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약 6년 전인 2019년 갑상선 암에 걸려, 갑상선 반절제술을 받았다. 갑상선 암을 발견한 것은 운이 많이 따랐다. 회사 건강검진에서 선택검사를 3개 고르는 것이 있는데, 하나는 항상 수면 위 내시경을 골랐고 그때그때 2개를 골라서 검사를 받았다. 그 해, 나는 어떤 이유였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선택 검사 중 하나로 갑상선 초음파를 골랐다. 진짜 아무 생각 없이 검사를 받고, 결과지를 받았다. 결과지에는 갑상선 초음파 결과, 큰 병원에 가보라는 소견이 쓰여 있었다. 그래서 회사 근처에 있는 여의도 성모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했고, 암이 의심된다며 조직검사를 시행했다. 그리고 조직검사 결과를 들으러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병원에 갔다. 의사가 결과를 보고 나한테 하는 말은 "갑상선 암입니다"였고, 나는 순간 잘못들은 것 같아서 "예?"라는 대답을 했다. 다시 의사가 갑상선 암이라고 했고, 나는 순간 앞이 컴컴했다.
회사로 돌아가서 팀장님께 암이라고 한다. 조만간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고, 나는 순간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았다. 그동안 수많은 야근과 회식과 회사 스트레스의 결과물이 "갑상선 암"으로 돌아온 것 같아서 나는 억울했다. 그동안의 시간이 부정된 것 같았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라, 앞으로 에 집중을 하기로 했다. 수술은 집 근처에 받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삼성의료원으로 다시 갔고, 수술 날짜를 잡고 수술을 했다.
애가 셋인지라, 와이프는 병원에 있을 수가 없었다. 나는 6인실에서 보호자 없이 혼자 돌아다니는(?) 유일한 환자였다. 낮에 와이프가 잠깐 왔다 저녁에는 돌아갔고, 나는 그렇게 밤을 보내고 했다. 6인실에서 내 자리는 창가 쪽이었고, 침대에 앉아 있으면 하늘이 잘 보였다. 침대에 혼자 앉아 밤하늘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 살아온 인생이 과연 정답이었을까?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 걸까? 의 고민을 수없이 했다. 그때 나의 다짐은 뭐 그리 아등바등 살아야 하나. 어차피 이고 지고 저승에 갈 것도 아닌데. 너무 심각한 인생을 살지 않으리였다. 물론 지키지는 못하고 있지만.
착한 암이라고 하는 갑상선 암이었고, 다행히 전이가 안된 상태라 나는 반절제술을 하고 아직 재발은 하지 않고 있다. 6개월에 한 번씩 하던 추적검사도 1년에 한 번이 되었다가 이제는 2년에 1번으로 늘어났다. 갑상선 암도 암인지라, 암 환자로서 살아보니 어차피 인생을 아등바등 살아봐야 건강을 잃으면 끝이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인생에서의 한 고비를 잘 넘겼다는 안도도 들었다.
건강합시다. 어차피 죽어서 이고 지고 갈 것도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