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진지한 취미

by DD Philosophy

우리 집 세 아드님들은 다 아이스하키를 하고 있다. 아이스하키를 대하는 온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셋 다 좋아하고 잘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그저 아이들이 좋아서 이 링크장을 갔다가 저 링크장을 갔다가 하며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다.


나는 이왕 하는 운동, 대회도 나가보고 운 좋으면 메달도 받고 하기를 원했고, 아이들도 그러기를 원했다. 그런데, 문제는 대회를 나가려면 잘해야 하고, 그러려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습을 나름(?) 많이 다니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나름"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주 2회가 나름 최선일 꺼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주 10회 정도 태워야 많이 타네로 느낄 정도로 온도차이가 심하다. 우리도 그 사이 어디쯤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경기에서 지고 울고 하는 아이를 보면 속에서 열불이 나기도 하고, 어찌어찌 대회에서 우승이라도 하면 좋다고 메달을 가지고 학교에 가서 친구들에게 자랑도 하는 아이들을 보면 과연 이 운동을 어디까지 해야 하나 냉탕온탕을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


나름 오래 타기도 했고, 이런저런 레슨도 많이 받다 보니 아이들은 동 나이대에서 잘한다는 팀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조금은 진지한 취미랄까? 헐렁한 전공이랄까? 취미반으로 타는 사람들 눈에는 전공할 건가? 생각이 들 수도 있고, 전공하고자 마음먹은 사람들 눈에는 이 아이들은 뭘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기껏해야 초등학생인데, 벌써부터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부담이 되어 우리는 전공까지는 생각하지는 않고 있지만 전공을 하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는 고민하고 있다. 그래도 곧잘 타고, 코치들도 소질이 보인다고 할 때는 전공을 시켜볼까 고민도 되다가, 지금까지의 몇 년으로 앞으로의 수십 년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주저하게도 된다.


가끔씩 같은 팀 부모들에게 질문을 받는다. 전공이에요? 취미예요?

이제 10살 언저리의 인생을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런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냥 좋아하는 거 걱정 없이 하게 하면 안 되는 건지. 지금 잘한다고 해서 3년 후, 5년 후에도 잘한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이 아이들이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때, 과연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때가 또 있을까? 혹자는 이런 말을 했다. 하기 싫은 걸 잘해야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점점 나이가 들수록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우리 모두 그렇게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이런 인생에서, 그래도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맘껏 해봤던 기억은, 훗 날 분명 좋은 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굳이 전공을 할지, 취미로 할지를 떠나서 그냥 좋아하니까 하는 것. 지금 나이에는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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