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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은 Aug 20. 2019

나의 특강 박람기

#1. 그만 하라고 하지 마세요

번외로, 수업은 아니고 틈틈이 소설이나 작법 특강도 잘 찾아서 듣는 편인데 광화문에서 진행했던 교보문고 소설가 특강을 간 적이 있다.


그분은 교수이기도 하셨는데 작가 지망생들에게 소설에 제발 부모님한테 상처 받은 얘기, 부모님 원망스러워하는 감정 좀 그만 묘사하라고 가르친다고 하셨다.


대학 강단에서 대학생들도 가르치고 지역 문화센터 재능 나눔으로 70대 할머니, 할아버지 자서전 쓰는 문화교실에서도 글 쓰는 걸 가르치시는데, 이제 막 성인이 된 스무 살 대학생도 우리 엄마가 나한테 이랬어요,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5-60년이 지난 일인데 엄마가 그때 이래서 난 아직도 서운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하셨다.


작가는 자신의 고통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거라고 강조하셨는데 솔직히 난 저 소설가 교수님 생각에 반대다. 타인의 고통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고통을 스스로 좀 안쓰러워해 주는 것도 그 사람의 권리 같다.


서운한 사람 입장에서는 충분히 서운할 만하니까 시간이 얼마나 지났건, 서운하다고 말해야겠는데 그걸 또 자신의 고통에 집착, 하는 거라고 그분의 고통을 인정해주지 않으면 그 고통은 어디 가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인가 싶어서 말이다.


언젠가는 다른 감정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르지만, 누가 뭐라 하든 말든, 크든 작든 내 고통에게 내가 발 뻗고 누울 자리 내주는 것도 중요한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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