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똑선생 Sep 29. 2020

초등학생들의 작은 온택트 경험

아이들의 온택트, 새로운 경험

매일 아침 9시, 우리반 줌 교실이 열립니다.



저희반은 20명도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모두 들어오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사실 모든 아이들이 딱 시간맞춰 모이기 어려워요.


어떤 아이는 늦잠 잤다고 하고,

어떤 아이는 형이 태블릿을 쓰고 있어서 그 시간에 안된다고하고,

어떤 아이는 ID, 암호 모두 넣어도 입장이 안된다고 하고,

어떤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낚시가느라 못들어온다고 합니다.

이유가 참 가지각색이지요^^;


처음엔 출석체크로 시작했습니다.

아이들 얼굴도 보고 잘 지내는지도 확인하고요.

얼굴보고 이야기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그것만 하고 끝내기엔 아쉬워졌습니다.

직업병일까요? ^^

몇달을 못만나고 또 몇달을 주1회 보며

같은 학급으로서 그동안 서로에 대해 가까워질 시간이 많이 부족했잖아요.

그래서 하나씩 아침에 아이들과 할거리를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가 있어 아이들과 해보았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어요~

뭔지 궁금하시죠? 지금부터 소개할게요.



코로나19로 우리 사회는 온택트 사회가 되었습니다.

온택트 = 온라인(online) + 컨택트(contact)


직접 대면해서 관계를 맺는 시대가 아닌, 온라인으로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시대가 된 것이지요.

거리로 나가 메세지를 알리는 것보다 인터넷으로, 혹은 sns 채널로 알리는 것이 훨신 효율적입니다.


이 점에 착안하여, 아이들과 온택트를 경험해보면 어떨까요?

이왕 온택트를 경험할거면 '의미있는 경험'을 해보는게 좋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온라인 캠페인"이었습니다.


온라인 캠페인을 해보다



온라인캠페인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팻말 들고 밖에서 하던 것을 온라인으로 하면 됩니다.


순서대로 정리해볼게요~


온라인 캠페인 순서


0. 줌(zoom)에서 만나기


준비물: 흰종이, 매직(혹은 사인펜)



1. 캠페인 주제 정하기


무슨 캠페인을 할 것인지 정해야 했습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의료진 분들에 대한 메세지를 전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했어요.



2. 캠페인 문구 정하기


그러고나서 문구를 간단히 정했습니다. 우리반 인원수에 맞게 글자수를 조정해서 정했어요.

저희 학급은 아이들 17명에 교사 1명, 총 18명이므로 18글자의 간단한 문장을 만들어봤어요.

잘 안맞으면 '~', '♡', '!' 등의 기호로 채우면 되니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문구를 정했어요.

코로나19로 애쓰는 분들, 힘내세요!!
화이팅~♡



 3. 역할 나누기


딱 한글자씩 맡으면 됩니다. 글자는 도화지에 꽉 차게, 굵고 진하게 쓴다고 안내합니다.

각자 한글자씩만 맡아서 쓰고 칠하면 되니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요.

사전에 아이들에게 취지를 이야기해서인지 엄청 열심히 그리고 칠합니다~ 귀여운 아이들 ㅎㅎ


**주의사항

기기에 따라 글자의 좌우가 바뀌어 보이는 경우가 있어요.

아이들과 하기 전에 제가 글자를 써서 비춰보니 좌우가 바뀌어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미리 아이들에게 글자 스케치 한 뒤 저에게 화면으로 보여주도록 했어요.

색칠까지 다 했는데 좌우가 바뀌어있으면 처음부터 다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니 스케치 단계에서 확인하면 확실합니다.^^



긴급상황 발생!!


아이들이 색칠하다가 질문도 하고 조금씩 대화도 하게 되거든요.

그랬더니 처음과 화면에서 순서가 달라지더라고요ㅠ

한글자씩 화면의 차례대로 정해놓고 열심히 제작하고 있는데 순서가 달라져버리니 너무 난감하더라고요.ㅠ


줌에서 화면고정은 안된다고 합니다...

열심히 꾸미고 칠한 아이들에게 다시하라고 하는 것도 미안해서 그냥 일단 맡은 글자를 계속 제작하게 했어요.



4. 사진찍기


모두가 글자를 화면에 잘 보이도록 듭니다. 그러면 제가 찰칵 사진을 찍습니다.

아이들이 딱 고정해서 화면 앞에 잘 보이게 들지는 못합니다ㅠ

최대한 멈춤 상태로 들고 있을 수 있게 하나 둘 셋을 크게 해보지만 사진을 찍어보니 모두가 잘 들고 있는 컷은 없더라고요~


결국 사진은 이렇게 찍혔어요:)




글자 순서가 뒤죽박죽~~


그래도 우리에겐 잘라 붙이기 기술이 있으니 참 다행입니다.

특별한 기술은 없지만 그림판에서 자르고 붙이는건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자르고 붙여서 이렇게 만들었어요.^^


미리캔버스로 꾸미기까지.^^

그럴듯하게 꾸며진 우리반의 첫 온라인캠페인 작품 완성~


이게 끝이 아니에요!

이제 제작을 했으니 캠페인 활동을 해야합니다.


온택트라는 방법을 선택했으니 캠페인 방식은 온라인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채널인 '카카오톡'을 이용하기로 했어요.

카카오톡 프로필에 저 사진을 일주일 정도 설정해놓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님들께도 취지와 함께 동참을 부탁드렸어요~


아이들과 의미있는 활동을 함께 해본 것 같아 뿌듯한 줌 수업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코로나19 로 인해 애쓰시는 많은 의료진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초등교실

#초등수업아이디어

#온라인캠페인

#줌수업

#아침활동

#초등수업

#공부가쉬워지는초등독서법




매거진의 이전글 교사 상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