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 그리고 스토킹에 대하여
어렸을 적엔 가스라이팅/스토킹 같은 일이 남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애를 하고 보니 생각보다 팅/킹은 흔한 일이었다. 안 겪어봤으면 누군가가 그런 일을 겪었다고 했을 때 못 믿었을 정도로.
심지어 순식간에, 어이없게, 그리고 무엇보다 빈번하게 당연하다는 듯이 발생한다. 그 상황에 장기적으로 노출된 사람들은 처음엔 혼란스럽다가 차츰 자존감이 떨어진다. 정확하게는, 상대 연인이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말을 반복해서 하기 때문이지만.
그런 연애는 인간에 대한 전체적인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경험이자, 그 관계가 끝난 이후에도 다시는 같은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는 심리적 압박으로 인간관계를 축소하고 거리를 두고 싶어하고 깊은 인간 관계를 두려워 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게 만든다. 짧은 행복 뒤에 오는 긴 고통의 시간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에.
어느 영화 소개 유튜브에서 구원은 상처가 가득한 손으로 피투성이가 된 타인의 손을 잡아주는 것이라는 나레이션을 들었다.
좋지 않은 일을 쓴다는 건 썩 유쾌하지 않은 일이지만 모든 경험들이 그러하지만 특히 그 당시의 경험들은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있어서 꽤 중요한 시간이었다.
아직까지의 내 인생 중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동시에 가장 무게감 있고 중요한 경험들이었다. 내가 싫다고 해서 내 인생에서 편집해도 되는 장면이 아닌 것이다. 아니, 싫고 좋고를 떠나 편집해도 되는 장면이 있고 편집하면 안 되는 장면들이 분명 있는데 이 장면은 공을 들여 반드시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내가 갔던 길로 가지 않아야 하니까. 이미 들어섰다면 빨리 나와야 하니까.
10개의 챕터로 일주일에 2개, 아마도 수요일, 금요일에 글을 올릴 계획이다. 한달 동안 이어질 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으면 좋겠다.
목차
1.가스라이팅은 아름답게 시작된다.
2.인정에 목마른 여자들
3.전리품의 역사
4. 은행나무 침대 - 나는 영원한 사랑이 무섭다
5.첫눈에 반하는 사랑이 무서운 이유
-사랑일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의 취향일 수도
6.내 아를 나도(낳아줘)-라는 청혼멘트에는 어떠한 책임의 역할도 없다
7. 나는 조삼모사가 웃기지 않다.
조삼모사라는, 라이프스타일의 문제에 대하여
8. 오빠를 위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라는 말을 ‘그럼 넌 내 꺼니까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해석하는 어떤 남자의 이해능력에 대하여
9.미친 거니, 라는 노래에 숨은 의미
-사랑이 뭐가 문제냐고 울부짖는 남자와 상처받은 남자를 위로하는 사회 분위기
10. 러브웹-사랑이라는 말로 거미줄처럼 누군가를 옥죄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