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반 아이들
어느덧 2002년의 열 달이 다 지나갔다.
작년 3월, 교사 생활 10년 만에 처음으로 만 3세 아이들을 맡았다.
처음 겪는 일이라 시행착오도 많았고, 그만큼 정이 많이 들었다.
올해는 더구나 아들 녀석의 담임이 되었다.
본의 아니게 야단도 많이 치고 혼도 많이 내서 아침마다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투정과 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런데 요즘은 아침마다 이렇게 묻는다.
“엄마, 오늘은 유치원 가서 뭐 배울까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괜히 마음이 뭉클해진다.
오줌을 싸고, 가끔 응가도 하던 녀석들이
이젠 선생님 말을 알아듣는 것이 신통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다.
한 살 더 먹어 형아, 언니가 되면
더 의젓해지고 말도 많아지겠지.
발음이 서툴러 에스키모를 “애끼모”라고 부르던 아이들,
교생 선생님이 열심히 후지산을 설명해도
마고할미에 나오는 산이라고 우기던 녀석들.
나에게 소중한 2년을 선물해 준 토끼반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 덕분에
만 3세 교육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했고,
수업을 더 쉽게 만들기 위해 교수법과 자료를
끊임없이 연구하게 되었다.
가장 순수하고
가장 많은 생각으로 가득 찬 아이들이기에
너희들과 보낸 시간은 힘들었지만
참으로 즐거웠단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기를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