로 두드려 보고 내 감각을 물어보더니 2주 정도 입원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조금 아프긴 했지만, 걷는 데 무리도 없었고 그렇게 아프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나는 내 다리도 걱정되었지만, 입학한지 1년 밖에 안 된 학교를 2주간이나 못 간다는 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그리고 절대 뛰면 안 된다.
학교도 2주간이나 못 가고, 뛰지도 말라니. 초등학교 2학년한테 뛰지 말라는 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하지만 교통사고라는 게 원래 후유증이 무서운 거라서 사고 즉시 집중 치료받아야 한다는 것과 엑스레이 상에서는 아무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더라도 무릎에 충격이 있었을 수도 있어서 무리가 갈까봐 그런 거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집중치료를 받으며 지냈고, 2주 뒤 엑스레이 결과 역시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고 무사히 퇴원했다.
사고가 난 뒤 ‘이제 다시’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자주 뛰놀았다.
가끔은 그냥 달리기만 해도 기분이 아주 좋았다. 달리기는 원래 기분 좋은 일이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더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나는 다시 달릴 수 있게 된 사람이었으니까.
뛰고 나면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느낌이 좋았던 것도 자주 달리는 이유였다.
요새는 자주 뛰지 않는다. 손흥민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는 것을 보며 저 정도로 잘 뛰는 것을 저렇게까지 활용할 수 있는 축구라는 스포츠는 멋있구나, 라고 생각하며 앉아 감탄한다.
뛰어야 되는데, 하면서 하이라이트 한 번 더 본다.
글 쓰는 것도 체력이라서 오늘은 정말 좀 뛰어야겠다.
컬러링은 이제 그만해야겠다.
시간을 너무 잡아먹어서 내 고양이는 아니고 친구가 키우는, 내가 주 3회 만나러 가는 고양이 사진으로 이미지를 대신한다.
고양이 이름은 '봄'이다. 태어난 지 90일 되었고, 사진은 60일쯤 되었을 때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