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 창피해서 말이 안 나옴
7명의 단체 손님에 대한 이야기이다. 코너 테이블에 앉아 7명이 계속 부어라 마셔라 하고 있었다. 법적으로 너무 취한 손님에게는 더 이상 술을 팔면 안 되기에 목소리가 커지는 것을 인지하고 더 이상 술 서빙은 못하게 지시를 했다. 조금 더 빨리 인지를 했었어야 했는데 너무 바쁜 나머지 코너 구석에 있던 그 테이블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나의 불찰이었다. 이미 7명이 소주 12병, 맥주 20캔이상을 마신 상태였다. 큰 일중에 큰일이어서 바로 술에 많이 취한 손님을 확인하고 물을 계속 마시게끔 하고, 게워 내실 것을 대비해 봉지를 준비했다. 빨리 이 손님들을 집으로 안전히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7명 중 5명은 적당히 취한 느낌, 한 명은 아예 술을 안 드셨다고 했고 그리고 문제의 마지막 한 명은 이미 술독에 빠진 상태였다.
심각성을 깨달은, 술을 아예 드시지 않은 손님이 빠르게 계산을 하시더니 술에 취한 친구의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해 불러냈다. 30분이 지나서야 남자친구가 가게로 들어와 여자친구를 부축해 8명이 우르르 가게 앞으로 나갔다. 이제 거의 정신을 잃을락 말락 하던 그 손님이 너무 걱정이 되어 함께 나가서 물을 먹이고, 토를 하게 되면 뒤처리를 바로 해야 하니 봉지를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남자친구를 포함한 8명은 한참 서 있다가 3명 빼고 모두 우버를 불러 각자 집으로 귀가를 했다. 남겨진 건 술에 취해 거의 사경을 헤매는듯한 손님과, 그녀의 남자친구 그리고 의리로 그 자리를 지키는 알코올프리 손님 한분이셨다.
가게 앞에 너무 취한 손님이 계시면 경찰이 와서 가게 영업에 지장이 생기고,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많아 빨리 손님을 집으로 보내드려야 할 것 같았다.
술 취한 손님의 남자친구가 가게 앞에 차를 댔고. 나와, 다른 남자매니저 그리고 친구분께서 다리 한 짝씩 나눠 들고 한 사람은 양쪽 팔을 들고 차에 태우려고 애를 썼다. 혹시 이러다가 속이 불편해 게워내실까, 큰 쓰레기 봉지를 뚫어 아기들이 착용하는 턱받이처럼 씌워뒀다. 이 상황이 너무 웃긴 친구분이 영어로 욕을 하시며 대 폭소를 하셨으나, 나는 이 상황이 너무 힘들었다. 다행히 아무 문제 없이 손님을 차에 태웠고. 멀어져 가는 차를 보고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벌써 가게 마감시간이 되어 마감을 돕고 있는데 가게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 아.. 나 아까 저기 술 먹은 사람 친구인데, 여기 지금 앞인데 친구가 도움이 필요한데 도움 좀 받을 수 있을까?"
얼마나 당황했던지, 아까는 영어를 꽤 하는 것 같았는데
덜덜 떨며 이야기하길래 걱정돼서 바로 뛰쳐나갔다.
앞에 있는 카페 주차장에 차가 세워져 있었고 무슨 일인지 묻자, 대답도 없이 손가락으로 차 안을 가리켰다.
술 취한 그 손님이 옷을 다 벚어젖히시고, 브래지어 하나만 달랑 착용하시고 누워계셨다.
"차에 소변을 눠서....... 남자친구가 화가 나서 가버렸어요. 나는 운전을 못해서요...."
가게 운영하며 가장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온몸에 소변이 범벅되어 있었고, 가죽시트에는 오줌이 고여있었다.
눈을 질끈 감았다 떠도 이 상황은 꿈이 아니었다. 코너자리 손님을 주의 깊게 보지 않았던 나의 잘못이 이렇게 돌아오다니, 너무 잔인한 벌이다 싶었다.
일단 가게로 돌아가 새 행주를 찾아 뜯어 집히는 대로 들고뛰었다. 그리고 손님을 대충 닦고, 의자도 닦았다.
"손님. 일어나 보세요, 손님!"
오징어처럼 늘어진 몸을 제대로 가누지못해고 자꾸만 창문에 머리를 찧으셔서, 이마에 손을 얹어 지탱시키고 일처리를 했다. 남자 유니폼 제일 큰 거 남는 걸 입히니, 아래까지 가려져서 민망하지 않아 졌다.
"혹시, 운전 가능한 친구 있을까요?"
"불렀는데... 곧 올 거예요. 고마워요 정말"
아무리 친구여도 소변 닦는 거는 무리였던 알코올프리 손님은, 고마운 마음에 어찌할 바 몰라하셨다.
20분 정도 함께 기다리니 다른 친구가 왔고. 그쪽 나라의 언어를 할 줄 모르지만, 누가 봐도 쌍욕을 하시는 것만 같았다. 정말 폭주족처럼 부와 와오아 앙 하더니 차를 몰고 멀어지셨다.
다시 터덜터덜 가게로 돌아가 손을 닦으며 오랜만에 현타가 아주 강렬하게 왔다. 자영업 하면서 손님 오줌 닦아준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한동안은 그 코너테이블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날 이후로, 오버해서 술을 먹는 테이블은 36번의 악몽으로 불렸다. 그곳에 앉아 술을 많이 시키는 손님들을 보면, 무조건 지시를 했다
"얘들아. 나 다시는 36번의 악몽을 꾸고 싶지 않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