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아빠야...

by 도리

외할아버지는 결국 집으로 못 돌아오시고

외할머니는 외할아버지 간병 때문에 항상 병원에 게시게 됐어

그 일이 있은 후 아주 오랫동안 말이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와 엄마만 남겨진 처가에서

아기를 혼자 케어하기가 막막해진 엄마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로

결정했어.


엄마가 집으로 돌아온다.


너무도 원했던 일이고, 기다렸던 일이었지만 사실 걱정이

앞섰지.


지금이야 혼자니까 전기가 끊기던, 추심 직원이 찾아오던,

야근을 하던 하다못해 반찬거리가 없어 밥을 먹던말던

상관이 없었는데.


네 엄마가 돌아온다고 갑자기 형편이 나아질 것도 아니고

혼자 버티던 고통을 셋이서 나눠야 한다는 게

그리고, 그런 짐을 엄마에게도 짊어지게 해야 한다는 게

아빠를 더 불안과 걱정 속으로 밀어 넣었지.


하지만 엄마한테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어.

생각해 봐. 상황이야 어떻든 내 남편이 있는

내 집으로 아기를 데리고 들어간다는데


반기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는 남편을 보면

엄마 마음이 어떨까?


처가에서 집으로 오던 날


"이제 드디어 우리 가족 다 같이 모여사네?"

"웅! 우리 잘해보자요!"


처형이 출산기념이라고 사준 카시트에서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 너. 그리고 앞으로 열심히 살 것을 다짐하는

우리였지만. 왠지 모르게 엄마의 얼굴은 평소와는 다르게

어둡고 많이 지쳐 보였어.


"... 아버지는 좀 어떠셔?"

"똑같지 뭐~ 괜찮아! 금방 좋아지실 거야. 아저씨!

도윤이도 있는데 운전 좀 살살하시지?"


어마무시한 수량의 차들로 도로를 꽉 채운

평범한 주말의 고속도로.


그동안 너무 힘들었던 걸까? 아니면 집에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은 풀어졌던 걸까? 어느새 엄마는 창문에

기대 잠들어 버렸어.


'아.. 너무 졸리다...'


운전석으로 내리쬐는 강한 햇빛, 에어컨에서 나온 바람으로

인한 적당한 실내온도는 피로감을 더하기에 충분했지.

이대로 가다간 사고 나겠다 싶어 네비에서 다음 휴게소를

찾아봤어.


'12km?'


이미 눈은 자꾸 감기려고 하고 하품도 계속 나오는데

다음 휴게소까지 거리가 12km라니.


짧은 거리처럼 보이지만. 알잖니? 졸릴 때 그 정도 거리면

체감으로는 서울 횡단이야..


정신 차리려고 뺨도 때려보고, 허벅지도 꼬집고, 고개도 흔들고

정말 별짓을 다했는데도 아빠차는 살짝살짝 흔들리고 있었지.

바람이라도 쐬면 괜찮을까 싶어 창문을 여는데

뒤에서 네 울음소리가 들리는 거야.


'흐어 흐어 흐어엉'


바람소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슬슬 차가워지는 바람이

닿았던 걸까? 방금 전까지 자고 있던 네가 목이 터져라 울고 있었지.


'아... 시끄러...'


미안하다란 생각보다, 어떡하지? 라는 걱정보다. 그때 아빤

네 울음소리가 시끄럽단 생각 밖에 들지 않았던 것 같아.


그런 아빠와는 다르게 엄마는 언제 잠에서 깼는지 다리는 보조석에,

몸은 뒷좌석으로 반은 넘어간 채로 너를 달래고 있었지.


"도리 아저씨. 다음 휴게소 언제나와? 도윤이 기저귀도 갈고

맘마도 먹어야 할 것 같은데?"

"9km 남았어..."


"웅! 근데 아저씨. 창문은 좀 닫지? 도윤이 추운가 봐."

"나 졸린데..."


"도윤이 태어난 지 얼마 안 돼서 면역력이 얼마나 안 좋은데.

그러다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아니 내가 졸.."

"졸리면 이전 휴게소에서 세우지. 휴게소가 저기 하나야?"


처음 들었어. 엄마의 짜증 섞인 목소리.

울고 있는 널 품에 안고 달래고 있던 엄마는 졸려서 창문을

못 닫겠다는 아빠에게 한심하다는 듯이 언성을 높이고 있었지.


"아니 나 졸리다고. 휴게소는 이미 지나온걸 그럼 어떡해?

창문 닫고 가다가 나 졸려서 사고 나면? 다 죽어 그냥?"

"무슨 말을 그렇게 해?"


항상 엄마에게 아빠가 일 순위였는데.. 그 자릴 빼앗겼다는

생각에 심술이라도 났던 걸까? 내 상황은 생각도 않고

네 위주로 생각하는 엄마가 서운했던 걸까?


결국 신경질적으로 창문을 닫고 그 이후로 서로 한마디 없이

휴게소에 도착했어.


"나 커피 뽑아먹고 올게. 뭐 사다 줘?"

"됐어."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아빠는 처다도 보지 않은 채

가방에서 기저귀와 젖병, 보온병등을 꺼내고 있는 엄마였지.


"그래 그럼."

"안 도와줘?"


뒤돌아 가려는 아빠에게 엄마는 여전히 날이 선듯한 목소리로

물어봤지.


"도와줘야 돼? 뭐 해야 하는데?"

"도와줘야.. 아냐.. 됐어. 내가 할게."


"그래 그럼."

"도리아저씨. 너 도윤이 아빠야..."


"누가 뭐라 했나?"

"아니 당신이 까먹고 있는 것 같아서.. 갔다 와."


뭔가 더 할 말이 많은 듯 보였지만 말을 잇지 않는 엄마였어.

먼저 화장실로 향하던 아빠는 발걸음을 돌려 커피자판기로

향했지.


'누가 아빠 아니라고 했나? 그럼 엄마냐 내가?'


/도리아저씨. 너 도윤이 아빠야.../


엄마의 서운함 가득한 목소리가 아빠의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어.


커피를 뽑아 들고 담배를 입에 문뒤 불을 붙였지.

담배 연기와 함께 긴 한숨을 내쉬고는 곰곰이 생각해 봤어.


'아니 뭐가 문제야? 졸려서 창문 연거뿐이잖아?

지들은 자고 있었으면서. 고생은 다 내가 하고 있는데

그 정도도 배려 못해?'


생각해 보니까 서운한 거야. 꽉 막힌 도로 졸음과 싸워가면서

그 먼 거리를 운전하고 있는데. 고맙다는 말은커녕

짜증을 내는 엄마가 이해가 안 됐어.


'이게 산후 우울증이라는 건가?'


언젠가 뉴스에서 본 산후 우울증. 엄마들이 출산 후에 우울증이

많이 온다고 하더라고 혹시 엄마도 그런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거지.


'하아.. 그렇다면 내가 미안한 건데..'


지금 생각하면 완전히 빗나간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야.

문제는 그게 아니었는데 말이지.

담배를 다 피고 화장실에 들린 뒤 차로 향했어.


'아직 화가 안 풀렸겠지..?'


심호흡을 하고 차 문고리를 당겨서 열으려는데

반쯤 열리다가 다시 닫히는 거야.

엄마가 안에서 문을 당겨서 닫아버린 거였지.


'뭐야?'


/달칵/


다시 당겨서 열으려는 데 또 금방 닫혀버리더니 아예 문이

잠겨버리더라고. 이건 또 뭐 하는 거지? 싶어

엄마 쪽 자리로 가 창문을 두드렸더니 살짝 내려가는

차창문으로 눈을 반쯤 감은채 아빠를 노려보는 엄마가

보이더라.


"팔 벌려 뛰기 10회. 몇 회?"

"뭐 하는 거야 진짜?"


"15회 몇 회?"


점점 늘어가는 횟수. 일단 저 횟수부터 잡자 싶어


"시.. 십 오 회..."

"좋아 20회. 시작!"


"아니 뭐 하는 거냐고"

"누가 아기 태우고 가는데 담배 피우고 오래? 여기서 다 보였어!"


아빠가 담배를 피우는 걸 본 엄마. 이미 담배는 펴버렸고

담배냄새라도 최대한 빼고 타라는 의미로 차문을 걸어 잠그고

팔 벌려 뛰기를 시킨 거지.


"하아.. 진짜해?"

"그럼 가짜해? 30회?"


"진짜 살다 살다 별짓을 다해보네. 휴게소에서 아오.."


주말에 꽉 막힌 고속도로에 휴게소. 사람이 얼마나 많겠니?

그곳에서 사람들의 시선과 웃음을 받으며 아빠 혼자

유격장 올빼미 마냥 팔 벌려 뛰기를 각까지 잡아가며

무사히 마치고 나서야 차에 탈 수 있었어.


숨이 차 헥헥거리며 출발하려는 아빠가 재밌다는 듯이

혼자 웃던 엄마.


"재밌냐?"

"웅!"


아까 언성 높이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대답하던 엄마였지. 아빠는 대답대신 차를 출발시켰어.

한동안 말이 없던 엄마. 휴게소를 나온 지 5분 정도 지났을까?


"저기.. 도리아저씨?"

"왜?"


"미안해."


뜬금없이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엄마였지.

갑작스런 사과에 당황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엄마에게 물었어.


"뭐가?"

"그냥.. 도리아저씨는 떨어져 있어서 도윤이랑 같이

있을 일이 별로 없었잖아.

처음이라 낯설 텐데. 나한테는 너무 당연한 거라

당신한테도 당연해야 된다고 생각한 거 같아."


솔직히 엄마말을 이해할 수 없었어.


'뭐가 당연하다는 건지? 졸린데 창문 안 열고 가다가

사고 나는 거?'


지금 생각하면, 그때 아빠가 뭐가 문제였는지 알 것 같아.

맞아. 그때 아빠에게 너는 없었어.

그냥 아기 한 명만 더 왔을 뿐. 아빠로서도, 너를 아들으로서도

생각하지 않았던 거야. 그냥 연애할 때처럼, 신혼 때처럼,

네가 태어나기 전처럼. 그냥 그때의 나로 멈춰 있었던 거지.


"괜찮아. 조금씩 해보자요! 내 신랑은 좋은 사람이니까

좋은 아빠도 될 수 있을 거다요! 그치 도윤아~"


나한테 하는 말인지 너에게 하는 말인지.

엄마품에 안겨 잠든 너를 바라보며 얘기하는 엄마.


".. 너 그런데 다소 왜 안고 있어?

잠들었는데 그냥 카시트에 놔도 되지 않아?"

"놓다니! 짐짝이야? 그리고 다소라니!

도윤이잖아. 다소는 태명이고"


"다소가 더 이쁜데..."


솔직히 딸이길 바랬던 아빠가 지은 네 태명.

많을 다에 웃음소. 많이 웃으라고, 항상 웃을 일만 가득하라고

지은 네 태명에 많은 사람들이 무슨 태명까지 의미를 그렇게

부여하냐며 뭐라 할 때도 꿋꿋이 불렀던 태명인지라


아빠는 도윤이라는 진짜 네 이름보다 다소라는 태명이

더 애착이 갔었거든. 엄마는 이미 태어난 아들을

자꾸 딸이 아니어서 속상해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태명을 못 부르게 했지만 말야.


오랜 운전 끝에 드디어 도착한 집.


'야.. 이거 한 번에 못 내리겠는데?'


짐 실을 때도 느꼈던 거지만 무슨 짐이 그리 많은지.

선물로 받은 젖병소독기, 옷들, 기저귀, 분유 등

한 번에 다 내리긴 너무 힘들 것 같은 거야.


"너 먼저 올라가 있어. 내가 한번 해볼게."

"같이해~"


"아냐 올라가서 좀 쉬어. 내가 할게."

"담배 피려는 거 같은데..?"


아빠를 째려보며 말하는 엄마. 속마음을 딱 들킨 것 같아

깜짝 놀랐지만 아니라고 손사래 치며 엄마 등을 떠밀었지.

담배한대피고 시작할까 싶다가.


산후우울증 걸린 엄마가 또 괜히 뭐라 할까 싶어. 일단

손에 들 수 있는 대로 짐을 들고 집으로 향했어.


"어? 왜 그러고 서있어? 문도 안 닫고?"


현관문도 닫지 않은 채 멀뚱히 서있는 엄마의 뒷모습.


"도리아저씨.. 대체.. 집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우리 집 도둑맞았어?"


엄마와 너를 데려오는 날이라. 전날 치운다고 치웠는데

엄마 눈에는 좀 부족했던 걸까?

집 상태를 본 엄마는 경악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었어.


"나.. 남자 혼자 사는 집이 다 그렇지.."

"와.. 아저씨.. 아무리 그래도 이건..."


도대체 어디가 지저분 하다는 거지? 빨래하려고 티비옆에

입었던 옷 뭉쳐놓은 거? 시간이 없어서 게지 못하고

갔다 와서 개려고 빨래 마른 거 쇼파에 올려놓은 거?

나중에 버리려고 창문 쪽에 소주병 모아놓은 거?

아침에 먹은 컵라면 깜박하고 안 버리고 그대로 놓고 온 거?


"아.. 컵라면.. 저거 깜빡했다 지금 버릴게"


짐을 내려놓고 비집고 들어가 컵라면을 집어드는 아빠를

보며 검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엄마.


"놉! 그걸로 해결될 문제가 아님."


그제서야 집으로 들어오더니 너를 내려놓는 엄마.

그리고는 서랍장에서 새 고무장갑을 꺼내 끼고는

마치 드라마에 나오는 수술실 의사 선생님처럼

팔을 직각으로 들어 올려 손등 부분을 아빠에게

보이는 엄마였어.


"이 수술은 내가 집도한다. 도리쌤 어시해."


엄마의 진두지휘하에 시작된 대청소.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청소하는 위치에 따라

너를 옮겨가며 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네 울음소리에 따라

중간중간 강제 휴식 타임이 된다는 점이었지.


평소 같으면 1시간이면 끝났을 것 같은데 그날따라

왜 그렇게 자주 깨고 자주 울던지.

3시간이 걸려서야 겨우 끝 마칠 수 있었어.


"아~ 도리아저씨 나 못해. 더는 못해."

"다했구먼. 고생했어."


체력이 다 떨어졌는지 바닥에 드러눕는 엄마.

아빠의 고생했다는 말에 몸을 일으키더니 힘없이

화장실을 가리키는 엄마.


"화장실도 해야 되고. 당신 흡연실도 폐쇄해야 되고.."


보일러실을 가리키며 말하는 흡연실 폐쇄 선언을 듣자

보며 깜짝 놀라 물었지.


"왜? 그럼 나 담배 어디서 펴?"

"도윤이 있는데 계속 저기서 필 거야? 끊으라고는 안 할게

이제부터 밖에서 피고 들어와. 팔 벌려 뛰기 20번 하고

집에 들어오면 양치하고 손 닦고 세수하고."


"너.. 내가 하루에 담배 몇 개 피는지 알고 하는 소리야..?"

"많이~ 몰라! 줄이면 되겠네. 아무튼 흡연실은 폐쇄야!

이제 우리 집에 그런 거 없어."


엄마의 말에 망연자실해 있던 아빠의 모습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잇는 엄마.


"아저씨? 근대 우리 저녁 뭐 먹어?"

"글쎄? 오랜만에 집에 왔는데 삼겹살이라도 구워 먹을까?"


오랜만에 다 같이 모인 기념으로 조촐하게 파티라도 하고 싶은

아빠의 말에 고민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젓는 엄마.


"안돼. 도윤이 만할 땐 집에서 고기냄새 피우는 거 아니랬어."

"누가?"


"어른들이"

"환장하네 그럼 도희가 사주고 간 냉동음식 잇는데

그거라도 튀겨줄까?"


"놉! 기름요리도 하는 거 아니랬어."

"... 그럼 우리 뭐 먹냐?"


뭐 이렇게 하지 말라는 게 많은지. 그럼 예전 우리 조상님들은

어떻게 얘기를 키워온 건지. 이렇게 해서 뭐 얼마나 아기를

잘 키우려고 하는 건지. 불만만 쌓여가는 순간이었지.


"고추참치 넣고 밥 비벼 먹을까?"

"내가 사 올게."


"아니야. 내가 사 올게. 가는 김에 파스도 사야겠어.

밥하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


벌떡 일어나 옷을 대충 집어 입고 나가는 엄마.

엄마가 나가고 아빠는 너를 빤히 쳐다봤어.

아니 노려봤다고 하는 게 더 맞겠다.


'니가 뭔데 날 이렇게 힘들게 하냐?'


이것도 못해, 저것도 못해, 사랑도 뺏겨, 엄마가 처음으로

짜증도 부려. 이게 다 네 탓만 같았지.

아빠의 눈빛을 느꼈던 걸까.


"흥. 흐잉. 흐아앙!"


눈도 뜨지 못한 채로 울음을 터트리는 너였지.

갑작스런 너의 울음에 당황은 했지만.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

뭘 해줘야 하는지 아는 게 없었어. 마트야 가까우니

곧 엄마가 오겠지 싶어 그대로 두고 주방으로 향했지.

쌀을 씻어 취사버튼을 누르고


"고추참치 비빔밥? 미진이 계란후라이 좋아하는데...

몇 개 하지? 두 개? 세 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계란후라이를 하기 시작했지.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숨을 헐떡이는 네 엄마 모습이 보였어.

"도리아저씨! 도윤이 왜 울어. 밖에까지 소리가.. 어? 너 뭐 해?"


후라이를 하고 있는 아빠를 본엄마는 어이없고 화난단

표정으로 아빠를 노려보고 있었어.


"나? 참치비빔밥.. 계란후라이.."

"애 우는데 안 봐? 그리고, 기름 요리 안된다고 했잖아!

왜 그러는데 정말!"


또 화를 내는 엄마. 그냥 자기 좋아하는 계란후라이

해줄 생각뿐이었는데 내가 도대체 뭘 그렇게 잘못한 건지.

속에서 꿈틀대던 서운함, 그리고 화가 드디어

아빠 입 밖으로 터져 나왔어.


"너 좋아하는 계란 후라이 해주려고 그랬다 왜!

이게 그렇게 욕먹을 짓이야? 죽을 짓이냐고!"

"내가 아까 얘기했잖아. 안된다고!"


"이미 한걸 어떡하냐 그럼? 그래서? 애가 지금 어떻게 됐어?

왜 나한테만 뭐라고 하는데 아까부터"

"그럼 당신은 왜 내 얘긴 듣지도 않아? 도윤이 신경은 안 써?

나만 엄마야?"


"아 몰라! 버려!"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싱크대에 그대로 집어던진 프라이팬

그대로 아빠는 현관으로 향했어.


"어디 가는데!"

"담배 피러 간다!"


문을 일부러 세게 꽝 닫고 밖으로 향했지.

울고 있는 너, 속상해하고 있을 엄마, 그리고

싱크대에 뒹굴고 있는 계란후라이와 기름범벅의 프라이팬

만을 남기고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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