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받는 엄마 손님 그리고 그렇지 못한 손님

테이블 위의 인성 한조각

by 뉴새로미

전 세계적으로 아기 낳기를 꺼리는 커플들이 늘어남에 따라, 섬나라인 일본에서는 아기 구경하는 게 너무 귀해 도심과 아주 떨어진 곳에 아기와 여행을 하게 되면 아기를 신기하게 쳐다볼 정도로 귀하다고 하고 한국에서도 뉴스마다 저출산의 심각성을 자주 논하고 있다. 호주는 그렇지 않은 것인지 아기 손님이 정말 많다. 솔직히 말하면 열에 아홉은 반갑지 않은 손님이 아기를 동반한 손님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식당에 와서 본인들의 아기를 돌보지 않는 손님이라고 하면 정확하겠다. 운이 나빴던 건지 늘 아기동반한 손님과 문제가 있었다.

두 커플이 함께, 돌이 조금 넘어 보이는 아기 손님 한 명씩 데리고 왔다. 너무 귀여워서 자꾸만 눈이 가는 손님이었다 돌고래 소리로 소리를 지르거나 울어도 저 나이 때는 저럴 나이이겠거니 하고 우리 스태프 모두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아기 의자 아래로는 식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유식의 잔해가 마구 떨어져 있었고, 휴지를 손으로 뜯어제 낀 흔적으로 난리였다. 사실, 아기이기 때문에 이해하기에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이 손님들이 떠난 자리가 문제였다.

그야말로 뉴스에 날 일이라고 생각한다. 손님들이 나가고 얼마 안 되어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이제 막 그 손님들의 자리를 치우려고 스태프가 카트를 준비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갑자기 나는 냄새에 모두가 그 냄새의 근원지를 찾았다. 아무도 없는 테이블 위의 빈 감자탕 냄비에서 연기가 났다.


" 저 테이블 버너 꺼주세요!"


감자탕을 드셨었는데, 버너를 킨 채로 자리를 뜨셨다. 끝까지 드시다가 일어나시는 분들은 대부분 버너를 켜두고 가셔서, 그 테이블을 정리하는 스태프가 바로 버너를 끄곤 하는데, 스태프가 테이블을 정리하기도 전부터 무언가가 감자탕을 드신 빈 냄비 안에서 타고 있었다.


다름 아닌 똥 기저귀가 냄비 안에서 타고 있었다. 그것도 이미 사용한 기저귀가 동그랗게 말려서 덩그러니.

충격이 가시지 않았고, 모든 테이블의 눈이 그 손님이 남기고 간 흔적이 담긴 감자탕 냄비로 향했다.


"어머 뭐야. 미친 거 아니야? 애새끼 기저귀를 저런 식으로 버리고 간 거야?"


"아... 입맛 버렸어. 못 먹겠어"


"요즘 젊은 부부들은 도대체 정신머리가... 쯧"


정말 다양한 반응이 나왔지만. 그런 반응들이 들어오기 전부터 그냥 이게 무슨 상황인가 당황스러움과 처음 겪어보는 테이블 매너에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다른 스태프들이 치우기 전에 먼저 나서서 버려버렸다. 주변 손님들께는 연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상황은 무마되었지만, 퇴근길에도 자꾸만 그 두 커플들과 아기들이 생각이 났다. 어떤 교육방식으로 자라왔으면 바닥에 둔 것도, 의자에 올려둔 것도, 하다못해 테이블 한편에 두고 간 것도 아닌 냄비 안에 똥기저귀를 두고 갈 생각을 했을까? 내가 이런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조차 황당할 정도의 사건이었다.


똥기저귀 사건이 채 가시기 전에 또 다른 아이엄마가 일곱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를 데리고 왔다. 그 아이엄마는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 아이를 데리고 온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 아이 엄마의 아이가 홀 전체를 뛰어다니며 소리를 꽥꽥 지르기 시작했다. 조그만 녀석이 목청은 얼마나 대단하던지, 다른 손님들이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했을 때쯤 그 아이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쉿" 하고 조용히 주의를 줬다. 잠시 조용해지는가 싶더니, 그 아이는 성난 황소처럼 소리를 지르며 쿵쾅대며 뛰어다녔다. 손님들이 귀까지 막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 시작해서 안 되겠다 싶어 아이의 엄마에게 가서 주의 좀 시켜달라 요청했더니 돌아오는 말이,


"애라서 안 듣는데, 어쩌라는 거죠?"


"네?"


"저렇게 뛰어다니고 소리 지를 나이라고요. 가만히 있으라는데 안 있는데 날더러 뭘 어쩌라고요"


2시간가량 가게에서 식사를 하셨는데, 2시간 내내 그 아이는 미친 듯이 울고, 뛰어다니고, 소리를 질렀는데. 가게 직원들도 손님을 내보내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손님을 내쫓는 건 아닌 것 같아 두세 번 허리를 굽히고 부탁을 드렸다


"손님, 다른 테이블에서 너무 시끄럽다고 하셔서.... 조금만 아이에게 주의라도 주시면.."


"줬다고요. 안 듣는다고. 그리고 저 사람들도 다 애 키워봐서 알 거예요... 애들은 원래 그래요. 아가씨는 애 없잖아. 없으면 그냥 모른척하고 있어요"


할 말이 없었다. 그저 조용히 시켜달라는 말 밖에는. 결국 이 손님은 리뷰를 남겼다. 별 한 개와 본인의 아이가 시끄럽게 했다고 하며 가게에서 본인과 같이 동행한 지인들에게 불쾌감을 줬다고 별 하나를 줬다. 만약 손님에게 가게 측에서 별점을 달 수 있었다면 이 손님은 별 하나도 아까운 손님이었다. 본인들은 편히 밥 먹고 있고, 다른 손님들이 눈칫밥을 먹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비록 이런 무례하고, 예의 따윈 1도 갖춰지지 않은 손님들이 참 많긴 하지만 그 외의 "닮고 싶은 부모" 손님들도 계신다. 아기가 바닥에 이것저것 흘리고 엉망으로 해 놓으면 흔적도 없이 다 닦고 가시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아기가 실수하면 아기를 데리고 가게 밖으로 나가 혼을 내고 오시거나 또 시끄럽게 하면 바로 훈육을 하신다. 그러면 같이 일을 하고 있던 여자 스태프들은 입을 모아 하는 말이, "나도 꼭 저런 엄마가 되고 싶어요" 다. 정말 진상 엄마들을 만날 때마다 당황스러움이 먼저 머리를 때리는데, 내일은 그런 당황스러움 겪고 싶지 않다. 이왕이면 매일매일 배울 점 많은 엄마 손님들만 와 주셨으면 좋겠다. 어릴 때 잘 배워야, 사회에 나가서도 대접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거늘. 지금 금쪽이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엄마인 본인도 나중에 힘들어진다는 걸 왜 모를까. 그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정상적인 사람들에게 스트레스 주지 않도록 제발 지금 제대로 가르쳐 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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